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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킥복싱-터프한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저자 : 황보름 ㅣ 출판사 : 티라미수

2020.04.02 ㅣ 236p ㅣ ISBN-13 : 9791160577662

정가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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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B6(188mm X 127mm, 사륙판)
제품구성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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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수필 > 국내수필
거기서 거기인 밋밋한 하루가
한껏 후련해진다!
체력이 없어서 체력이 더 안 좋아지는 저질체력 도돌이표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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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프롤로그_아무리 생각해도, 운동밖에 없겠죠?

1장 이것이 정녕, 근본 없는 몸부림일지라도
발차기 탕 탕 탕, 심장은 두근두근
잠깐만요, 저 지금 죽을 것 같은데요
저도 운동이 아주 처음은 아니에요
저금 중에 최고는 근육 저금
겁먹지 않고 즐길 수만 있다면
원-투-원-투-스웨이-투
맞을 준비가 돼 있다
쥐가 하는 고양이 생각

2장 그래도, 안 되던 게 되고 있잖아요
그래도 안 되던 동작이 되고 있잖아요
가끔은 20초가 영원 같다
회원님, 허리 구부리시면 안 돼요
때론 조심스럽게 달래가며 살살
이제 보통이 되신 거예요
잠시 터치 좀 하겠습니다
보름님 자세의 문제점은요
감아 찰까요, 뻗어 찰까요
스트레스가 주먹과 발을 통해 날아간다
거울 앞에서 내 몸을 본다

3장 아무래도, 운동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완벽했던 콤비네이션 훈련
운동할 날씨는 아니지만, 한다
킥복싱이 나를 보호해줄까
근력운동과 피로의 관계
하다 보면 된다, 정말 하다 보면 된다
나는 확실히 더 세졌다
그런 몸매는 원하지 않는다
집중력을 단단히 벼르고선
고등학교 체육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운동이 우선순위가 된다면

4장 터프해질 때까지, 계속해보겠습니다
느슨한 노력을 기울이는 나
체육관 걸어가는 길
근육이 상처받고 있다는 뜻이다
허리가 강해졌다
발차기의 왕도
종아리 알이 닮았다
스파링 맛보기
미래는 불안하지만 나는 자신만만

에필로그_평범하지만 다정한 상호작용

[본 문]

체력을 키워주는 운동이야 많겠지만 킥복싱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좀 과격한 운동을 하고 싶었다. 몸을 마구마구 굴려주는 운동. 하고 나면 운동했다는 느낌이 빡 드는 그런 운동. 글을 쓰느라 안 그래도 부동자세로 앉아 있기 일쑨데, 운동마저 정적이면 내 인생이 너무 밋밋하게만 흘러갈 것 같았다.
생판 안 해본 새로운 운동을 해보고도 싶었다. 비단 운동만이 아니라 뭐든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어쩌면 체력
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절로 이런 바람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체력을 포함해 내 안에서 시들어가는 부분이 생긴다면 새로 꽃피우는 부분 역시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나의 나이 듦을 긍정할 수 있도록, 아주 사소할지라도 조금씩이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그러려면 익숙한 것, 낯익은 것에만 의지할 게 아니라 생소하고 낯선 것에 마음을 열어야 할 것 같았다. 새로운 시작, 첫 경험, 두근거리는 마음. 킥복싱은 그런 작은 시도의 일환이었다.
( '프롤로그, 아무리 생각해도, 운동밖에 없겠죠?' 중에서/ pp.7~8)

“팔 힘, 코어 힘이 부족해서 그래요.”
또 코어다(팔 힘 없는 거야 원래 알았고).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을 뒤로 숨긴 채 얼른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앉았다(벌 서는 건 아니고, 내가 즐겨 앉는 자세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체력을 키우려면 버피를 해야 하는데, 체력이 없어서 버피를 할 수 없다면 나는 영원히 체력을 키울 수 없고, 그렇다면 영원히 버피도 할 수 없다는 말 아닌가. 체력이 없어서 체력을 키울 수 없는, 이 무슨 ‘웃픈’ 상황이란 말인가.
나는 뭔가 아찔한 깨달음에 놀란 사람처럼 그 자세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이 어딘가 심상치 않았는지 코치님이 긍정의 힘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처음엔 다 그래요. 지금 안 되던 것도 하다 보면 다 되게 돼 있어요. 오늘은 원래 25회 해야 하는데 회원님은 15회만 하세요.”
( '1장, 잠깐만요, 저 지금 죽을 것 같은데요' 중에서/ pp.25~26)

