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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육아 일기
저자 : 오진영 ㅣ 출판사 : 눌민

2021.05.21 ㅣ 280p ㅣ ISBN-13 : 9791187750437

정가14,000
판매가12,600(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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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B6(188mm X 127mm, 사륙판)
제품구성 단행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문학 > 수필 > 국내수필
남편과 아이가 한꺼번에 생겼다! 앞으로 새 삶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해 슬프고 불행했던 마흔 살 여성, 재혼이라는 모험을 선택했다.

인생의 축복이며 선물과 같은 아이와 열일곱 해 함께 살며 쓴 육아 일기로 사랑과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본다! 재혼, 입양 가정의 필독서!



이 책은, 페르난두 페소아와 같은 포르투갈어 문학작품을 아름답게 번역하여 이름을 널리 알린 번역가 겸 자유기고가 오진영이 자신의 재혼과 육아 경험담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오진영은, 자신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 유학 시절과 직장 경험담을 가감 없이 기술하는 한편, 재혼으로 여덟 살 아이와 한 지붕 아래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와 군대 전역에 이르기까지 열일곱 해 같이 살면서 울고 웃던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유려한 문체로 적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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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시작하는 말 5

1장 초등학교: 2005년에서 2009년까지
1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되었다 18
2 브라질에서 이혼하고 돌아오다 23
3 미처 몰랐던 엄마의 사랑을 알게 해준 아들 31
4 행복에 대한 오해가 풀리다 39
5 저널리스트의 미련을 버리다 45
6 재혼 시장에서 만난 사람 52
7 엉겹결에 살림을 차리다 56
8 한집에 살자마자 사랑에 빠지다 62
9 결혼식과 신혼 여행 66
10 아들의 마음은 언제 나에게 열렸을까 71
11 아들에게 혹시 동생이 생겼다면 76
12 조건 걸지 말고 비교하지 말아요 81
13 흑석시장의 추억 88
14 대추나무의 잎은 늦게 돋는다 93
15 처음으로 받은 어버이날 꽃바구니 98
16 글씨 쓰기 훈련이 남긴 교훈 103

2장 중학교와 고등학교 2010년에서 2015년까지
1 순둥이 아들을 빚은 엄마들 112
2 학교 폭력 뉴스에 잠 못 이루는 밤 117
3 내 곁에서 자라는 세상 121
4 학원은 보내지 말 걸 그랬어 126
5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자라다오 129
6 준성이의 50가지 감사 135
7 미고 입시 떨어지다 142
8 첫사랑은 왜 잊을 수 없나 147
9 아들 친엄마는 나와 한배 탄 동지다 153
10 수학여행에서 아들이 보낸 문자 158
11 친권제도 개선할 때 의붓부모도 좀 생각해주길 161
12 과일을 깎으며 165
13 가우디 건물을 보며 눈물 흘리다 171
14 유나의 거리와 일반고 176
15 갑질 사회가 두려운가요 180
16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서만 온다 184
17 성공 같은 건 의미 없어 189
18 기억해야 할 단 한 가지 193

3장 대학과 군대 2016년에서 지금까지
1 세상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 198
2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는 인생길 202
3 세상에 공짜는 없다 209
4 담배 같은 건 네 마음대로 하렴 213
5 내가 아닌 내가 되려 하지 말자 219
6 가장 큰 기쁨 주는 동시에 가장 큰 슬픔도 주다 224
7 겨우 열하루밖에 안 지났다니 228
8 아들을 믿자 232
9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도 행복한 사회 236
10 나의 마지막 밀착 육아 241
11 비지성적이어도 좋다 건강하게만 돌아와다오 245
12 반칙과 편법과 좌절과 분노 247
13 내 인생의 로또, 나의 의붓아들 251
14 자랑을 참는 이 누가 있으랴 256
15 전역이란 무엇인가 260
16 내 인생의 기적 263
17 아들이 돌아왔다 267

맺는 말 268

참고자료 276



[본 문]

“준성아, 엄마가 너 예뻐 죽겠나 보다.”
그 순간 내 마음 속에서 무슨 일인가가 휙 일어났다. 나는 그 마법 같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나에게 철저하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작은 생명에 대해 내가 느끼던 감정,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커지던 감정의 정체가 밝혀지던 순간이었다. 그건 나한테 아이를 예뻐하는 마음이 생겼고 이 마음이 점점 자라나면서 내가 행복해질 거라는 예감이었다. 9~10쪽

