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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개정판)
저자 : 김훈 ㅣ 출판사 : 학고재(도)

2017.07.05 ㅣ 447p ㅣ ISBN-13 : 978895625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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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A5(210mm X 148mm, 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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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장편소설 『남한산성』이 나온 지 십 년을 맞았다. 십 년에 걸쳐 100쇄를 찍었다. 이 책은 소설 『남한산성』의 개정판이다. 초판 발행(2007년) 이후 작가 김훈이 십 년 세월을 지나 비로소 털어놓는 「못다 한 말」을 새로 써 넣었다. 그리고 화가 문봉선의 귀한 그림을 싣고 디자인을 새로 했다. 문봉선의 그림은 소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의 장면을 진경으로 나타낸 것이고 또 소설의 여운을 형상으로 드러낸 것이다. 주린 성에 말[言]들이 창궐하는 병자년의 겨울을 작가 김훈은 엄정하고 치밀한 글로 옮겼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와 그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이 소설의 씨줄과 날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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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하는 말

눈보라 / 언 강 / 푸른 연기 / 뱃사공 / 대장장이 / 겨울비 / 봉우리 / 말먹이 풀 / 초가지붕 / 계집아이 / 똥 / 바늘 / 머리 하나 / 웃으면서 곡하기 / 돌멩이 / 사다리 / 밴댕이젓 / 소문 / 길 / 말먼지 / 망월봉 / 돼지기름 / 격서 / 온조의 나라 / 쇠고기 / 붉은 눈 / 설날 / 냉이 / 물비늘 / 이 잡기 / 답서 / 문장가 / 역적 / 빛가루 / 홍이포 / 반란 / 출성 / 두 신하 / 흙냄새 / 성 안의 봄

못다 한 말
부록
― 남한산성 지도 / 남한산성 지도 설명 / 대륙, 명에서 청으로 / 남한산성, 겨울에서 봄으로 / 낱말풀이
참고문헌

[본 문]

말[言]의 길은 마음속으로 뻗어 있고, 삶의 길은 땅 위로 뻗어 있다.
삶은 말을 온전히 짊어지고 갈 수 없고 말이 삶을 모두 감당해낼 수도 없다.
말의 길과 삶의 길을 이으려는 인간의 길은 흔히 고통과 시련 속으로 뻗어 있다. 이 길은 전인미답이고, 우회로가 없다.
임금은 성안으로 쫓겨 들어왔다가 끌려나갔고, 폐허의 봄에 냉이가 돋았다. 흩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그 성안에 모여들어서 봄 농사를 준비하고 나루가 초경을 흘리는 대목으로 내 소설은 끝났다. 나는 정축년(1637년)의 봄을 단지 자연의 순환에 따른 일상의 풍경으로 묘사했다. 이념의 좌표가 없는, 진부한 결말이지만 억지로 몰아갈 수는 없었다. 나는 일상의 구체성 안에서 구현될 수 없는 사상의 지표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고립무원의 성안에서 많은 언어와 지표들이 뒤엉켰는데, 말, 그 지향성 안에는 길이 없었고, 말의 길을 이 세상의 땅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곳에서 걸어갈 수 있는 길은 겨우 생겨났다. 그 길은 산성 서문에서 삼전나루, 수항단으로 이어지는 하산의 길이었다. 그 길은 문명의 흔적이 없는 황무지를 건너가는 길이었고, 아무도 디딘 적이 없는 땅에 몸을 갈면서 나아가야 하는 길이었다. 저 가엾은 임금은 이 하산의 길을 걸어 내려가면서 비로소 고해의 아비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리막길에는 눈이 얼어 있었고 말이 미끄러졌다. 나는 이 아비를 사랑한다. 미워하지 않는다.
고립무원의 성안에서, 많은 말들이 피를 튀기며 부딪쳤으나, 더 많은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 속에서 그 겨울을 보냈다. 나는 그들의 침묵에 관하여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침묵하는 사람들의 내면이 어떤 것인지를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침묵 속에는 더 절박한 언어들이 들끓고 있을 테지만, 나는 나의 언어로 그 침묵 속의 언어에 접근할 수는 없었다. 이 침묵에 관한 한 나의 소설은 미완성의 습작이다.
― 「못다 한 말」 가운데 '말, 길 그리고 침묵'에서.