‘근육 저금’이라는 말이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기에, 미리부터 근력운동을 해야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저금은커녕 통장 파먹고 산 지 몇 년째인 나는 ‘근육 저금’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적어도 운동을 하는 한, 내가 내 노후에 관해 마냥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죄의식은 안 들 것 같았다.
이왕 소비하기로 한 김에, 근육을 열심히 저금해보려 한다. 살아가면서, 글을 쓰면서,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근육의 힘으로 다시 거뜬히 일어나보려 한다. 통장은 불리지 못하지만 근육은 불리는 생활. 삶의 어느 순간 돈이 해주지 못할 걸 근육이 해주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체육관에 간다.
( '1장, 저금 중에 최고는 근육 저금' 중에서/ p.37)

“저 정말 저질체력이죠?”
에너지 코치님은 역시 프로답게 “네, 회원님은 정말 엄청난 저질체력입니다”라고 대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답하지 않음으로 내 말을 긍정했으며, 이에 내가 실망이라도 할세라 얼른 이렇게 말해줬다.
“그래도 안 되던 동작이 되고 있잖아요.”
나는 코치님의 말에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이 문장도 되새겨봤다. ‘그래도 안 되던 동작이 되고 있잖아요.’ 나는 이 문장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역시나 일지에 적어 넣었으며, 그 결과 이 글의 제목이 됐다. 그러니까 한 달 운동의 결과는 이렇다. 코치님들 말처럼 내 몸에 근육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안 되던 동작을 그런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이 정도면 확실히 체력이 조금 좋아졌다는 말이겠지?
( '2장, 그래도 안 되던 동작이 되고 있잖아요' 중에서/ p.71)

삶에선 어떻게 보이는지에 골몰하다가 정작 내실은 잃기 십상이다. 그런데 운동은 아니다. 운동에선 어떻게 보이
는지 골몰하다 보면 결국 내실에 가 닿는다. 안에 차곡차곡 쌓인 경험과 시간이 겉모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삶에선 그럴듯한 태도와 패션만 갖추면 자신을 그런대로 감출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운동은 아니다. 어떻게 꾸미든 잽 하나, 발차기 하나에 자신이 다 드러난다. 그 사람이 지금껏 얼마만큼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 일에 매진해왔는지 짧은 시간에 다 드러난다. 그런 면에서 운동은 멋지다. 보이는 면 그대로 나일 수 있다는 점에서.
( '2장, 보름님 자세의 문제점은요' 중에서/ p.102)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가 나는 나를 황홀하게도 하고 가슴 설레게도 하는 책 속 문장을 떠올렸다. 그런 문장을 읽을 때면 절로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이 문장, 세상 사람들이 다 읽으면 좋겠다.’ 딱, 이런 기분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이 경험을 세상 사람들이 다 해보면 좋겠다. 특히, 나처럼 팔씨름 세계의 영원한 꼴찌였던 여자들에게 이 경험을 하게 하고 싶다. 약하게 태어났으니 약하게 살다 죽겠지,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해주고 싶다. 강해질 수 있다는 걸, 강해져도 된다는 걸 알게 하고 싶다.
( '3장, 하다 보면 된다, 정말 하다 보면 된다' 중에서/ p.151)

개성 있고 섬세하고 예민한 ‘나’라는 사람의 마음을 유독 흔드는 것이 있다. 그런 건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시도해봐야 알고, 시간을 써봐야 안다. 남들이 다 한다고 운동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운동을 해야 한다면 남들 다 하는 운동 말고, 내가 재미있는 운동을 하면 좋겠다. 재미있는 운동을 찾으면 그때부터 시간은 절로 생긴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운동을 일상의 우선순위 꼭대기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운동이 구심점이 되어 건강하게 돌아가는 일상. 이런 일상을 보내는 기분, 당분간 놓치고 싶지 않다.
( '3장, 운동이 우선순위가 된다면' 중에서/ p.179)

