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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근력(걷는사람 시인선49)
저자 : 김안녕 ㅣ 출판사 : 걷는사람

2021.11.05 ㅣ 115p ㅣ ISBN-13 : 979119126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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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시 > 한국시
걷는사람 시인선 49
김안녕 『사랑의 근력』 출간

그러니 우리 사랑을 하자, 다가올 내일이 ‘안녕’하도록
어느 날 터져 버린 주머니처럼 외로운 당신을 향해 건네는 인사, 다정, 그리고 詩


200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래 특유의 생생하고 발랄한 언어로 삶의 본질을 감각하는 시를 써 온 김안녕 시인의 신작 시집 『사랑의 근력』(걷는사람)이 출간되었다. 『불량 젤리』(삶창, 2013), 『우리는 매일 헤어지는 중입니다』(실천문학사, 2018)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자 ‘김안녕’이라는 필명으로서의 새 출발이다. “어떤 암흑 속에서도 결코 신으로부터 구원받지 않겠어”라는 다짐처럼 김안녕은 명랑하게 튀어 오르는 절규의 언어를 선보이며 망쳐야 진짜 아름다움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우리에게 반문한다.
시인이 20년간 활동해 온 이름 대신 ‘김안녕’이 되기를 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사라진 이름들은 전부 공중에 사니까/안녕, 안녕”(「담배 한 개비」) 제자리에서 손 흔들고 싶었을까, “어디로든 갈 수 있고/누구의 이름이든 될 수 있”(「휘파람을 불어요」)다는 마음으로 세상을 유랑하고 싶었을까. 이미 두 권의 시집을 통해 증명했던 삶과 존재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은 ‘안녕’이라는 이름과 함께 한층 견고해졌다.
『사랑의 근력』에는 그대들에 대한 무수한 안부가 담겨 있다. 여기서 그대들이란 “마흔 번 살아 본 여름”(「석류가 익는 계절」)이기도 하고, “나는 내가 저,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 같아”(「누가 같이 살고 있다」) 중얼거리는 밤이기도 하다. “시를 써야 할 텐데/못 쓴 날들이 얼마나 되었지,” 세어 보는 순간이기도 하고 “정말 멀리 가는 사람이 된 것 같”(「망원」)은 기분이기도 하며 동시에 “온몸이 물로 꽉 찬 다육식물처럼/시치미 뚝 떼고 살아가는”(「흘역吃逆」) 생이기도 하다. 그 안부는 시인의 바깥으로 향할 때 “결국에는 다 녹아 버릴 걸 알면서도”(「겨울 다음 가을」) 눈을 뭉치는 사랑이 되기도 하고 “평생 울음이 숙명인 짐승이 있듯/그런 사람도 세상 어딘가에 있겠지”(「울음의 입하」)라는 애민愛憫이 되기도 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결국 당신의 끝없는 꿈을 대신 꾸는 일”(「기척들」)이기 때문일까, 김안녕 시인은 세상의 모든 음악들을 데리고 “당신의 창을 향해 날아가”(「석류가 익는 계절」)기를 멈추지 않는다. 유리창을 두드려 선잠을 깨우고, 장갑을 잃어버린 손을 흔든다.

더 기쁘게 씩씩하게 손 흔들며 인사하는 법을 배운다
안녕, 오라는 것인지
안녕, 가라는 것인지
의문형의 빈손을 덩달아 흔든다
-「덩그러니」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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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 주먹을 꽉 쥐어도 새는 날아간다 미지의 곳으로
시의 맛
사랑의 발견
한 손
마음
석류가 익는 계절
누가 같이 살고 있다
망원
가륜
흘역
덩그러니
뼈 심부름
어느 맑은 날
게임
담배 한 개비
겨울 다음 가을

2부 벼랑으로 소풍 간다
달빛
휘파람을 불어요
미안
나미의 노래처럼 빙글빙글
세상에 공짜가 어딨나요
고드름 놀이
흑염소를 먹는 시간
실비아 샐비어 사루비아
울음의 입하
울음을 먹는 생
기척들
빨래 삶(기)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3부 사라짐 뒤에 오는 것
사람을 찾습니다
봄에 부치다
체리 향기
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
스승의 은혜

