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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통증이다
저자 : 오광조 ㅣ 출판사 : 지상사

2021.01.12 ㅣ 245p ㅣ ISBN-13 : 9788965022978

정가15,700
판매가14,130(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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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규격 외(225mm X 152mm, 신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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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경제.경영 > 처세 > 처세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더라도
언택트의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전부터 활발했던 인터넷 쇼핑은 대세가 되었고 덩달아 배달업도 호황이다. 대면 교육이 전통인 학교수업도 원격으로 각종 강의나 연수교육, 종교행사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한 공간에 모이지 않더라도 각자 집에서 편하게 모니터 앞에서 보고, 듣는 게 가능한 걸 알아버렸다. 결혼식, 장례식에 찾아가 얼굴을 보고 인사하는 관습도 변화가 왔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가느니 서로 편하게 돈만 보낸다. 취미생활도 집에서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는 것으로 바꿨다. 전시회, 발표회, 회의 등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외로운 세상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혼자가 편한 사람도 있고 여럿이 좋은 사람도 있지만, 친밀한 사람이 적어도 한두 명 있어야 삶이 건강하다. 행복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은 피부접촉으로 분비가 늘어, 행복감이 커지고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끼고 잠이 든다. 어른도 기다리는 사람, 만날 사람이 있어야 삶에 목적이 생긴다. 아무리 언택트가 대세라도 본능을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사회는 ‘혼밥’ ‘1인 가족’ ‘고독사’ ‘기러기 아빠’가 일상용어가 될 정도로 공동체가 빠른 속도로 해체되고 개인의 파편화가 가속화되는 상태다. 사회 분위기도 힘들게 친구를 사귀고 사람을 만나기보다 혼자가 편하다는 사람이 늘었다. 수명은 계속 증가한다. 평균수명이 80대라고 하지만 산 사람은 100세를 바라볼 정도다. 그렇지만 오래 산다고 축복이 아니다. 삶에서 고독과 외로움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데 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타의에 의해 혼자 남는 시간도 계속 늘어나게 된다. 외롭고 고독해도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하지만 개인의 정신과 신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외로움은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몸과 마음에 좋지 못한 변화를 가져온다. 마음의 불안, 우울, 분노 등과 몸의 근육통, 소화 장애, 심혈관계 질환 등이 올 수 있다. 몇 해 전 영국에서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할 정도로 외로움은 이제 국가 차원의 문제가 되었다. 이 책은 여러분처럼 외로운 시대를 사는 누군가의 외로움과 고독에 대해 생각하고 정리한 내용이다. 부디 여러분의 고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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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서문

제1장 문득 세상이 낯설다
익숙한 일상 속의 외로움
외로운 사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군중 속의 고독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로세토 효과
나는 내가 강한 줄 알았다
문득 세상이 낯설다

제2장 혼자라는 것
생각해보니 항상 혼자였더라
단단했던 마음이 조각나는 날
빈 의자가 눈물 나는 시간
나를 인정하는 게 먼저다
세상은 너에게 관심이 없다
해도 하나 달도 하나
타고 난대로 살아도 괜찮다
나도 나를 모른다

제3장 뼛속까지 시린 날
마음의 무게 인생의 무게
익숙한 세상이 갑자기 사라질 때
뼛속까지 시린 상실의 시간
사람은 자기 몫의 외로움을 달고 산다
오늘 하루 잘 참았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회복탄력성으로 고독을 넘고
살며 위로하며 위로 받으며

제4장 외로워도 괜찮아
공허감이 밀려오는 밤
외로움은 반대말이 없다
경험의 크기 인생의 크기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자란다
너는 생각보다 강하다
고독의 가치
누구나 아는 만큼만 산다
그래도 너는 누군가의 의미다