어느 날은 유난히 배움의 결과가 빛나는 날이 있다. 하지만 그 빛은 오래가지 않는다. 다음 날엔 다시금 길은 잃은 사람처럼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다가 다시 뭔가 조금 되는 것 같은 날이 오고, 그래서 약간 기운이 나고, 배움의 기쁨에 흠뻑 젖는다. 하지만 역시 이런 순간은 ‘뭔가 안 되는 것 같은’ 나날을 뒤세운다. 이렇게 엎치락뒤치락, 오락가락하다가 조금씩 실력이 느는 과정. 이런 과정을 즐기는 사람만이 언젠가 멋진 발차기를 하게 되는 걸 테지.
롤랑 바르트는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도 없고,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글쓰기에 좌절할 때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떠올리곤 하는 이 문장이 발차기를 연습하는 중에 불쑥 떠올랐다. 지속하기 위해 성공할 필요 없다는 말. 숱한 실패에 직면했던 내 발차기를 옹호해주는 이 말에 다시금 기운이 솟는 듯했다. 시도하기 위해 희망할 필요 없다는 말. 하지만 이 말엔 어깃장을 놓고 싶었다. 발차기에 자꾸 실패하면서도 오늘처럼 계속 시도하는 건 언젠가 멋지게 발차기를 할 그날이 찾아오길 희망해서니까.
( '4장, 발차기의 왕도' 중에서/ p.209)

마음이 조금이나마 무너진 날 체육관에 가면 나는 평소보다 더 공들여 운동을 한다. ‘나’라는 거대한 관념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박스 스텝을 할 때 발의 속도라든가, 런지를 할 때 다리 너비라든가, 눈에 들어간 땀을 눈 아프지 않게 수건으로 찍어내는 방법 같은 더 작고 디테일한 것에 집중한다. 그렇게 소소한 것에 집중하다가 체육관을 나서면 어둑한 저녁이 기다리고 있다. 하루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어스름한 저녁에 길을 걸으면 내 마음이 내게 들려주는 진솔한 말이 들린다.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 이 삶이 참 좋다는.
( '4장, 미래는 불안하지만 나는 자신만만' 중에서/ pp.2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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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투, 원, 투, 잽, 잽, 투! 요거 요거 재미있다.
내가 제대로만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스텝을 밟고 흠뻑 땀 흘리고 싶어지는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여기 ‘운동하는 멋진 여성’의 대열에 합류한 사람이 있다. ‘살기 위해서는’,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체력이 필요하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건 이제 상식. 책의 저자는 그중에서도 킥복싱이라는 의외의 선택을 한다. PT도 필라테스도 요가도 수영도 아닌 킥복싱?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휴대전화 만드는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멀쩡하게 일하다가 서른 즈음 일찌감치 퇴사하고, ‘글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작정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답다 싶다.
그렇다면 기력이 없어서 외출만 하고 돌아와도 일단 눕고 봐야 했던 대표 집순이자 무릎 통증, 허리 통증, 위통 등 여기저기 통증을 달고 살던 그가 과격하기로 소문난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설마하니 킥복싱 선수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꾼 건 아니겠고?

|| 난생처음 킥복싱? 난생처음 킥복싱!
저자가 킥복싱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체력이 너무 저질이라 이제 정말 뭐라도 해봐야겠다 싶었고, 이왕 할 거라면 운동했다는 느낌이 빡 드는 걸 해보고 싶었기 때문. 그리고 나이 먹을수록 체력을 비롯해 한풀 꺾이는 게 생긴다면 다른 한편으로 사소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소망도 선택을 거들었다. 생소하고 낯선 것,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열고 시도해봐야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법이기에 저자는 큰마음 먹고 ‘난생처음’ 킥복싱에 도전한다.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유사시에 자기 몸 하나 정도는 지킬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고 싶다는 바람도 단단히 한몫했고.
책은 스스로에게 넌더리가 날 정도로 체력 저하에 시달리던 저자가 킥복싱 체육관에서 보낸 분투의 기록이자, 꼬박 1년 동안 운동하며 일어난 몸과 마음의 변화를 담은 일지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1년은 뭐라도 시작하고 꾸준히 해나가는 사람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 운동 초기에 별것도 아닌 동작에 두두두 팔을 떨고, 걸핏하면 자세 지적을 당하고, 운동하다가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던 그다. 그랬던 그가 ‘저질’을 넘어 ‘보통’이 되고, ‘안 되던 게 되는’ 몸으로 바뀌고 코치님에게 ‘클래스가 다르다’는 말을 듣기까지의 과정을 보다 보면 절로 주섬주섬 운동할 채비를 하고 싶어진다.
몸뿐이 아니다. 몸에 힘이 생기니 마음도 바뀐다. 몸의 중심에 힘이 생기고 사지에 근육이 차오르면서 세상이 뭐라고 하든 맞설 의지와 기력이 생기고, 설사 세상풍파에 주저앉고 싶어지는 날이 찾아와도 거뜬히 일어날 기운이 생겨난 것. 1년간 운동을 하면서 겪었던 좌충우돌과 짧은 슬럼프, 그리고 소소한 성취와 계속해서 킥복싱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겠다는 저자의 다짐은 휘둘리고 휩쓸릴 일 많은 세상에서 자기중심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속 깊은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하다. 경쾌하고 스트레스 확 풀리는 운동의 맛과 함께 내일에 대한 불안과 희망, 여성으로 산다는 것, 꿈에 대한 생각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어 공감을 자아내는 한편 건강한 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운동했다는 느낌이 빡 드는 운동, 킥복싱입니다.
힘은 들어도 통쾌한 기분이 팍팍!
리드미컬하게 원-투-원-투, 절도 있게 탕탕