지금 한강은 상류가 댐으로 막히고 양쪽 유역이 강변도로로 막혀 있다. 도심의 한강은 굽이쳐서 유역을 적시지 못하고,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온순하게 엎드려 있다.
행주대교를 지나면서 한강은 자유파행의 흐름을 회복한다. 강은 넓은 습지를 펼치면서 굽이치는데, 그 아래쪽 하구는 군사분계선으로 막혀 있다. 큰 강은 적막해서 새소리가 멀리까지 들리고, 고깃배 한 척도 얼씬 못하는 하구에 바닷물이 드나들고 물고기가 들끓는다. 김포 북단 조강나루에서 바라보면 강 건너 북쪽 조강리가 아지랑이 속에서 흔들려 보인다. 갈 수 없는 대안의 기슭은 이처럼 가까웠다. 이 세계가 영원히 불완전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사랑과 언어는 이 불완전성의 소산이다.
― 「못다 한 말」 가운데 '하구에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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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장편소설 『남한산성』이 나온 지 십 년을 맞았다. 십 년에 걸쳐 100쇄를 찍었다. 이 책은 소설 『남한산성』의 개정판이다. 초판 발행(2007년) 이후 작가 김훈이 십 년 세월을 지나 비로소 털어놓는 「못다 한 말」을 새로 써 넣었다. 그리고 화가 문봉선의 귀한 그림을 싣고 디자인을 새로 했다. 문봉선의 그림은 소설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의 장면을 진경으로 나타낸 것이고 또 소설의 여운을 형상으로 드러낸 것이다.

주린 성에 말[言]들이 창궐하는 병자년의 겨울을 작가 김훈은 엄정하고 치밀한 글로 옮겼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와 그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이 소설의 씨줄과 날줄을 이룬다.

1636년 병자년 겨울. 청나라 10여만 대군이 남한산성을 에워싸고, 조선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다.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럽혀질 것인가.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는 척화파와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해줄 것이라는 주화파. 그들은 47일 동안 칼날보다 서슬 푸르게 맞선다.
역사에 오르지 않은 등장인물은 더욱 흥미롭다. 보기 드문 리얼리스트인 대장장이 서날쇠, 김상헌의 칼에 쓰러진 송파나루의 뱃사공, 적진을 뚫고 안개처럼 산성에 스며든 어린 계집 나루 등은 소설 『남한산성』의 상징을 톺아보는 존재들이다. 그리하여 병자년 겨울과 이듬해 봄, 조선 사직 앞에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할 길이 포개진다.

작가 김훈은 "이 책은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고 전제한다. 아울러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하지만 그가 되살린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뼈대 위에 소설적 상상력으로 살점이 붙어, 생생한 얼굴로 되살아난다.

소설 『남한산성』은 2017년 9월, 추석에 맞춰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도가니〉(2011), 〈수상한 그녀〉(2014)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병헌(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 역), 김윤석(척화파 판서 김상헌 역), 박해일(인조), 고수(대장장이 서날쇠 역) 등이 출연한다. 청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 임금과 조정이 고립무원 상황에서 47일을 보내야 했던 이야기를 역사 속 이야기를 영상으로 펼쳐 보일 예정이다.

