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당의 특별한 감실(龕室)
서울에서 외떨어진 먼 강릉땅에 대장원인 선교장(船橋莊)을 일으키고 경영하고자 했던 선대의 뜻을 받들어, 오은(鰲隱) 이후(李垕, 1773-1832)는 1815년에 열화당(悦話堂)이라는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다. 외형적으로는 그저 작고 아담한...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킨다. 작가가 매 작품마다 선보이는 이러한 연금술적 변환의 기적은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
작가가 이끄는 대로 매끄러운 서사의 표면을 따라가다보면 우리는 어느덧 삶의 그 어떤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음을 깨닫곤 한다. 말 그대로 홀연, 마술처럼이다. 거기에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던 삶의 어떤 긴절한 매듭이나, 인생이 한번 크게 농울쳐 흐르는 순간의 절실함 ...
이 책은 초자연적인 외경의 마력 앞에서 자기 존재를 되묻는 아픈 해오 속의 순례를 그려냈다. 오체투지로 설산과 자갈밭을 고행하는 사람들의 그 만행의 법열을 이방인이 해독한다는 것은 모독일 수 있지만, 전생의 인연 속에서 만났음직한 미치게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정복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