근육 하나 없는 몸으로 펼쳐 보이는 근본 없는 몸부림, 토가 나올 것 같다느니 욕이 나온다느니 하는 투덜거림, 심하다 싶을 만큼 운동한 다음 팔이 올라가지 않아 당황하는 모습까지……. 킥복싱(크로스핏 포함)을 처음 접한 저자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한 번이라도 운동을 열심히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폭풍 공감할 만하다. 그래도 평생 동안 ‘느슨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사람답게, 그에 굴하지 않고 하라는 대로 몸을 빡세게 굴리는 동안 할 수 있는 동작이 하나씩 늘어나고, 동작을 해내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나는 소소한 성취를 착실히 이뤄간다.
생존체력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지만, 운동을 하면서 저자는 새로운 재미를 알아나간다. 자신의 몸을 제대로 쓸 때 느껴지는 희열부터 구멍 숭숭 뚫린 수세미처럼 나약하기만 했던 몸이 새로 산 지우개처럼 단단해지고 있다는 실감까지. 무엇보다 빠져나올 수 없는 킥복싱의 매력은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는 것. 주먹 한 번에, 발차기 한 번에 마음이 한껏 통쾌하고 후련해진다.
원-투-원-투도 잘 못하던 초보자가 킥복싱을 한없이 예찬하기까지, 4킬로그램 케틀벨도 잘 못 들다가 양손에 각기 6킬로그램 케틀벨을 들고 만세를 하기까지, 몸을 쓰는 게 영 어색하기만 했던 풋내기에서 ‘하다 보면 된다’는 코치님들의 말을 신봉하는 신자가 되기까지……. 곳곳에 숨어 있는 깨알 같은 유머와 알알이 박혀 있는 킬링 & 힐링 포인트에 홀려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저질체력의 악순환에 빠져버린 무기력자도, 운동해야지 백만 번 생각만 한 ‘프로 다짐러’도, 기껏 등록해놓고 매번 한두 번 만에 쓸쓸히 퇴장을 반복하는 기부천사도 어느새 나도 모르게 스텝을 밟고 킥을 날리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저질체력의 대명사인 저자는 하이킥에 성공했을까?