작가의 말

옛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나는 세계악에 짓밟히는 내 약소한 조국의 운명 앞에 무참해졌다.
그 갇힌 성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었고,
치욕과 자존은 다르지 않았다.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 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내지 못할진대,
땅 위로 뻗은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으리.
신생의 길은 죽음 속으로 뻗어 있었다. 임금은 서문으로 나와서 삼전도에서 투항했다.
길은 땅 위로 뻗어 있으므로 나는 삼전도로 가는 임금의 발걸음을 연민하지 않는다.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갇힌 성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고, 말들이 창궐해서 주린 성에 넘쳤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받는 자들의 편이다.
성 아래로 강물이 흘러와 성은 세계에 닿아 있었고, 모든 봄은 새로웠다.
슬픔이 나를 옥죄는 동안, 서둘러 작은 이야기를 지어서 내 조국의 성에 바친다.
―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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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영문학과 중퇴 후 《한국일보》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시사저널》《한겨레신문》 등에서도 일했다. 신문사 퇴사 후 전업 소설가로 살아왔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칼의 노래』『현의 노래』『개』『내 젊은 날의 숲』『공무도하』『남한산성』『흑산』, 소설집 『강산무진』이 있고, 에세이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선택과 옹호』 『풍경과 상처』『자전거 여행』과 『문학기행 1, 2』(공저)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칼의 노래』는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현의 노래』는 국악극으로 공연되었다. 단편소설 「화장」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되었다. 2017년 현재 『남한산성』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린이 문봉선
1961년 제주도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 남경예술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다. 국내외에서 개인전 스물셋 차례를 열었고, 한중교류전 「만남」(2015), 「아르코 아트 페어」(2010), 「신(新) 오감도」(2009), 「북경 국제 아트 페어」(2006), 「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2003) 등을 비롯한 여러 단체전에 참가했다. 2002년에 선 미술상을, 1987년에 중앙미술대전 대상과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을, 1986년에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을 수상했다. 펴낸 책으로 『문봉선』(열화당, 2010), 『새로 그린 매, 난, 국, 죽』(학고재, 2006), 『설악산』(학고재, 1996), 『북한산』(학고재, 1994), 『Moon Bong Sun』(시공사, 199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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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toghl7*** 별 별 별 별 별 2020/06/22
남한산성의 일은 단지 치욕의 역사일까? 삼전도의 굴욕은 우리나라의 수치이며 부끄러운 역사라고 모두가 말한다. 조선의 왕이 청 황제 앞에서 무릎 꿇고 삼배를 올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한산성을 읽은 후 나는 당시의 일을 마냥 치욕적 역사라고 치부할 수 없었다. 인조의 항복은 부끄러운 역사지만 국가를 살린 슬픔의 역사라고도 느꼈기 때문이다. 굴욕을 내건 대가로 조선은 새 삶을 얻었다. 만약 인조가 끝까지 청에 대항하였더라면 성 내에서 모두 스스로 말라버리거나, 강화도가 부수어졌듯 그들 역시 멸해졌을 것이다. 즉, 죽음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조는 살기위해 타협을 택하였고, 민족의 생명이라는 최소한의 권익을 지키었다. “그러므로 치욕이 기다리는 넓은 세상을 향해 성문을 열고 나가야 할 것이었다.”(p.236) 김상헌과 달리 최명길은 줄곧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고 치욕을 감당하고서라도 민족의 삶을 구할 것을 말한다. 최명길은 가장 현실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인조에게 없어서는 안될 신하라고 책을 읽는 내내 연신 생각했다. 처음부터 최명길의 의견대로 조선이 일찍 청과의 화친을 맺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보기도 했다. 그것이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을 훔칠 수는 없고 거저 누릴 수는 없는 것이다.”(p.285) 또한 인조가 청에 굴복한 것은 조선의 운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가였다. 