제5장 혼자 외로운 세상을 건너는 9가지 방법
내 세상은 내가 만든다
중독은 답이 아니다
자기 연민은 독이다
감정 10초만 참아라
관심을 구걸하지 말라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
삶의 우선순위 조정하라
지금 그리고 여기에 집중하라
인생은 원래 혼자 가는 것




[본 문]

밥은 정해진 시간에 먹어야 했다. 식구는 많고 먹을 것은 항상 부족해 서로 먹기 바빴다. 지금처럼 먹을 게 남아도는 시절이 아니어서 반찬 투정은 어림없는 일이었다. ‘다음에 먹을게’ ‘입맛 없어’ 말은 굶음을 각오해야 할 위험한 선언이었다. TV는 거실이나 안방에 모여서 봤고 몇 개 없는 채널은 어른 차지였다. 놀이도 정해져 있었다. 모여서 공을 차던지 숨바꼭질을 했다. 겨울에는 편 갈라 눈싸움을 했고 구슬치기, 딱지치기, 사방치기, 자치기, 말타기 등 놀이는 모두 섭렵했다. 실내에서도 장기나 바둑처럼 상대가 있는 놀이가 대부분이었다. 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한다. 요새는 자녀가 적어 형편이 허락되는 가정은 초등학생 때 자기 방이 생긴다. 식사시간이 따로 없고 모여서 밥 한 번 먹으려면 외식을 하거나 특별한 날을 잡아야 한다. 걸핏하면 ‘배 안 고파’ ‘다음에 먹을래’ 말하기 일쑤다. 집 안팎에 먹을 것이 넘쳐 배고픔을 모른다.
_020쪽 중에서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은 머리카락이 갑자기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국고 낭비죄와 반혁명죄로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 오르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하루 만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었다고 한다. 역사에 사례가 더 있는데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은 소크라테스가 독약을 먹고 사형당할 때 순식간에 늙었다고 전하면서 머리가 희게 세고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여 마치 노인 같았다고 얘기한다. 중국 춘추시대의 오자서는 오나라로 도망가는 중에 갖은 고생을 겪고 하루밤새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했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몇 가지 가설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_036쪽 중에서

나는 의대 졸업 후 인턴 과정이 시작되는 3월부터 가장 힘들다는 응급실, 중환자실을 연이어 돌았다.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는 환자의 회생을 위해 분투하던 어느 날, 창이 너무 환해 밖을 보니 목련이 활짝 피어 있었다. 4월이었다. 늦겨울이 지나가고 계절이 바뀐 걸 한참 지나 알았다. 정신없이 집중하다 문득 고개를 들면 ‘혼자’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한 주제에 몰두한 시간 동안은 현실과 괴리가 생긴다. 시계를 보면 한참 지나가 있기 일쑤다. 집중은 대부분 혼자 있는 시간에 이루어진다. 집중에서 벗어나면 갑자기 지금과 다른 쓸쓸하고 허전한 느낌이 밀려온다. 집중이 강할수록 후유증은 크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면 무기력한 시간은 오래 간다. 불이 셀수록 탈 장작들은 없다. 나는 어릴 때부터 혼자 노는데 익숙해 혼자 있어도 크게 불편하거나 소외된다고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많은 장소나 주목받는 상황이 어색했고 남 앞에 드러내는 걸 싫어했다. ‘혼자’라는 생각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 와 처음 한 듯하다. 낯선 도시 친구들 사이에서 격리된 외톨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물리적 공간에서 혼자 있을 때가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된 느낌’을 처음 알았다.
_044쪽 중에서

