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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쥐의 윤회(도올 소설집)
저자 : 김용옥 ㅣ 출판사 : 통나무

2019.09.09 ㅣ 424p ㅣ ISBN-13 : 978898264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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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규격 외(225mm X 152mm, 신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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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국내소설 > 한국소설
철학자 도올 김용옥의 소설집이다. 이 책에는 모두 13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제목 ‘슬픈 쥐의 윤회’는 이 책의 3번째 작품 <애서윤회哀鼠輪?>에서 취했다. 도올의 소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소설의 개념을 파괴한다. 그것은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의 개념에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철학적 작업이다. 또한 이 책은 도올의 철학이 도올의 일상적 삶에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창이기도 하다. 그가 하는 모든 행위는 인문학이다. 그는 일찍이 다음과 같은 명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나는 철학을 세속화하지 않습니다. 나는 세속을 철학화 할 뿐입니다. 나의 철학은 궁극적으로 철학의 인간화지요.’ 그렇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을 파악하고 인간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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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독자들에게 드리는 말씀 7
꾸어취스커파더 13
삼십여년일순간三十餘年一瞬間 37
애서윤회哀鼠輪廻 74
애정만리哀情萬里 122
젊은 날의 초상 143
쌤의 죽음 183
구도범망求道梵網 213
개원초일開院初日 246
짝사랑 260
다님의 미소 279
천재, 순간 속에 영원이 있는 306
의혈유서義血由緖 330
51가의 페들러 364

[본 문]

그것은 일본인의 후다쯔노카오二つの顔, 즉 두개의 얼굴이었다. 아메리카진은 푸른하늘이었고, 쵸오센진은 썩은 시궁창이었다. 쵸오센진인 나로서는 일본인에게 존대받기는 어려웠지만 일본인이 존대하는 아메리카진으로부터 존대받는 일이란 과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일본 유학을 가기전에 이미 평화봉사단원들과 오랫동안 동거同居를 했기 때문에 영어가 자유로왔고 미국인들을 나의 자연스러운 벗으로 느꼈다. (16~17쪽)

아마도 그는 육감적으로 이제 다시 나를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얼근하게 취한 그의 얼굴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리고 내 손을 잡은 그의 손은 몹시 따스했다. 나는 되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때마침 정다웁던 인사동골목은 하수도 공사로 다 파헤쳐져 어수선했다. 봄시샘의 차거운 기운이 을씨년스럽게 나를 휘감았다. (73쪽)

일본어에는 “나카마仲間”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사실 “패거리”니 “동아리”니 하는 말이 있어도 나카마라는 말의 의미만큼 선명한 경계를 지니지 않는다. 그런데 닭들의 세계는 나카마의식이 매우 선명하게 유지되는 사회이다. 그러니까 일본사회는 인간의 동물적 원시성을 매우 극명하게 보존하고 있는 사회인 것이다. “나카마”도 그렇고, “이지메”도 그렇듯이, 닭들의 세계에서는 같이 자란 나카마 이외의 나카마와 섞이는 법이 없다. (83쪽)

닭들은 평화롭게 자라났고, 어미닭이 새끼 병아리를 데리고 계림 산보를 나와도 한 번도 고양이가 범접한 적이 없었다. …… 그러나 자연이란 순환의 체계다. 위기상황이라는 것도 순환하게 마련이다. 평화도 결코 평화로써만 유지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다. (92쪽)

“남편이랑 사별이라두 했다는 겐가?”
“남편은 살아있지.”
“그럼”
“4년 전 이혼했지.”
에구구, 괜히 안 건드릴 보따리를 건드린 듯 난 좀 후회가 되었다. 그런데 이씨는 속시원하다는 듯이 지난 얘기를 막 해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129~130쪽)

나는 그때 관절염을 지독하게 앓았고 거동이 불편했다. 그리고 온 관절이 시베리아의 설풍의 혹한보다 더 으시시하게 시리기만 했다. 얼음칼날이 관절 속을 쑤시고 지나가는 듯한 그 고통을 나는 잠시도 망각할 수가 없었다. 그 고통의 망각으로 고안해낸 유일한 해결책이 독서였다. 그러니까 나의 독서는 지적 호기심의 충족이라든가 진리의 탐구라든가 도덕적 이상의 추구라든가 하는 따위의 안일한 선업과는 번지수가 멀었다. 그것은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 하는 벼랑길에서의 선택이었다. 저 황천길의 나락보다도 더 음산한 육신의 고통 을 모면해보려는 처절한 본능의 탈출로였다. (186쪽)

“그래도 그 남자는 첫사랑이었군요.”
“첫사랑에 넣을 수도 없는 가벼운 해프닝일 뿐이었어요.”
“그렇게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신 당사자가 왜 그렇게 고통을 당하고 사십니까? 너무 자신에게 가혹한 것이 아닙니까?” (274쪽)

