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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부활이냐형벌제도폐지냐
저자 : 루크홀스만 출판사 : 사람소리
2009.03.25 | 320p | ISBN-10 : 8996127124 | ISBN-13 : 978899612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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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사회학 > 사회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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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루크 훌스만(louk hulsman et jacqueline bernat de célis)의『사라지는 형벌』(문제는 형법과 형벌과 감옥 제도다) (peines perdues. le système pénal en question , 파리, 1982)을 번역한 것이다. 저자인 루크 훌스만은 형벌제도를 떠받치고 있는 범죄와 형벌 개념, 이를 운영하는 검찰, 형사법원, 감옥 등의 형사사법기관 등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저자는 1부 인터뷰에서 기숙학교 시절 및 나치독일에 감금당한 경험과 그로부터 탈출과 해방의 경험, 자신이 폐지주의 사상을 정립하는 과정, 폐지주의에 입각한 네덜란드 마약 비범죄화정책 등을 개인사 및 나치의 득세와 퇴각이라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잔잔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폐지주의 사상을 성찰하는 2부는 형벌제도의 모순, 범죄 개념의 존재론적 허구성, 형사사법의 폐지와 중재조정이나 배상이나 회복 등과 같은 자율적 민사적 해결 대안들을 생활세계의 경험에 입각하여 명상록의 형식으로 잔잔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독자들은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판 원저 내용 외에 이탈리아 붉은여단 소속으로 30년 가까이 감옥에 갇혀 있는 이탈리아판 옮긴이 서문과 폐지주의가 실제 사법제도에 매우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남미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스페인판 서문과 발문 등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형벌 폐지주의 원전 소개는 이 책이 최초이다.

세계적으로 국가가 생명을 앗아가는 사형제 폐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형벌 일반의 폐지주의가 리바이벌 되어 논의되고 있는데 반하여, 10년 만에 사실상의 사형제 폐지 국가로 접어든 우리나라는 세계적 흐름을 역류하며 다시 사형집행논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형수가 아닌 수많은 일반 재소자와 피해자와 가족들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혁당사건 사형수나 강기훈 유서대필조작사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사법피해 실태는 김명호 교수의 석궁오발사건 등으로나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의 표적 편파 짜맞추기 수사와 기소 그리고 법원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 판결 등의 관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각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심각한 형사사법의 위기를 맞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중상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형사 처벌하도록 결정한 것은, 잠정적으로나마 일체 새로운 형벌을 창설하지 말도록 하는 폐지주의 형사사법개혁운동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현대 형사사법의 위기는 이 책이 제시하는 형사사법 구조와 제도 그 자체의 근원적 문제들과 맞물리면서 더욱더 크게 증폭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형법과 형벌과 감옥 제도의 폐지주의에 대해서는 기존 제도권은 말할 것도 없고 학계와 시민사회 진영의 어느 누구도 논의하고 있질 않다. 이른바 ‘법질서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사형제 폐지의 경우 엄청나게 많은 일반 형사처벌 대상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한 사형수들에게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집행하지 않도록 하는 게 국가권력 측에게 큰 부담이 아니며 그래서 어렵지 않게 사실상의 사형제 폐지 국가가 된 반면, 범죄란 존재론적 근거가 없으며 이른바 국가의 형벌권 자체를 문제 삼고 이 형벌과 형사사법제도 일반을 폐지하자는 운동과 이론은 지극히 위험천만한(?) 것일 수밖에 없다.
사형제 폐지란 이 책에서 주장하는 형벌 폐지주의 시각에서 보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저자는 형사사법이 안고 있는 근원적 결함을 이유로 검찰, 형사법원, 교도소 등과 같은 형사사법제도 그 자체를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최소한의 강제수단은 형벌 아닌 새로운 폐지주의 시각에서 지극히 제한적인 수준에서만 남겨두도록 하자는 것이다.