타투
12월 31일
작은, 것들
영원한 나라에서
숨바꼭질
해피트리
볼라벤
행복한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다
이것은 선물인가요
금남시장 두꺼비집
봄인데도 춥고 아이가 태어나고
드라이플라워

해설
당신을 위한 레시피
-정재훈(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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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나라에서 그대를 호명하는 일
존재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한 우리들의 방식

『사랑의 근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그것은 시집의 제목에서부터 이야기하는 사랑, 메타시에서 표출되는 시인으로서의 자아, 뛰는 심장 위에 가지런히 포개어 놓던 손, 전원에서의 유년, 태릉행 전철과 버스로 연상되는 교통수단이다.
표제작에서 시인은 “사랑만큼 근력이 필요한 종목도 없다”(「사랑의 발견」)고 말한다. 근력, 일을 능히 감당하여 내는 힘. 김안녕에게 사랑은 힘을 내어 감당하여야 하는 것이어서 “엄만 날 왜 낳았어요/왜 더 사랑하지 않았어요/그 밤 당신은 왜 날 찾아왔었나요”(「울음을 먹는 생」) 한탄하고, “사랑이라는 누대의 누더기 위에서 무구하게도 자라”(「우리에게는 쓸쓸할 시간이 필요하다」)나는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랑은 모르는 새 끝없이 샘솟는 마음이어서 “결국에는 다 녹아 버릴 걸 알면서도 눈을 뭉”쳐 “사랑해, 말해 버”(「겨울 다음 가을」)리고 만다. 시인은 “유일하게 늘지 않는 것은 시와 사랑”(「사랑의 발견」)이라 말하지만, 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사랑이 늘지 않는 건 이미 충분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시집의 처음을 장식하는 「시의 맛」을 통해 김안녕은 독자를 시인들의 세계로 초대한다. ‘우주 밥상’엔 “어떤 암흑 속에서도/결코 신으로부터 구원받지 않겠어,/그걸 유일한 자부심으로 삼는 시인들”(「시의 맛」)이 그득하고, 그 중심에 “시 속에 파묻”혀 “명랑해”(「봄인데도 춥고 아이가 태어나고」)진 김안녕이 있다. “시는, 안 썼으면 좋았을걸”(「어느 맑은 날」) 자책하며 “시를 그만둬야 할까요” 고민하지만 “알 수 없는데 쓰지 않고도 잠들 수 없는” 마음이 있어 “발굴할 수 없는 슬픔들을/별수 없이 또 궁리”(「행복한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다」)한다. “생각에 폐업이 없는 것처럼/시 쓰기에는 폐업이 없”기 때문일까, “눈에 밟힌다는 말”을 “최초로 만들어낸 이는/시인일까요 신일까요”(「나미의 노래처럼 빙글빙글」) 명랑하게 질문하며 “잘 울고 잘 웃는 내가 이렇게나 많아서/여전히 시 비슷한 무언가를”(「봄에 부치다」) 쓰는 이가 이곳에 있다.
“종일 놀다 돌아와 퍼렇게” 언 채로 “시를 쓰기 시작”(「행복한 사람은 시를 쓰지 않는다」)했던 손은 다시 아침을 맞아 일상에 닿으면 “무 뿌리 같은 겨울을 움켜잡고 생애 한 벌의 수의를 짜는 무수한 손”이 된다. “손을 잡고 싶었지만 망설였고 손을 내어줄 수 있었지만 주머니에 넣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믿었던 날”(「한 손」)들이 김안녕을 스쳐 지나간 적 있기 때문일까, 혼자 놓인 한 칸 방에서 “제 손으로 제 등을 쳐 가면서”(「울음을 먹는 생」) 홀로 삭인 마음은 누군가 잃어버린 장갑처럼 쓸쓸하다.

얼마나 추운 마음이 떨구고 갔을까
합정동 스타벅스 앞 화단에 덩그러니 놓인
흰색 벙어리장갑 한 짝,
곁을 잃은 것은 털장갑마저 창백하다
-「사람을 찾습니다」 부분