남한산성을 읽으면서 거저 얻는 것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민족 독립운동으로, 1980년대에는 민중시위로,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촛불집회 등으로 각종 민족의 움직임을 통한 여러 희생이란 대가를 지불하면서 나라가 존재해왔다는 것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또한 인조의 굴욕은 새 삶을 가져다 주었다. “민촌의 노인들이 성첩으로 올라와서 봄나물을 캤고, 군병들이 버린 옷가지와 가마니를 거두었다.”(p.360) 인조가 청 황제에게 항복한 후 이전과 극명히 대비되는 세계가 내게 소름끼치도록 평화롭게 느껴졌다. 치욕의 선택을 내린 후 다른 백성들도 여느 때와 같은 평소 일상으로 돌아가고, 김상헌, 이시백도 각자의 길을 떠나면서 모두의 삶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 같아 치욕에 비해 돌아오는 대가는 너무나 크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는 약소국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속국으로 살아오며 끊임없이 항전하고 저항하고 때로는 타협하며 명운을 이어왔다. 인조의 선택이 현재는 우리에게 아픔과 치욕의 역사로 돌아왔지만 약소국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지 않았을까. 인조는 할 수 있는 일을 했던 것 같다. 삼전도의 굴욕은 부끄러운 역사가 맞다. 나라의 우두머리였던 인조가 청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삼배 올리는 대목을 볼 때마다 마음이 비통해진다. 하지만 그 결정은 국가와 백성의 삶을 살린 결과를 이끌어냈다. 책을 두번 읽으면서 마냥 이상을 추구하기보다 때로는 부끄럽더라도 현실적인 타협을 하는 것이 우리의 삶에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삼전도의 굴욕적인 역사와 같은 일이 없도록 개인의 힘과 역량을 반드시 길러야 할 것이다. 개인의 능력을 강화하고 자신만의 무기를 갖추는 것이 세상의 풍파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남한산성을 읽으면서 삼전도의 굴욕은 내게 단지 치욕이 아닌 국가를 지속하기 위한, 나라의 자존심을 희생한 처절한 역사로 다가왔다. 남한산성의 책은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역사 속에 묻혀져있던 이야기를 알 수 있었고 책을 읽은 후 내 생각도 달라질 수 있었다. 무언가를 판단하고 인식한다는건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임을 느낀다. 다른 이들도 당시의 역사를 남한산성이라는 책을 통해 만나고 새로운 생각과 시야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jack0*** 별 별 별 별 별 2020/06/21
삶과 죽음 중, 무거움은 어디에 있는가? ‘남한산성’이 나에게 끊임없이 묻는 것 같았다. 그 물음은 직설적이었다. 하지만 흔적이 없었고 그저 머릿속에서 피어났다. 책은 남한산성을 이야기하며 삶과 죽음을 보여줄 뿐이었다. 책은 묻지도, 답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남한산성의 이야기는 상황과 대화를 통해 이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김상헌의 상황이 그렇다. 송파나루에서, 김상헌은 살았고, 사공은 죽었다. 하지만 그 둘은 모두 살고자 하였다. 삶과 삶이 맞붙었을 때, 무거운 것은 무엇인가. 김상헌이 사공의 죽음으로 산성의 삶들을 지켰지만, 그것이 사공의 삶이 가벼웠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삶과 삶 사이에서의 무거움은 무의미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김상헌이 나루를 보며 슬픔을 삼킨 것은 사공의 삶의 무게를 견디고자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공의 죽음이 산성의 삶들을 지탱한 것과 같이, 김상헌은 현세의 죽음이 후세의 삶을 지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명길의 말처럼 삶이 무거운 만큼 죽음도 가볍지 않다. 다만, 김상헌은 죽음이 무거운 삶을 지탱할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죽음은 가벼울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김상헌에게 삶은 죽음과 달리 지고 가야 할 것이 많은 것이었기에 무거웠고, 지고 가지 않는 삶은 죽음과 다를 게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김상헌은 최명길이 살고자 한 삶을 부정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김상헌이 말한 삶과 최명길이 말한 삶은 똑같이 무거웠다. 숭고한 삶이어도, 치욕스러운 삶이어도 삶과 삶은 비교될 수 없었다. 단지, 삶은 죽음을 당면해야 하는 것이었다. 시간, 굶주림, 추위, 무력...., 피할 수 없는 죽음은 삶의 무게를 짓눌렀고, 짓눌린 무게만큼 무거웠다. 그렇기에 무거운 죽음을 피하기 위한 삶은 가볍게 느껴졌다. 그러나 무거운 삶을 위해 피하지 않는 죽음은 가벼웠다. 삶과 죽음은 다른 것이지만, 삶 앞의 죽음과 죽음 앞의 삶은 다른 것 같지 않았다. 삶과 죽음 중, 무거움은 어디에 있는가..... ‘남한산성’은 나에게 이야기했을 뿐, 묻지 않았다. 그렇기에 답을 들을 수도 없었다. 그저 나는 살고자 하는 삶과 살고자 하는 죽음을 볼 수 있었을 뿐이다.
si*** 별 별 별 별 별 2017/08/04
9월 개봉 예정인 영화 남한산성을 보기 전에 읽기로 했음 10년동안 100쇄 를 넘게 찍어낸 베스트셀러 김훈 장편소설 남한산성을 영화해 했다기에 ^^ .... 100쇄면 50만권 이상~ .... 돈이 얼마야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ㅎ ㅎ ㅎ 어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한달 뒤 보게될 영화남한산성을 기다려 보기로 했음. . . ... 참 참 그리고 100쇄 부터는 멋드런진 삽화도 넣어 책자체가 너무 멋ㅈㅕ짐 ... ... 오늘부터 시간 나는 되로 열독해야 겠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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