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단편 『저만치 혼자서(Alone Over There)』는 철새가 떠나고 돌아오는 충청남도 바닷가의 호스피스 수녀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향해 걸어가는 늙고 병든 수녀들의 시간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거기서 불가항력의 불가피한 세상의 질서를 압축적으로 보아내면서 세속...
자전거 한 대가 미끄러지듯이 들어오고 있다. 자전거 위에 물음표처럼 몸을 숙인 원색의 헬멧과 사이클복의 조화는 이국적이었다. “저 모던보이 좀 봐!” 그가 바로 ‘청년 김훈’이었다. 자동차와 문명이 통제된 길들을 저렇게 날렵한 물음의 자세로 탐문하며, 굴리면서 굴러가고...
자전거 한 대가 미끄러지듯이 들어오고 있다. 자전거 위에 물음표처럼 몸을 숙인 원색의 헬멧과 사이클복의 조화는 이국적이었다. “저 모던보이 좀 봐!” 그가 바로 ‘청년 김훈’이었다. 자동차와 문명이 통제된 길들을 저렇게 날렵한 물음의 자세로 탐문하며, 굴리면서 굴러가고...
잊었던 책을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다시 내게 되었다. 지나간 꿈을 되짚어 꾸는 것처럼,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펼쳐보니 수다스런 글이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작심을 늘 거듭하고 있다. 필일신必日新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이 무의미한 글자는 아닐 것이지만, 날이 ...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
‘공무도하’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봉두난발의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이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이제 옛노래의 선율은 들리지 않고 울음만이 전해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