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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13)
저자 : 이성복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주)

1992.01.01 | 122p | ISBN-13 : 978893200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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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시 > 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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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것이 연상작용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잠재의식을 해방시킴으로써 인간자체의 해방이 이룩되기를 바랐다. 그 해방을 논리의 기반이 되는 자아를 무력화시켜서 더욱 근원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잠재의식을 풀어놓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삶을 통해 서 얻은 고통스런 진단을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양상으로 확대하면서 우리를 끈질기게 그리고 원초적으로 괴롭히는 병든 상태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많은 미발표시들을 포함한 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는 이 같은 우리의 아픔으로부터 깨어나게 하는 진실의 추구에서 얻어진 귀중한 소산이다.



[시인의 산문]



대체로 우리는 아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몸 어딘가가 썩어 들어가는데도 아프지 않다면, 이보다 더 난처한 일이 있을까? 문제는 우리의 아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있다. 오히려 아픔은 <살아 있음>의 징조이며, <살아야겠음>의 경보라고나 할 것이다.



정신의 아픔은 육체의 아픔에 비해 잘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은 병들어 있으면서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의 아픔, 그것만 해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병들어 있음을 아는 것은, 치유가 아니라 할지라도 치유의 첫 단계일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픔만을 강조하게 되면, 그 아픔을 가져오게 한 것들을 은폐하거나 신비화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다. 그 진실 옆에 있다는 확실한 느낌과, 그로부터 언제 떨어져나갈지 모른다는 불안한 느낌의 뒤범벅이 우리의 행복감일 것이다. 망각은 삶의 죽음이고, 아픔은 죽음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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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jddb*** 별 별 별 별 2001/11/16
A는 B를 좋아하고 B 와 C는 서로를 좋아한다. 단 ,대개 B는 이 같은 감정 에 무감각하다. 그렇다면, 이 부적절한 관계의 문제는 누가 풀어야 할까. 시를 읽는다는 것은 삼각관계를 적절히 풀어내는게 아닌가 생각하 적이 있었다. 예컨대, A를 독자라고 두고, B가 시 ,C가 시인이라면 이 수수께끼의 정답은 뭘까 하는 얘기다. 나는 정답이 C라고 생각했다. 이는 시인이 소위 열쇠를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그러하다는 것인데, 문제를 좀더 구체화하여 80 년대의 대표 시인이라 불리는 이성복을 C 에 대입시켜보자. 많은 사람들(독자)은 이성복이 동시대라는 방문의 열쇠를 가진 사람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또한 그와 함께,그들(독자)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가 시를 통해서 7.80년대라는 시대의 문으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가 그 열쇠로 문을 열수도, 혹은 숨길 수도 있음에 주목한다. 여태껏 깨어 지지 않고 있는 이성복 신화에 관여한 사람들은, 물론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 일 것이다. 기실 그가 70년대 말에, 내놓은 이 시집의 파괴적인 힘은 신화 비슷한 것을 만들어낼 만한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그가 문을 열었느냐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앞서 이성복 신화의 힘은 파괴적인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이는 시 창작 방법론에 있어 전대의 형식을 해체했다는 의미를 포함, 그가 지닌 사유의 형태까지를 한데 아우르는 의미로도 확장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즉, 그의 이 시집의 경우 그가 구사하는 언어나 상상력은 기괴하고 , 불쑥 불쑥 드러나는 아포리즘은 시대의 환부를 아찔할 만큼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사유의 형태는 어떠한가. 시인은 본질적으로 고뇌하기만 하는 인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아수라장이 된 세계와 그 곳에 추락한 사람들의 숙명적인 삶을 바라보면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괴로워한다. 이를테면 지금 우리들의 현실이 삶이 아니 라고 말하는 시인은 실제로 단지 현실 밖에서 현실의 삶을 추측한 것 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성복은 열쇠를 숨긴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나는 노코멘트임을 미리 밝혀야 겠다. 사실 내가 진실이 무엇이며 그 본질이 무엇인지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 시점에 그 대답이 가장 적절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는 그의 철저한 자기고뇌의 시를 비판하고, 비참여적인 그의 시작을 비난하기에는 인문학적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 물론 나는 진정으로 이성복의 신화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한편, 그의 신화가 깨어지기 또한 바란다.그러나 이것은 그 만큼 시를 사랑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난데없이 왜 사랑 타령이냐고 물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가 쓴 자신이 병들 어 있음을 아는 것은 치유가 아니라 할지라도 치유의 첫 단계일 수는 있다 라는 글귀를 기억한다. 이 말은 시는 본질적으로 우리의 곪은 환부에 바르는 약일 수는 없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나는 그에 관한 신화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것도 어쩌면 시인의 시에 대한 이러한 깊은 애정을 많은 사람들이,짐작하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그가 열쇠를 숨긴 것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그는 어쩌면 열쇠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혹은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열쇠는 맞지 않는 헛 것 일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나는 그의 신화가 깨어지는 것이 두려워지기도 한다.그러나 신화란 본래 환상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누군가 그가 지키고 선 문 앞으로 다가 가 문고리를 돌려보기 만이라도 할 일이다. 문은 실상 잠겨있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기회는 A와 C에게 균등하게 주어져 있었는지도 모르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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