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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의 빛
저자 : 김수온 ㅣ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2021.11.03 ㅣ 254p ㅣ ISBN-13 : 9788932039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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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살아가기 위해 과거의 기억 정도는
조금 덜어내도 괜찮을 거라 믿었다”

테두리만 남은 과거의 흔적을 감각하는 김수온의 첫 소설집!
현재와 과거 사이 불안한 시차를 살아내는 사람들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수온의 첫 소설집 『한 폭의 빛』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김수온의 등단작 「( )」는 동생이 실종된 뒤 가족들의 눈앞에 계속해서 비어 있는 괄호가 등장한다는 상상력을 전제로 한 소설이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소설가 은희경과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환상적인 이미지와 소설을 지배하는 아득한 슬픔의 정조”가 “투명한 감각을 선사”한다고 평하며, 애도의 정서를 마치 수채화와 같이 스며들고 퍼져나가는 이미지로 구현해낸 김수온의 작품에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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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나의 마르멜로
한 폭의 빛
( )
행렬
음,
애프터눈 티
푸른 열대어
얼굴 없는 밤의 초상화
한 겹의 어둠이 더
해설|진심의 시계·홍성희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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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살아가기 위해 과거의 기억 정도는
조금 덜어내도 괜찮을 거라 믿었다”

테두리만 남은 과거의 흔적을 감각하는 김수온의 첫 소설집!
현재와 과거 사이 불안한 시차를 살아내는 사람들

201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수온의 첫 소설집 『한 폭의 빛』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김수온의 등단작 「( )」는 동생이 실종된 뒤 가족들의 눈앞에 계속해서 비어 있는 괄호가 등장한다는 상상력을 전제로 한 소설이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소설가 은희경과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환상적인 이미지와 소설을 지배하는 아득한 슬픔의 정조”가 “투명한 감각을 선사”한다고 평하며, 애도의 정서를 마치 수채화와 같이 스며들고 퍼져나가는 이미지로 구현해낸 김수온의 작품에 기대를 표했다.
작가의 이번 소설집에는 등단작을 포함해 총 9편의 소설이 수록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여자, 아이, 물, 햇빛, 도시, 먼지 등의 반복된 재료를 바탕으로 이미 잊힌 과거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일에 몰두한다. 여기서 작가가 과거를 그리는 방식은 지난날의 기억을 재현하거나 지워진 자리를 되살리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인 기억을 환기하지 않은 채 과거는 도처에서 풍겨오는 냄새로, 썩어가는 과일의 검은 반점으로, 아무것도 씌어지지 않은 빈 괄호의 모양으로 소설 곳곳에 기척처럼 남아 그 빈자리를 증명한다.
비어버린 과거의 흔적들에 발목이 묶인 채로도 소설 속 화자들은 앞으로 진행되는 현재를 살아간다. 과거에 자연스럽게 동반되는 현재라는 시차 사이에서 작가는 앞으로 향해 가는 삶이란 무엇인지, 지난날을 짊어지고 계속해서 정면을 보고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사라져가는 기억의 테두리만 남은 흔적을 손에 쥐고 쉽게 작별하지도, 온전히 되살리려고도 하지 않고 오로지 주어진 시간의 감각을 톺아보는 진심 어린 글쓰기가 김수온의 첫 소설집에 담겨 있다.


“여기 놓고 잊은 거겠지. 어쩌면 다신 찾지 않으려고.”
뒤를 ‘뒤’로 만들기 위해 전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연인은 호수를 끼고 시계 방향으로 돈다. 그들의 오른편엔 언제나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 호수를 바라본다. 왼편에 선 남자는 오른편에 선 여자의 뒷모습만을 본다. 오른편에 선 여자는 왼편에 선 남자의 얼굴을 잊었다. 손을 잡고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떠나고 있다. 그들은 호수를 떠나지 못해서 남겨져 있다. 시간이 흘러 구름이 걷히고 호숫가에 서서히 빛이 들어찬다. 처음과 같은 양의 빛이 호수를 비추고 있다. 어느새 연인은 사라지고 어디에도 없다. 그들이 있던 자리에 빛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_「한 폭의 빛」