인생은 외로운 시간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삶의 첫 시작인 출생은 혼자되는 첫 번째 행사다.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 아기도 탯줄이 잘리면 엄마의 뱃속세상과 이별하고 낯선 세상에 제 발로 서야 한다. 자기 세상을 만들고 독립해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세상을 마치는 순간은 진정한 혼자되기다. 가족과 임종을 같이해도 떠나는 길은 누구도 함께 못한다. 아무리 손잡고 세게 포옹해도 떠나는 삶을 막고 잡을 방법은 없다.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와 아픔을 놓고 간다. 떠나는 사람은 모든 것을 놔두고 뒤도 보지 않고 떠난다. 죽은 뒤 혼자 갈 길이 두려워 권력자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야만스런 풍속인 산 사람을 같이 묻는 순장을 행하였다. 권력자가 저승길을 현세처럼 편하게 가겠다는 탐욕은 저주받을 짓이지만 누가 저승길을 함께 갈까? 죽은 뒤 이승의 권력이 사라지면, 함께 묻힌 사람은 사후세계에서 권력자를 반드시 복수할 것이다.
_057쪽 중에서

갑자기 부딪치거나 충돌이 강하면 아프다. 몸은 물체에 충격을 받고 마음은 사건에 충격을 받는다. 마음이 탄탄하고 유연하면 덜 아픈데 여리고 경직되어 있으면 부서질 듯 아프다. 마음의 충격은 받는 사람마다 강도가 다르다. 동시에 겪은 사건이 누구는 추억이 되고 누구는 악몽이나 트라우마가 된다. 정면충돌해도 완전히 부서지는 차와 멀쩡한 차가 있듯, 같은 어려움도 별문제 없이 넘기는 사람이 있고 앓아눕는 사람도 나온다. 감정도 강하게 부딪치는 게 있고 서서히 스미는 게 있다. 외로움, 우울, 슬픔 같은 감정은 천천히 스며들어 처음에 잘 알지 못한다. 자신도 자기 변화를 모르고 남이 보기에도 약간 변했구나 하는 느낌 정도다. 그러나 가볍다고 무시하다가는 큰코다친다. 감정은 신체의 특정 부위에 타격을 주기보다 전신을 밧줄처럼 감아 옥죈다. 굵고 튼튼해서 온몸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오래가면 손끝도 까닥하기 힘들다. 처음에는 몸과 마음의 변화가 미미하다. 줄은…
_101쪽 중에서

하루는 사람이 규정한 시간 단위 중 맺고 끝냄이 확실한 기본단위다. 인공 도구인 시계가 없더라도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연의 단위다. 하루를 기준으로 잘게 나누면 시간이고 길게 늘이면 달력이다. 하루는 한 날을 뜻하지만 시간 단위로도 쓴다. 과학의 영역이 아닌 일상에서 시간의 최소단위는 초다. 시간이 모여 하루가 되고 수만 번 쌓이면 인생이다. 시간을 초, 분, 일, 월로 정한 건 사람의 구분이지만 하루는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구분이다. 초나 분은 어떤 행위를 하기는 너무 짧다. 사람이 예측하고, 기획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보는 최소단위는 하루가 적당하다. 몇 년 앞을 보라고 해도 거의 사람들은 몇 시간 앞을 볼 뿐이다. 학교가 끝날 시간을 생각하며 등교하고 퇴근을 기대하면서 출근한다. 하루는 비교적 시작과 끝이 명확하다. 그만큼 계획과 실행을 점검하기 적당하다. 장기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개인은 하루를 잘사는 일이 제일 우선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계획대로 오늘을 잘 보내면 잠자리에 누울 때 뿌듯하다. 해보면 안다.
_120쪽 중에서

위로는 따뜻하다. 그러나 양날의 칼이다. 위로는 지금 또는 지나간 일에 대한 격려다. ‘지금까지 잘했다’ ‘힘들지만 잘 버텨왔다’라는 의미인데 자칫 ‘이 정도면 됐다’는 신호일 수 있고 고생했으니 ‘이젠 쉬어도 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위로는 빵빵한 풍선을 바늘로 찌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세상과 힘들게 맞서고 있는데 자칫 무너지는 계기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위로는 받는 것이다. 말없이 옆에 있어 줘도 좋고,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들어주고 손을 꼬옥 잡아줘도 위로가 된다. 꼭 말의 형태가 아니어도 괜찮다. 형식에 상관없이 상대가 느끼고 받으면 위로다. 진심이라면 전달된다. 위로가 소극적인 응원이라면 격려는 적극적인 응원이다. 힘을 내고 조금만 더 해보자는 격려는 위로보다 더 큰 자극이 된다. 진심을 담아 상대가 처한 상황을 잘 파악한 상태에서 하는 응원은 힘이 된다. 하지만 형식적인 ‘힘내’는 뒤에서 욕을 먹는다.
_140쪽 중에서