그날 아들 입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순간, 나는 갑자기 그간의 모든 사정을 다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여덟 살짜리 아이는 그동안 엄마가 없는 아이라는 사실이 싫었던 거라고, 입 밖에 내어 말한 적은 없지만 어서 엄마가 생기길 소원했던 거라고, 아빠 여자친구라면서 가끔 같이 나들이 다녔던 아줌마인 내가 빨리 엄마가 되기만을 기다렸던 거라는 그 마음이, 아들이 나를 엄마라고 부른 한 마디에 모든 것이 선명하게 파악됐다. 그러면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벅차올랐다. 19~20쪽

아들은 본능적인 지혜로 누군가에게서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을 받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을 뿐이었다.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는 걸 타고난 현명함으로 알았던 거였다.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줄 안다는 건 인생을 사는 데 있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자산인가. 21쪽

아들을 돌보며 어쩌다 내 안에 이런 건강한 사랑이 들어와 있을꼬 신기하여 들여다보니 그 사랑의 원천은 먼 옛날 내가 자랄 때 넘치도록 부어준 엄마의 사랑이었다. 엄마 덕분에 만들어진 내 안의 사랑, 그 자산으로 나는 아들을 행복하게 돌볼 수 있었다. 엄마가 나에게 얼마나 큰 선물을 줬는지를 알게 해준 것이 아들이 나에게 준 큰 선물이다. 엄마의 사랑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에서 자라나 아들에게 흘러가고 있었다. 핏줄이 연결되지 않았어도 그렇게 엄마와 나, 우리 아들은 사랑으로 연결된 식구다. 38쪽

폼나는 직장이 없으면 남들이 나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리라는 상상은 그 씨앗은 엄마로부터 떨어졌을지 몰라도 결국 내가 물 주고 양분 줘서 키운 판타지에 불과했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행복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나는 내가 행복에 대해 얼마나 큰 오해를 하고 살아왔는지 알게 됐다. 44쪽

조그만 신문사의 조그만 잡지 부서의 사무실은 조그마했다.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도 서로 다 들리는 구조였다. 전화기를 들어서 “저는 아무 신문사의 아무개입니다. 아. 무. 신문사요. 아.무. 신문이라고요! 이렇고 저런 일로 잠시 질문 좀 드려도 될까요”묻고 나서 본론을 이어가는 통화 내용을 사무실에 같이 있는 열 명 남짓 직원이 다 듣는 그 구조에 나는 끝끝내 익숙해지지 못했다. 취재 전화를 걸어야 할 때면 전화번호 누르는 것 자체부터 너무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혈압이 오를 정도였다. 실제로 병원에 가서 혈압을 재보니까 200이 넘게 나온 적도 있었다. 그 시절부터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해서 지금껏 먹고 있다. 48~49쪽

희한하고 신기한 일이 생겼다. 그토록 고민하고 저울질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한집에서 살게 되자마자 바로 아이한테 사랑에 빠진 것이다. 아이한테 홀딱 반하는 데 두 주일도 안 걸렸던 것 같다. 데이트할 때 아빠 따라온 아이로 만날 때는 몰랐는데 한집에서 내 손으로 돌봐주기 시작하자 며칠 만에 아이가 달라 보였다. 무작정 예뻤고 그 조그만 게 엄마 없이 여태 살았다니 가여워서 가슴이 미어졌다. 아이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눈에 보이는 아이 행동 하나하나에 온 마음과 신경이 다 쓰였다. 62쪽

내 손길, 내 관심, 내 애정에 한 인간의 생명이 달려 있었다. 그 생명이 시들지 않고 힘차게 자랄 수 있도록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줘야만 했다. 어떻게 안 줄 수가 있단 말인가. 나 아니면 꼼짝없이 말라죽을 화초 같은 어린 생명에게 내 모든 사랑을 쏟아붓는 것이야말로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63쪽

그렇게 사랑과 더불어 세상이 달라지는 건 태어나고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예전에 남자들과 했던 그 어떤 연애도 세상을 이렇게 달라지게 만든 적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사랑에 빠졌다는 걸 표현하느라 화면에 입히는 색을 바꾸는 것처럼 세상의 색깔이 달라졌다. 숨 쉬는 공기의 냄새도 달라진 것 같았다. 아이와 사랑에 빠지자 모든 게 달라졌다. 65쪽

아이는 내가 견뎌야 할 ‘남이 낳은 아이’가 아니라 나에게 모든 걸 의지하고 있으며 내가 없으면 안 될 작은 생명이었고 나의 하루를 기쁨으로 채워주는 ‘나의 아이’였다. 68쪽

남편은 다시 “엄마는 자애롭게 아빠는 엄격하게”주장으로 돌아가 있곤 했다. 그게 평소의 신념이었고 아이 교육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 관념이었으므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매번 설득해야 했고 매번 “엄마 아빠는 애가 밖에서 안 좋은 일을 겪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안전지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설파해야 했다. 그럼 또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들어주고 인정해줬으니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83쪽

