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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수평선(문학과지성 시인선 292)
저자 : 김형영 ㅣ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2004.10.13 ㅣ 93p ㅣ ISBN-13 : 978893201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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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시 > 한국시
시인의 가슴으로 감동한 것을 다른 사람의 가슴에도 똑같이 감동할 수 있게 하는 시를 쓰기 위해 부단한 걸음을 늦추지 않는 김형영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낮은 수평선』이 문학과지성사에서 발행되었다. 이 시집은 원숙해질수록 깊어지고, 깊고 오묘한 것일수록 단순하고 맑게 빚어지는, 고전적 미학의 한 정수를 보여준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수평선의 풍경을 먼저 그려낸다. 김형영의 하늘과 바다는 밖의 풍경 아닌 마음의 심상이다. 둘은 시인의 마음속에서 둥글게 어울려 있다.

얼마나 아득하기에
천 번 만 번
처음인 양 밀려왔다 밀려가는가
아무리 꿈꾸어도 가 닿지 못하는
너와 나 사이
둥근 금줄이여

어느 하루 편한 날 없었다
빛이 끝나는 그곳을
바라보고 바라보고 바라보아도
잴 수 없는 거리여
하늘의 천둥 번개도
바다의 해일도 지우지 못하는
내 마음 수평선이여
-「수평선 3」

수평선은 시인의 마음속에 존재하며, 이 수평선은 하늘의 천둥 번개도 바다의 해일도 지우지 못한다. 우리의 시각을 통해 인지되는 수평선은 하늘과 바다를 갈라놓는 경계의 금인데, 여기서는 그 일을 하지 않는, 독특한 금줄, “너와 나 사이/둥근 금줄”이다. 구별과 선 대신, 하나로 어우러진 ‘둥금’의 세계를 그리워하는 그에게 수평선은 원망의 금줄로 극복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시인은 ‘빛이 끝나는 그곳’을 ‘바라보고 바라보듯이’ 항상 일정한 거리에서 사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봄’과 ‘보임’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화자의 태도가 된다. ‘봄’과 ‘보임’을 통해 시인은 한 평면 공간에 널려 있는 풍경이나 사물들을 무연히 바라보다가 문득 그 사이에서 기억이라는 시간의 공간으로 그 응시 대상을 이동시킨다. 그 기억은 시인 자신의 것이며 거기서 그는 부끄러움을 발견한다.

내가 살아서 가장 잘하는 것은 멍청히 바라보는 일이다. 산이든 강이든 하늘이든, 하늘에 머물러 사라지는 먹장구름이든, 그저 보이는 대로 바라보는 일이다. 한밤중 홀로 (깨어) 수곡지에 낚시를 드리우고 찌를 바라다보듯 그렇게 바라보는 일이다. 무슨 새가 울고 무슨 꽃이 피고 질 대도 그 이름 같은 건 기억하지도 않고 그냥 무심히 바라보는 일이다.

겨우내 땅속에 숨었던 생명들이 궁금해지면 봄비를 시켜 그 땅속 생명들을 불러내시는 하느님처럼 지난 기억들을 불러내어서는 마음벽에 걸어 놓고 또 그걸 한없이 바라보는 일이다. 아예 눈감고 누워 꾸벅꾸벅 졸듯이 바라보는 일이다.

그러나 어느 날 어딘지 거기 눈앞을 가리는 것들 사이로 나를 바라보는 내가 보이기라도 하면, 두렵고 부끄러워 그만 돌아눕고 돌아눕고 돌아누워버리지만, 깊어가는 밤중의 별처럼 더 뚜렷해지는 내 삶의 그림자여. 그래도 자꾸만 끼어드는 보이는 것, 보이지 않으면서 보이는 것들까지도 멍청히 바라보기만 한 이 일 하나는 참 잘한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시 정신」

시인은 기억 속에서 부끄러움을 발견하고 자신의 답답함을 ‘하늘’로부터 이해받고 싶어하지만 막상 하늘 앞에서도 여전히 그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하염없이 풍경만을 바라보는 이 ‘바라봄의 시학’은 그러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현상적인 세계를 지우고 내면 속에서 새 현상을 만들어보는 소멸과 출현의 시학으로 거듭난다. 시인의 고통받는 양심은「밤눈」에서 ‘눈을 감아도 보이지 않’고 ‘눈을 떠도 보이지 않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로 시적 자아를 몰아가고 ‘나를 지우’는(「저무는 언덕」) 시적 자아의 소멸까지 야기하고 있지만 곧이어 눈 없이도 볼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출현한다.

눈 감기듯
눈 감기듯
겹겹이는 누워서
먼 산이야

부르면 연이어
돌아눕는 산
밤늦도록 바라보는
먼 산이야

언제든 눈 감으면
눈 감기듯 넘어가는
먼 산이야
-「산 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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