호수를 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는 연인은 서로를 마주 보지 않는다. 마주 보기 위해선 오른편에 선 여자가 왼쪽을 봐야 한다는 의미인데, 시계 방향에서 왼쪽은 시간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인은 오른쪽으로, 시계 방향으로, 오로지 시간의 ‘앞’으로 정해진 숙명을 받아들이고 걷는다. 김수온의 이번 소설집에서는 이처럼 닥쳐오는 ‘앞’, 즉 전방만을 주시하면서 나아가는 일에 몰두하는 이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네를 타는 ‘나’와 ‘너’는 설사 지상으로 내려올지라도 다시 발을 굴려 앞으로 올라가고(「나의 마르멜로」),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은 어딘지 모를 곳을 향해 계속해서 걸어간다(「행렬」).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전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시간의 뒤에 남아 있는 것에서 등을 돌리기 위해 ‘앞’에 몰두한다는 점이다. “앞은 언제나 뒤를 동반하고, 뒤를 뒤로 만들기 위해 앞이 발명되고 수행된다. 앞에 대한 집착은 그렇게 등지고 싶은 것들에 대한 완고한 거부와 다르지 않다”(홍성희 문학평론가).
「행렬」의 마지막 장면에 이르러 ‘나’는 걸어가기를 주저하며 비로소 행진하는 이들을 바라본다. 나를 뒤로한 채 멀어진 이들을 보면서 전방으로만 향한 시선이 보지 못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조용히 묻는다. 다른 시선들 혹은 종종 드리워지는 ‘한 폭의 빛’은 누군가 떠나간 자리에 남겨진 흔적들을 보이게 하고 들리게 한다. 다만 이 흔적들은 이미 지워지고 사라진 뒤에 남아 있는 것들이므로, 김수온의 소설은 지난날을 증명하는 기척들로 자꾸만 가득해진다.


“조금도 가까워질 수 없는 마음으로 당신과 멀어지고 있어.”
뒤를 돌아보는 즉시 사라져버리는 기척들

조금 전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살며시 몸을 돌리자 이불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이불은 여자의 몸 언저리에 축 늘어진다. 방금까지 이불을 쥐고 있던 것이 흔적도 없이 말끔히 사라지고 눈앞엔 텅 빈 허공만이 남아 있다. 다만 이불 끝자락에 살짝 주름이 져 있을 뿐이다.

달아나버렸어.
단지 뒤를 돌아보아서.

_「한 겹의 어둠이 더」

표제작 「한 폭의 빛」에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장면이 포개어져 있다. 먼저, 요람의 이불 안에 누워 있는 아이를 돌보는 여자가 있고, 그 여자의 집을 찾아오는 어머니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숲의 끝에 서 있는 검은 모포를 두른 사내가 있다. 창문 곳곳에서 아이의 손자국, 즉 아이의 흔적은 발견되지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 아이는 하얀 이불 아래 몸을 감추고 있을 뿐 실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딸과 그의 아이를 살피러 온 어머니조차 아이가 머물고 있는 방 앞에서는 들어서기를 머뭇댈 뿐 문을 여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 한편 “들어가도 됩니까./들어가면 안 됩니까”(p. 44)라며 허락을 구하는 말을 반복해서 중얼대는 사내의 대사는 사뭇 상징적이다. 곳곳에 기척으로만 남은 세계의 한복판으로 들어가기보다 기척의 주위를 서성대는 인물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한 겹의 어둠이 더」에서 여자는 이불로 몸을 가린 채 앞 방향으로만 걸어가는데 계속해서 뒤쪽에서 자신의 이불을 잡아당기는 기척을 느낀다. 뒤로 돌아 기척이 있는 쪽을 바라보는 것은 뒤를 ‘앞’, 정면으로 만드는 일이기에 여자가 “뒤를 돌아보”는 즉시 흔적은 “달아나버”린다. 때문에 함부로 기척에 다가갈 수 없다. 기척들, 나의 ‘뒤’에 남아 있는 흔적을 계속해서 붙잡아두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내 앞에 주어진 정면을 바라볼 뿐이다. 그렇게 나의 앞과 뒤라는 이 거리감을 좁히지도 해소하지도 않은 채로 그저 붙들고 있는 것이다. “사라지는 것과 그것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지 않는 만큼 더 멀어지지도 않는다는 것, 그저 멈출 수 없이 이루어지는 일들 사이의 간극이 내내 지속될 따름이라는 사실”, 김수온의 소설이 말하려는 것은 어쩌면 이 작은 사실 하나일지도 모른다(홍성희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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