“어떻게 그렇게 늙어서까지 시를 많이 쓰십니까?”
“마음이 젊으면 돼.”
“마음은 어떻게 하면 젊어지나요?”
“그냥 놓고 살면 돼. 뭐든지 소유를 하면 늙어버려. 그냥 잡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면 마음은 젊어져.” (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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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소설은 픽션인가, 논픽션인가?
그의 소설은 구상과 비구상,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전통적 “소설가”의 전승을 승계하고 있다. “소설”은 “대설”과 구분되는 “작은 이야기”이다. “작은 이야기”는 서구문학이 규정하는 “노블novel”이라는 허구양식에 국한될 필요가 없다. 재미와 의미를 유발하는 패관문학적 이야기, 지괴志怪, 필기소설筆記小說, 전기傳奇, 변문變文 등 다양한 양식의 이야기를 오늘날 나의 삶의 이야기로 용해시켜 표현하는 것이다. 소설은 동아시아 정신세계에 불교적 사유가 도입되면서 발흥하였는데 그 특징은 진眞·가假의 경계를 허문다는 데 있다.

독자들에게 드리는 작가의 말씀
저는 진실로 하루하루를 망각 속에 흘려버리고 사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여기 실린 글들은 제가 썼다는 기억조차 없습니다. 억지로 기억을 살려낸다면 희미하게나마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의 흔적밖에는, 의식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통나무출판사의 임진권 차장이 이 글들이 그냥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아깝다고, 정성스럽게 긁어 모아 한 뭉치의 책 모양으로 된 원고를 내밀었을 때, 저는 당황했고 또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해서, 남의 얘기를 읽듯이 읽어내려가면서 저는 이미 흘러가버린 나의 삶에 있었을 법한 매우 미세한 장면들을 낱낱이 재현시키는 새로운 체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없이 써내려간 이런 얘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것은 나의 21세기적 삶의 새로운 모험의 장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내가 쓰는 “소설小說”이라는 말은 일차적으로 그 자의字義에 즉하여 그냥 “작은 이야기들”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지만, 결코 현대문학이 말하는 “소설novel”이라는 뜻과 동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지금 “소설”이라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꾸며낸 이야기, 즉 픽션fiction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지만, 우리는 예로부터 소설이라는 것을 소소한 이야기, 작은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이라는 뜻으로 써왔습니다. 그 최초의 용례는 『장자』라는 책의 「외물外物」편에 나옵니다만, 『한서』 「예문지」에 이미 도서분류의 큰 카테고리로서 “소설가자류小說家者流”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이 소설가들은 패관稗官에서 나오며 “가담항어街談巷語”를 기술한다고 얘기되고 있습니다. “소설小說”이 있으면 반대 개념으로서 “대설大說”이 있을 법하나, 대설이라는 말은 쓰이지 않았습니다. 소설의 반대 개념은 “대도大道”였습니다. 대도와 무관한 삶의 작은 이야기들이지요.

사실 “이야기”라는 것에는 픽션과 논픽션의 엄격한 구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사람의 언어와 개념을 빌어 서술되는 이야기인데, 진眞·가假의 명확한 구분이 있기 어렵지요. 이야기의 목표는 의미와 재미이지, 실상에로의 접근이 아닙니다.

나의 소설은 나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나의 삶이라는 화엄을 구성하는 무수한 꽃잎임에는 분명하지만 그것의 실재성은 논의의 대상이 되질 않습니다. 소설가들이 아무리 이야기를 꾸며낸다 할지라도 그것은 완벽한 가공일 수가 없습니다. 소설가 본인의 삶의 체험을 완벽하게 단절시킬 수는 없는 것이죠.

나는 분명히 철학을 하는 대설가大說家 이긴 하지만, 나의 삶의 하루하루는 짙은 소설로 꽉 차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소설에만 전념한다면 여기 실린 이야기와 같은 짙은 담론을 매주 한 편씩은 쓰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만큼 철학자의 삶은 농도가 짙습니다. 그래서 또 소설(소소한 이야기들)을 쉽게 망각해 버리고 마는 것이죠.

나는 이 소설들이 너무도 미세하게 나의 느낌의 세계를 파헤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보여주기가 좀 민망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철학적 담론의 출판만으로 만족하는 것이 정도이리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미 숙지된 글들이고, 또 너무도 짙은 의미를 던지는 글이래서 오히려 철학적 대설大說(큰 구라, 거창한 담론)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고 쉽게 독자들의 삶에 다가갈 수 있다고 격려해주는 지인들이 많아 출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독자 제현들께서 이 소설들로부터 의미와 재미를 담뿍 향유해주신다면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한 학인으로서 더 이상의 기쁨은 없을 것 같습니다.
-도올 김용옥, 저자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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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도올 김용옥은 폭넓게 이 땅의 민중과 호흡하는 철학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철학자인 동시에, 행위예술가이며, 연출가이며, 영화·연극의 대본을 쓰는 작가이며, 재즈 아티스트이며, 문인화가이며, 무술인이며, 소설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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