사람의 가치는 외모, 사회적인 신분, 경험, 업적 등의 총합이다. 사회적 위치와 전문지식은 인생의 결과물이다. 병원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의사 앞에서 공손해진다. 의사 개인이 아닌 가운 입은 전문가를 존중하는 행동이다. 밖에서 보기에는 별 볼일 없어도 진료실에서 가운을 입고 있으면 다시 보인다. 인생의 크기는 경험과 생각에 비례한다. 학업, 여행, 직업 등 살면서 경험이 다양하면 삶이 지루하지 않고 이야기가 많다. 몸으로 경험하고 머리로 생각하면서 인생이 확장된다. 생각은 경험을 해석하고 반성하며 커진다. 경험이 많아도 생각이 작으면 경험을 다 담지 못하고, 경험이 없이 생각만 크면 현실감이 없고 허접하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경험을 많이 쌓고 생각을 많이 해야 인생이 단단하게 커진다. 죽고 싶을 생각이 들 만큼 힘든 일도 부딪치지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 다음에 비슷한 일을 만나도 무난하게 넘길 수 있다. 큰일을 겪으면 성숙해지는 이유다.
_158쪽 중에서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식물도 관심을 가지면 애틋한데 직접 반응하는 동물은 더 마음을 사로잡는다. 눈을 마주치고 나를 기다리며 나의 말에 반응하는 생명체는 한 번 삶에 자리하면 떼어놓기 힘들다. 나를 필요로 하는 대상에게 나는 의미가 있고 의무가 생긴다. 의무는 단순하다. 해야 할 일이다.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내가 필요한 존재에게 필수적인 책임이다. 화분에 물을 주고 반려동물을 돌보는 사소한 행위부터 몸담고 있는 회사나 사회에서 맡은 임무다.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중요할수록 의미와 의무도 크다. 거대한 조직의 일원처럼 언제든지 대체가능한 역할은 의미가 적지만 1인 기업이라면 내 의무는 기업 활동의 전부다. 가장이면 가족에게 의무와 의미는 절대적이다. 의무의 크기와 의미의 크기가 꼭 비례하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는 존재도 의미는 있다. 세상의 토대를 튼튼하게 다지는 사람들은 대체로 조용하다.
_187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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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시끌벅적 넘쳐나지만 삭막해졌다는 생각
여자(21.5%)가 남자(19.6%)보다 더 외롭다
나 혼자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가족이 있고 나의 일이 있고 친숙한 생활이 있는데, 혼자라는 느낌이 드는 날엔 괜히 눈물이 난다. 쓸데없는 잡생각이라고 외면해 보지만, 가슴 속 빈틈으로 사정없이 밀고 들어오는 낯선 감정을 무시하기에는 너무 선명하다. 이런 게 외로움인가. 나도 이젠 외로울 때가 된 걸까. 눈을 바깥세상으로 돌리면 달라진 것이 없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쁘다. 세상은 스스로 돌아볼 시간을 주지 않는다. TV나 스마트폰 등이 다른 생각은 끼어들 틈 없게 촘촘한 차단막을 친다. 하루 중 심심할 시간은 찾기 힘들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놀거리, 볼거리는 널렸다. 스마트폰을 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 있어도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손바닥 크기의 이 기계는 블랙홀처럼 생각은 물론 세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TV를 켜면 어제나 오늘이나 연예인들은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웃고 떠들며 별 시답지 않은 개인사나 가족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마냥 즐겁다. 웃지 않고 심각하거나 어두운 모습을 보이면 바로 퇴출되기에 앞다퉈 박수치며 행복하다고 외친다. 사회는 갈수록 더 풍요롭고 행복해 보이는데, 외로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더욱 호황이다. 반려동물 키우기는 유행을 넘어 생활로 정착했다. 사이버상에서 친구를 찾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가입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고민을 덜어주는 심리 상담이 날로 늘고 있다. 또 혼자 있는 사람을 돕는 공공기관의 도우미도 늘고 있다. 그런데도 외로운 사람, 외로운 시간은 더욱 늘어난다. 조사 결과 한국인의 7%는 거의 항상, 19%는 자주, 51%는 가끔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20.5%였다. 2018년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성별로는 여자(21.5%)가 남자(19.6%)보다 더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60대와 40대가 사회적 고립감을 상대적으로 심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 의자가 눈물 나는 시간
제자리에 있어도 빈 공간이다
하루 일을 마치면 집에 돌아와야 한다. 일터에 더 있고 싶어도 때가 되면 불이 꺼진다. 분주한 하루가 끝나면 오늘 수고했고 내일 보자며 서둘러 떠난다. 먼저 자리를 뜨는 날도 있고 늦게까지 남는 날도 있다. 조금 전까지 왁자하던 공간이 텅 빈다. 북적대던 곳이 조용하다. 말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사람도 없다. 누군가 앉았던 의자가 눈에 띈다. 온기도 사라지고 식어가는 의자. 빈자리다. 빈 공간이다. 의자는 말이 없다. 잘 가라는 말, 또 보자는 말도 없다. 의자는 분명 조금 전 사람들이 다정하게 말을 나누고 인사하고 웃으며 악수했는데 과정을 전부 지켜보고도 침묵을 지킨다. 조용히 내 의자가 잘 놓여있나 확인하고, 불 끄고, 문 닫고 돌아서면 혼자 남은 시간이 달려든다. 기다리고, 애달프고, 잠 못 자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만드는 아주 나쁜 사람이 되었다. 그와 나는 적막을 주고받았다. 나쁜 사람에게 좋은 사람은 대체 가능하지만, 좋은 사람에게 나쁜 사람은 하나뿐이다. 그는 그렇게 나쁘게 떠났다.