“내가 아는 세상엔 씩씩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조금 외로워진다/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미처 배우지 않았지만//그것은 단벌 바지에 터진 주머니처럼,/오로지 내 눈에만 보이는 것”(「가륜」). 가륜은 경북 고령의 지명으로, 시인이 자라온 장소다. “나를 빼고/나만 빼고/사람들은 노래를 부른다”(「실비아 샐비어 사루비아」)고 말하는 유년을 보듬어 주고 싶은 건 어쩐지 가엾고 애틋한 마음이 드는 ‘가륜’의 어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상냥한 사람이 되기 위해/미움받지 않는 아이가 되기 위해 전전긍긍하”(「이것은 선물인가요」)던 아이는 어느덧 훌쩍 자라 “오래된 것들이 빚어내는 광채, 그게 부끄러워 돌아가던 날이 있었다고 이제 고백”(「한 손」)한다. “몇 번을 휘청거려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걸까”(「뼈 심부름」) 가늠하며 숱하게 넘어진 후에야 어른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안녕은 집과 집 아닌 곳을 이어 주는 수단에 주목한다. 흔들리는 버스 속 어깨를 들썩이는 초로의 여자(「미안」)를 지켜보며 영혼을 달래고, 태릉입구역에서는 “정거장에는 깃털처럼 많은 밤들이 펼쳐지리라/사람들의 기다림이 저렇게 긴 길을 세상에 부려 놓았으니”(「덩그러니」)라고 잠언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생은 “타려고 버둥거리”던 “202번 버스”(「덩그러니」) 같은 것. “어제 놓친 버스를 오늘 또 놓”치면서도 “실실 웃음이”(「세상에 공짜가 어딨나요」) 나는 것. 결국 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교통수단이기도 한데, 사람에 닿기 위해서 김안녕은 필요한 만큼의 근력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또 사랑하고 있다.
김안녕은 “그리하여 지금 나는 안녕하다”(「시인의 말」)고 말하며 『사랑의 근력』을 통해 당신들의 안부를 살뜰히 묻는다. “수많은 꿈들 가운데에서 당신의 꿈을 대신 꾸는 시를”(정재훈 해설, 「당신을 위한 레시피」) 읽을 그대들에게 마주 잡을 손을 건넨다.



[작가의 말]

내게 최초로 흐르던 음악은 강물이었을 거다.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였을 거다. 철새들이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소리였을 거다. 11월 저문 들녘을 바라보며 스물다섯 살 엄마가 부르는 자장가였을 거다.
이 세 번째 시집은 그 음악들에 기대어 태어났고, 그리하여 지금 나는 안녕하다.
2021년 가을
김안녕



추천사

유강희(시인)
“어떤 암흑 속에서도/결코 신으로부터 구원받지 않겠어”(「시의 맛」). 이 얼마나 도저한 도발인가. 온갖 지상의 모욕과 환멸을 감수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닌, 이 핏발 선 절규로부터 김안녕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은 발생한다. 그것은 묵은 김치의 군내와 여물어 터질 것 같은 과일 사이에서 위태롭다. 시인의 존재 이유가 마치 그것이어야 한다는 듯. 그러니 매 순간 “의심하는 눈초리”(「게임」)일 수밖에. 그로부터 생의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비생비사非生非死의 현실에서 다짐과 각오는 또 얼마나 부질없는 회한으로 되돌아오는 것인가.
“시는, 안 썼으면 좋았을걸”(「어느 맑은 날」)이라고 자책하지만 “생애 한 벌의 수의를 짜는”(「한 손」) 게 시(사랑)의 본분이고 미덕임을 시인은 「흘역」으로 대변한다. 그건 “내다 버릴 수 없는 화분”(「해피트리」) 같은 것이며 “몸을 던져 얼음의 두께를 확인하고 싶”(「고드름 놀이」)은 절박이다. 가령, 장례식장의 상에 오른 편육의 무늬를 보고 강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이랄까. 마음의 실밥은 이토록 환한 슬픔이어서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시를 망친다”(「사랑의 발견」). ‘절규와 통하는 언어’는 그렇게 채굴된다. 시인은, 망쳐야 진짜 아름다움에 이르지 않겠느냐고 우리에게 반문한다.
이번 시집의 시편 중 특히 「뼈 심부름」은 마치 ‘내’(너와 나)가 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러한 시적 내통은 우리 시사詩史에 어떤 미학적 계통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건 순해지지 않는 꿈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한 영역일 것이다. “당신의 창을 향해 날아가”(「석류가 익는 계절」)는 ‘멀리 가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그런데 김안녕 시인에겐 그게 있다. 그가 멀리 가는, 멀리 가고자 하는 근기根氣 있는 시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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