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있는 문체와 폐부를 찌르는 에피그램, 의뭉스러운 유머와 해학적인 풍자로 가득찬 은희경의 소설은, 가볍고 날렵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유쾌한 그녀의 ''''농담''''은 어느 순간 단자화된 개인의 삶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쓸쓸함에 관한 무거운 이야기로 변주된...
2001년 이번 은희경의 수상작 [내가 살았던 집]은 감각적인 문체와 속도감 있는 내면 추구를 통한 자기 응시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윤리의식의 붕괴가 인간의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도덕주의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세속적인 현실성을 잃지 않는 냉철하리만큼 약삭빠른 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