폐지주의란 통상 범죄(개념)의 폐지, 범죄로 규정하는 범죄화(형법)의 폐지, 감옥의 폐지, 형사사법제도의 폐지, 피해자의 폐지 등으로 나뉜다. 예컨대 “좋은 감옥” 혹은 “감옥의 모델” 같은 건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감옥이란 본질적으로 억압제도이자 부패제도인 까닭에 법을 통하여 사람을 사람답게 다룬다거나 제대로 치유하는 사회적 모델로 개선한다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범죄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론적 근거가 없는 허구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본 저자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신랄하다. “범죄란 형사정책과 범죄정책의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형사정책과 범죄정책이야말로 바로 그 범죄라는 것을 만들어낸 것이다. 형법 즉 범죄로 규정하는 범죄화란 사회적 현실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수많은 방식들 중 한 가지일 따름이다.” 저자는 현대국가에서 형사법원과 판사의 재판과 판결이란 성경에 나오는 “최후심판”을 판박이한 것이라고 본다. 법이 하느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저자는 범죄란 건 아예 존재조차 하질 않으며, 단지 ‘문제상황’이 있을 뿐이고, 실제로 범죄란 형사사법제도가 자기 존립을 위하여 ‘허구적으로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폐지주의는 좌파 현실주의 범죄학 이론,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회비판이론, 무정부주의 정치철학 등과 같은 세 가지에 그 사상적 뿌리를 두고 있다. 저자는 형법의 핵심이란 지금도 여전히 저 중세시대 마녀재판과 동일한 억압제도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형법은 처음부터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가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야기하는 제도로서 등장하였다고 본다. 사건이 일어난 이후 형사적 대응이란 예방이 아니며,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을 사회로부터 떼어 내버리는 작용에 불과하다. 따라서 폐지주의는 형사적 강제 수단을 폐지하고 대신 회복이나 보상의 방법으로 바꾸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폐지주의란 국가가 ‘범죄를 훔쳐 내’ 형사사법절차를 통하여 형벌을 가하는 현행 형사사법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사회가 자율적으로 범죄 아닌 ‘문제 상황’을 중재 조정 등의 방법을 통하여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예컨대 민사재판 혹은 제3자를 통한 중재조정, 의학치료, 재교육, 재활교육, 공동체의 역할 강화 등이다. 요컨대 폐지주의란 단순히 범죄학이론이나 형법이론 차원이 아니라, 사람다운 삶을 살아나가고자 하는 사람소리,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비전, 이 시대 시급하게 채택해나가야 하는 사상인 셈이다.
저자는 자신의 집이 3주 동안 두 차례 강절도를 당하여 온통 털리고 망가진 바 있으나, 한 달 보름 후에 물건들을 되찾았으며,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 처리하였고, 관련 3명의 청소년들 부모와 화해하고 좋은 친구가 된 경험을 예로 들고 있다. 그는 억압기구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부당하며 불필요한 고통을 가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 피해자를 포함하여 분쟁이나 갈등의 당사자들에게 아무런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고, 억압기구에 대한 감시나 감사 그 자체가 어렵게끔 되어 있다는 점들을 들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특권계급 폐지, 노예제 폐지, 사형제 폐지, 학교체벌금지 등에서 폐지주의가 실현되어왔다. 그리고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마약 사용의 비범죄화, 존엄사, 동성애 등과 같은 폐지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정부도 부시정권과는 달리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한 단속은 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는 오바마정부 들어서서 연방검찰총장이 천명한 방침이다.
이 책은 사법 선진국 네덜란드와 미국 프랑스 등만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나라의 이야기를 그것도 너무나 적나라하면서도 정확하게 진단하면서 올바른 폐지주의 처방을 내리고 있다. 지금까지 기계적으로 삼권분립이니 사법부의 독립이니 법관의 독립이니 양심이니 외쳐온 우리나라도 이제 왜 이런 형사사법 폐지주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울림을 주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며 진지하게 성찰해볼 때가 되었다.
외국의 폐지주의 운동이 감옥폐지운동이 주를 이루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촛불집회 사법처리에서 법원마저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독점한 채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져 있는 검찰의 눈치를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검찰 폐지운동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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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옮긴이의 말
서문
스페인어판 서문
이탈리아판 서문
이탈리어판 옮긴이의 말

제1부 루크 훌스만 인터뷰

i. 상황과 사건
ii. 내면세계

제2부 형법과 형벌과 감옥 폐지주의
i. 폐지주의란 무엇인가?
ii. 어떠한 자유를 지향하는가?

제3부 발문과 해설
i. 루크 훌스만과 형사사법제도의 패러독스
ii. 권력기구 : 형사사법제도의 애매성
iii. 스페인어판 발문
iv. 국가란 위험천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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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 훌스만(1923~2009)
루크 훌스만은 1923년 네덜란드 케르크라데에서 석탄 광산회사대표인 아버지와 음악인 가정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네 살 밑의 동생은 심리학자였다. 1944년 21세 때 나치독일점령 당시 레지스땅스 활동 을 하다가 체포되어 아머스푸트 강제수용소로 이송되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레이덴 대학에서 형법과 범죄학을 공부하였다(~1948. 지도교수 레이덴대학 범죄학연구소 소장 반 베멜렌 교수). 1948~1954년 네덜란드 전쟁부, 1955~64년 네덜란드 법무부 근무. 유럽이사회 네덜란드대표 및 유럽이사회산하 범죄문제대책위원회 위원장, 1965~7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 형법 및 범죄학 교수(이후 명예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1978년 유럽의 각국 학자들과 함께 ‘유럽연합 알코올과 마약정책 연구과정’(‘에라스무스코스’)을 설립 운영하였으며,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바라타와 함께 비판범죄학을 강의하였고, 제자들이 전세계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1971~99년 네덜란드 형사사법개혁시민운동단체인 꼬른헤르트연맹을 설립 운영하였으며, 1986년 이후 아르헨티나를 종종 방문하였으며 루크 훌스만의 저서와 논문 등이 남미 전역에 번역 소개되고 폐지주의 사상이 크게 보급되었다. 그리고 네덜란드 경찰의 교육훈련기관의 총본산인 경찰아카데미 운영위원도 역임한 바 있다. 국제마약정책학계와 시민단체들은 루크 훌스만이 네덜란드 마약 비범죄화 정책의 지주로 수십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며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운동을 벌이고 있다. 루크 훌스만은 노르웨이의 닐스 크리스티 및 토머스 마티센과 더불어 세계 형벌폐지주의 3대 사상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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