다른 꽃나무들보다 늦게 새순이 돋는 대추나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봄에 가장 늦게 새순을 내지만 늦가을이 되면 달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 대추나무 같은 사람도 좋은 거라고. 우리 준성이는 학교 성적 따위와 아무 상관 없이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 옆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거라고 엄마인 내가 굳게 믿는다면 아들의 미래는 반드시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97쪽

준성이는 엄마가 내게 준 크고 무한한 사랑을 내가 모르고 살아가던 때, 그 사랑에 감사는커녕 원망만 품고 오래된 상처만 들여다보고 있을 때 내게 와서 내 안에 있던 사랑을 일깨워줬다. 그 사랑이 엄마로부터 물려받아 생겼음을 알게 해줬다. 엄마가 내게 준 사랑이 나를 통해 내 아들에게 전해지고 있으니 엄마와 나와 아들 준성이 삼대는 사랑의 순환 사이클로 연결된 가족이다. 138쪽

내 아들을 낳아준 그 사람, 아들의 친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내 아들을 귀하게 여기고 그 아이의 행복을 무엇보다 간절하게 기원하는 사람이다. 같은 것을 원하고 같은 기도를 하는 사람이므로 나와 한배를 탄 한편이고 아들이 있는 한 서로 끊어질 수 없는 동지이다. 아들 인생에서 누가 더 중요한 사람인지, 아들을 위한 마음에서 누가 더 진심인지를 놓고 대결하는 경쟁자 같은 것이 아니다. 156쪽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반 아이들 대부분이 그 ADHD 아이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몇몇 아이들은 거칠게 대하고 몇 명 정도가 선생님 종용에 마지못해 끼워주는데 그 아이를 무시하거나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어울리는 애가 준성이 하나라는 얘기를 담임으로부터 들었다. 그날 집에 돌아오던 흑석동 골목길 내내 울었다. 이런 축복, 이런 은혜가 나한테 와줬다는 게 믿을 수 없이 감사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160쪽

첫번째 남편은 내가 박사 학위를 못 딴 처지라 한국에 돌아가기 죽어도 싫었을 때 청혼으로 나를 구원해줬던 사람이다. 7년 후에 우울증이 회복되어 이제 좀 살 만해진 내가 모국어 쓰는 편한 세상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때 붙잡거나 말림으로써 내 마음 힘들게 하지 않고 잘 가라고 축복하며 보내준 사람이다. 그 사람과 평생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혼자만 잘 살아보겠다고 돌아왔을 때는 눈물이 안 났는데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했던 가우디 건물을 보면서는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174쪽

신이여,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우리가 지키지 못했던 약속들을,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던 청춘의 꿈들을, 내가 살아야겠다는 이유로 등 돌리고 떠나온 시간들을 부디 용서하소서.
그리고 우리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가 서로 딱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면 의지할 곳 없는 이 세상, 우리는 너나없이 얻는 것보다 놓치는 것이 많은 듯해 불행하고 마음과 젊음을 걸었던 꿈을 지키지 못해 서글픈 존재들이니, 부디 서로를 향한 온정과 연민에 기대어 이 고달픈 한 세상을 견디어 살아가게 하소서. 175쪽

그때 비로소 알게 되는 거지. 봄에 피는 꽃들이 누구에게나 감탄스러운 것처럼, 겨울을 밀어낸 자리에 쏟아지는 봄볕은 누구에게나 따뜻한 것처럼, 살면서 누리는 행복이란 타고난 재능이 잣만하거나 태산만 하거나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걸. 그런 날이 올 거야 아들.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키우면서 깨달았던 것처럼. 그래서 세상을 견뎌내는 힘을 얻고 있는 것처럼. 192쪽

내가 만일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또 하나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자신이 못났다는 생각으로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고, 그런 괴로움과 미움을 마음에 쌓아두기에는 스무 살은 너무 찬란하고 눈부신 시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221~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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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거듭해 슬프고 우울했던 마흔 살 여성, 재혼이라는 모험을 감행하다!
“내가 널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 너, 남이 낳은 자식 절대 못 키울 인물이다. 같이 살다 그만둬서 어린아이 마음에 상처 주지 말고 그 남자와는 연애만 해라.”