연예인들은 언젠가 외로움을 겪는다
지나간 화려함은 더 비참하다
인생은 뼈에 사무칠 정도 외로운 때를 몇 번은 경험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철저하게 버림받고 잊히면 그 느낌을 자연스럽게 안다. 이때 외로움은 시리고 냉정하다. 겨울바람처럼 차갑고 싸늘하다. 피부를 뚫고 살을 지나 뼈까지 시리다. 몸이 으스스 떨리고 움츠러든다. 밖으로 나가기 싫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웅크리고 그냥 있고 싶다. 모든 일이 귀찮다.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심하면 얻어맞은 것처럼 온몸이 욱신거린다. 사무치게 깊고 오랠수록 타격이 크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은 언젠가 외로움을 겪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기만 바라봤던 시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면 상실감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정치인도 비슷한 증상을 피할 수 없다고 하며 그래서 인기와 권력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중독이라는 말도 있다. 언제 사무치게 외로울까? 아주 그립거나 허전할 때다. 대부분 상실의 시간을 접하면 극한의 외로움을 경험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헤어질 때 느낀다. 의존 대상이 클수록 빈자리는 크고 외로움은 깊다. 첫사랑의 상처가 큰 이유는 첫사랑의 빈자리를 처음 경험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사랑이라는 큰 공간을 만들어 놓았는데 사랑이 떠나가면 빈자리만 남는다. 전에는 외로움이 들어올 공간이 없었는데 사랑이 만들고 남긴 빈자리를 외로움이 채운다. 사랑이 깊을수록 상실감도 크다.