“흔들리고 상처받아 주저앉고 싶어질 때마다
근육의 힘으로 거뜬히 일어나기 위하여”
킥복싱으로 찾은 단단한 몸과 마음

요즘에야 퇴사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책의 저자는 벌써 10년여쯤 전에 일찌감치 회사를 박차고 나온 퇴사 1세대라 할 만하다.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속내야 복잡했겠지만 저자는 ‘쏘 쿨’하게 말한다. 일단 ‘여기가 아닌 것 같아서’ 그만뒀다고. 앞으로 뭘 할지 계획하고 벌인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또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걷다 보니 글쓰기라는 장소에 도착했고,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인 것 같았다고. 그때부터 문장을 연마하기 시작한다. 서툰 문장도 고치고 또 고치면 좋은 문장이 된다는 사실에 글쓰기가 점점 더 좋아졌다고.
그가 문장을 연마하는 태도는 운동에 임하는 태도와 절묘하게 겹쳐진다. 어느 날은 발차기가 잘되는 것 같다가도 어느 날은 자세가 다 무너졌다는 소리를 듣고 좌절에 빠지고, 그럼에도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건 글쓰기도 마찬가지일 터. 좋아하니까 잘하고 싶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계속 연마해나가고 싶은 것이다. 애초에 운동을 시작할 때도 체력이 있어야 글도 더 잘 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던 참이었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필력만이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한 번 더 문장을 손보게 하고, 심지어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대도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체력이 필요하니까. 근력운동을 하고 킥복싱을 배워나가는 그의 모습은 피식피식 웃음이 나지만 그 밑바탕에는 이처럼 진지한 마음가짐이 깔려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보든 ‘나는 나’를 외치는 성격이지만, 불안이 아주 없을 순 없는 법. 예전 회사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나,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의 말에 침을 꿀떡 삼키고는 글을 쓴다고 대답할 때는 불안이나 씁쓸함이 피어나기도 한다. 이럴 때도 운동은 큰 힘이자 버팀목이 되어준다. 운동을 통해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단단해졌으니까. 부제에 쓰인 ‘터프’가 그래서 더 새롭게 다가온다. 과격하고 거친 킥복싱이라는 운동을 표현하는 데도 맞춤하지만, ‘강인한, 굳센’이라는 의미도 있으니까. 누구보다 굳센 마음을 갖고 싶으니까. 내 마음 같지 않은 세상에, 나와는 다른 타인의 말과 시선에, 기대에 못 미치는 스스로에게, 때로 실망하고 상처받고 주저앉을지라도 근육의 힘으로 거뜬히 일어나기 위해, 오늘도 체육관으로!

“오늘의 ‘와드’를 끝내면
지금까지의 나와는 조금 달라져 있을 것이다.”
내 몸을 미워하다가 한없이 긍정하기까지의 여정

‘아름다움’이 아니라 ‘멋짐’의 시선으로 스스로의 몸을 바라보게 되는 것도 운동이 가져다주는 큰 변화다. 운동을 하다 보면, 빼빼 마른 몸, 판판한 배와 잘록한 허리, 가느다란 팔……. 세상이 제시하는 미의 기준을 과감히 거부하고 ‘관상용’이 아닌 ‘내가 나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실용의 관점으로 자기 몸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팔뚝에 다리에 알통이 생기면 보기 싫다고 가리는 게 아니라, 열심히 운동했더니 근육이 붙었다고 진심으로 환대하고 자랑하게 된다.
와드(WOD, workout of the day, 그날 해야 할 운동)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쩌면 몸에는 근육이 어제보다 조금 더 붙었겠고 마음에는 쓸데없는 걱정이 사라지고 한없는 긍정이 자라난다. 피로와 불안을 활력과 낙관으로 대체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바로 운동의 진짜 묘미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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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름
미니멀리즘의 세계를 동경하지만 읽을거리, 쓸거리는 언제나 넘쳐나는 텍스트형 인간. 세상을 글로 배우고 글이라는 렌즈로 먼저 살피는 이론파. 하지만 혼자서는 김치냉장고에서 김치통 하나 못 꺼내서 엄마와 협동해야 하는 타고난 저질체력을 극복하고자 몸을 ‘빡세게’ 굴려야만 하는 킥복싱을 시작했다. 힘 하나 없이 흐물거리며 근본 없는 몸부림을 시전하던 때를 지나 이제는 제법 체력이 붙고 동작에 절도가 생겼다. 체력과 근육만 붙은 게 아니라 운동에는 더 재미가 붙었다. 찔끔찔끔 했던 여러 운동을 돌고 돌아 만난 킥복싱이 운명처럼 자신에게 맞춤한 운동 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휴대전화를 만드는 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서른 즈음 일찌감치 퇴사하고 ‘매일 읽고 매일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읽고 쓰는 와중에 운동도 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불쾌한 곳으로 자신을 데려가지 않기로 결심한 지 오래, 체육관은 전혀 불쾌하지 않고 갈수록 유쾌해지니 되도록 오래오래 다닐 생각이다. 다리 찢기와 물구나무서기가 숙원이다. 독서 에세이 《매일 읽겠습니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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