첫 결혼도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대학 교수가 되려는 꿈도 깨지고, 직장에선 끝내 적응하지 못해 권고사직을 당한 마흔 살 여성이 재혼이라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것도 여덟 살 아이가 있는 남성과 말이다.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걱정해주는 사람도 많다. 그녀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까, 재혼 이후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 아이와는 어떤 관계를 맺을까? 걱정도 한가득, 궁금증도 한가득인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첫 만남에서 놀이기구가 무서워 울먹이고 얼굴에 자장면 얼룩을 잔뜩 묻히던 아이,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 책은, 페르난두 페소아와 같은 포르투갈어 문학작품을 아름답게 번역하여 이름을 널리 알린 번역가 겸 자유기고가 오진영이 자신의 재혼과 육아 경험담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 오진영은, 자신의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 유학 시절과 직장 경험담을 가감 없이 기술하는 한편, 재혼으로 여덟 살 아이와 한 지붕 아래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와 군대 전역에 이르기까지 열일곱 해 같이 살면서 울고 웃던 이야기들을 따뜻하고 유려한 문체로 적어낸다.

주변 인물들의 걱정과 편견은 차치하고서라도 낯선 여덟 살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처음엔 확신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실전(?)에 뛰어들자마자 그것은 기우였으며, 사실은 아이가 인생의 축복이자 선물이었으며 지난 날 저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을 완성하는 계기이자 동기이고 목적이다
저자는 아이와 한 가족이 되자마자 단박에 사랑에 빠진다.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며 철저히 의지할 수밖에 없는 한 작은 생명을 만나자마자 아이를 예뻐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신이 행복해질 거라는 예감을 갖는다. 그러곤 아이와 진심을 다해 만난다.

아이를 키우면서 저자가 만나는 것은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의 상처다. 저자는 자연스레 어린 시절 자신이 가정에서 견뎌야 했던 야단과 잔소리, 성공의 강요와 학교에서의 교사 폭력 들을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기억과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는다. 아이가 좀 더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며 정성껏 사랑을 쏟는다. 그러는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이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자신을 혼내기만 하던 “엄마”가 자신에게 평생 쏟아부은 사랑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에선, 아이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부모님이 자신에게 베풀던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과거와 화해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아이는 그 존재 자체로 자신의 상처만 쥐고 원망만 하던 저자의 마음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되살린다. 그 사랑은 저자 어머니에게서 저자에게로 흘러들어온 크고 무한한 사랑이며, 그것을 깨닫는 순간 상처의 치유법을 발견하는 것이다.

남들을 제치면서 성공에 목매다는 삶보다는 더불어 살며 온정과 연민에 기대어 살자
저자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교를 나오고 국비 장학생으로 브라질 유학을 간다. 폼 나고 존경 받는 대학 교수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러나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면서 그 꿈은 깨진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브라질에서 12년간 눌러앉아 살았다. 그런 경험을 가진 부모라면 대부분 자기 자녀를 실패 없는 삶을 살게 하고, 사회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끔 강요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에게 그렇게 대하질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이기고 올라가야 행복해진다”는 사고방식을 반대한다. 올라가면 행복해지고 못 올라가면 불행해진다는 경쟁심리를 벗어나자고 한다. 다들 힘겹고, 의지할 곳 없고, 얻는 것보단 잃는 것이 더 많고, 상처와 절망으로 젊음을 누리지 못하는 서글픈 존재이니 서로 서로를 향한 온정과 연민을 베풀면서 고달픈 한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자고 한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더라도 너무 자신을 미워하지는 말고, 또 이러한 삶의 태도로 남을 대하자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저자의 아이가 따돌림 당하는 학급 친구를 아무런 편견을 가지지 않고 무시하지도 않고 귀찮아하지도 않으며 어울린다는 담임교사의 말을 듣고, 저자는 돌아오는 길 내내 눈물을 흘린다. 차별과 혐오를 반대하며, 타인을 억압하지도 않고, 남을 돕고 배려하는 인간형을 아이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고, 저자의 바람이 아이에게서 실현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너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너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단다. 네가 살아갈 험한 세상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내 마음속에서 혼자만 감당하고 그 불안을 네 앞에 드러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거야. 엄마는 언제나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칭찬하고 자랑할 것이다. 너도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엄마가 원하는 거니까. 그것이 내가 아는, 내가 믿는 유일한 사랑법이란다.”

저자의 이러한 사랑법은 우리 모두, 특히 재혼이나 입양을 앞둔 부모라면 한 번쯤은 음미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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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1966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 인류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학교수가 되려고 브라질 유학을 갔으나 학위를 취득하지 못해 좌절과 우울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2년의 브라질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 신문사 기자와 잡지사 리포터로 일했고 포르투갈어 문학 책들을 번역했다. 지금은 재혼으로 만난 남편과 아들과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산다. 옮긴 책으로 『불안의 책』, 『결혼식 전날 생긴 일』, 『알레프』, 『스파이』, 『지평선』, 『우리의 이야기는 반짝일 거야』, 『비 너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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