‘사고정지 기법’은 특정 상황에서
‘스톱’을 외쳐 생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는 기법
시작을 할까 말까보다 더 어려운 고민이 중간에 ‘고’냐 ‘스톱’이냐를 결정할 때다. 들어간 돈과 시간이 아까워 머뭇거리다가 더 큰 손해를 본다. 아니라는 판단이면 미련 없이 털고 나와야 하는데 결단이 참 어렵다. 중간에 발을 빼기는 시작보다 몇 배 힘들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안 되는 일을 붙잡고 있으면 돈, 시간 낭비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이익 낼 기회까지 날리고 망설일수록 손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인생은 능동적으로 뛰어들 때도 있는 반면 엉겁결에 발 담그는 경우도 많다. 그때 흐름을 탈지 내릴지 결정이 중요한데 ‘고’하는 가속페달 못지않게 ‘스톱’하는 브레이크 역할도 막중하다. 감정도 ‘스톱’이 가능하다. 화는 격렬한 감정이다. 화가 나면 어쩔 줄 모른다. 제 성질에 자기가 넘어간다. 하지만 화의 지속시간은 10초라고 한다. 10초만 참으면 저절로 사그라진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은 맞는 말이다. 화, 분노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흥분이고 연쇄반응을 초래한다. 혈압이 오르고, 심장이 뛰고, 인지하면 더 분노하고, 큰소리를 치고, 내뱉은 욕을 자기 귀로 듣고 반응이 강화된다. 물건을 던지고 밀치는 거친 행동을 하면서 몸은 원시시대 사냥꾼으로 돌아간다. 가히 화의 폭발, 분노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이젠 원인은 뒷전이다. 그저 화에 사로잡힌다. 조그만 화의 불씨가 걷잡을 수 없게 번져 폭력까지 가는 데 몇 초 걸리지 않는다. 악마의 화염으로 키울지, 한 박자 쉬고 진화시킬지는 몇 초 안의 행동에 달렸다. 감정의 악순환은 막을 수 있다. 일부러 되새김질만 하지 않으면 더 진행되지 않는다. 화도, 외로움도 일단 스톱한 뒤 생각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혼자 외로운 세상을 건너는 9가지 방법
내 세상은 내가 만든다 / 중독은 답이 아니다 / 자기 연민은 독이다 / 감정 10초만 참아라 / 관심을 구걸하지 말라 /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 / 삶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라 / 지금 그리고 여기에 집중하라 / 인생은 원래 혼자 가는 것
슬픔의 끝이 있을까?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면 세상이 무너진다. 매일 밤 지새고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목이 메어 물도 삼키기 힘들고 세상이 원망스럽다. 내가 죽을 것 같다. 총알이 심장을 관통하면 이렇게 아플 거라 느낀다. 하지만 끝이 있다. 정상적인 애도기간은 6개월을 잡는다. 그 정도면 감정이 무뎌진다. 가슴에 묻어도 심장을 찢지 않는다. 가끔 삐쭉삐쭉 뚫고 나와도 금방 아문다. 담아두어도 살만하다. 슬퍼하는 나를 보는 여유도 생긴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기억도 신이 준 선물이고 망각도 신이 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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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조
전북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전북대병원에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전임의 과정을 마친 뒤 전주에서 통증클리닉을 개원하고 있다.
현재 전주비전대 간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생 때는 천문학자, 시인, 화가, 작가가 꿈이었고 전공보다 연극, 음악, 독서에 더 관심이 많았다.
피터 드러커처럼 3년에 한 번씩 주제를 바꿔 평생 공부하는 삶을 살려 하고 있다.
심리학, 정신의학에 대해 관심이 커 계속 책을 봤고 서울사이버대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했다.
저서로는 <불안감버리기 연습>, <아빠수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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