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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저자 : 이승수 ㅣ 출판사 : 돌베개

2006.09.05 ㅣ 245p ㅣ ISBN-13 : 9788971992463

정가9,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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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A5(210mm X 148mm, 국판)
제품구성 반양장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인문 > 문학 > 소설론/시론
이 책은 조선시대를 주요 배경으로, 이익과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의 사유와 삶을 존중했던 옛사람들의 아름다운 사귐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여러 삶의 조건들이 달랐지만,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신뢰했다. 저자는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기록에 남은 감동적인 일화들, 주고받은 편지와 시, 그림 등을 재료로 정몽주와 정도전, 이황과 이이, 이항복과 이덕형 등 스물네 사람의 사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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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책머리에 그대 기다려 거문고를 타리라
신륵사 뒤뜰 석종의 침묵 - 나옹화상과 이색
두 호걸 한 지점에 서다 - 정몽주와 정도전
떠도는 이들의 애틋한 마음 - 김시습과 남효온
속리산과 지리산의 대화 - 성운과 조식
도산서원에서의 이틀 밤 - 이황과 이이
도의로 따르는데 행적을 따질 건가 - 양사언과 휴정
국난시의 어진 두 재상 - 이항복과 이덕형
우리 사이가 맑은 까닭은 - 허균과 매창
심양 객관의 자욱한 담배 연기 - 김상헌과 최명길
호한과 녹림객의 산중 결교 - 임경업, 이완과 녹림객
사제가 벗이 되는 이유 - 이익과 안정복
북경에서의 한 점 인연과 긴 여운 - 나빙과 박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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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홀연히 잠에 든 제
시문견폐성(柴門犬吠聲)에 반가운 벗 오는고야
아희야 점심도 하려니와 탁주 먼저 내어라


조선 후기 김창업의 작품이다. 화자는 거문고 줄을 잘 골라놓고 튕겨도 보고, 솔바람 소리에 맞춰 새로 얻은 곡조를 타보기도 한다. 하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어 결국 거문고를 벽 한구석에 세워놓고 홀연히 잠에 들었다. 그때 사립문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연주를 들어줄 손님이 찾아온 것이다. 너무 반가워, “점심상 올릴까요?” 하고 묻기도 전에 “술상 내오너라. 점심은 조금 있다가 먹자” 하고 부엌을 향해 소리친다. 찾는 이 없는 소박한 집의 낮은 적막하고 길다. 마치 보통 사람들의 삶처럼. 그 집은 손님이 찾아오면서 아연 활기를 띤다.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은 한 사람의 지기(知己)를 얻는 순간 생동감으로 넘치게 된다.

이 세상에 한 사람 지기(知己) 있다면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거나,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의 지기를 얻는다면 충분하다”는 등의 비장한 말들을 되뇌었다. 마음과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제 아무리 뛰어난 재주를 가졌어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당나라 때의 시인 왕발은 “이 세상에 한 사람 지기 있다면, 하늘 끝에 있어도 이웃과 같네”라고 읊조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기, 즉 나를 알아주는 참된 벗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사마천은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살았을 때, 한 사람은 넉넉하고 한 사람은 빈한할 때, 한 사람은 신분이 높고 한 사람은 낮을 때 사귀는 정(交情)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죽음이 가까워지면서 사람은 차츰 혼자 남게 된다. 이렇게 철저하게 혼자, 즉 고독한 개인이 되었을 때의 벗이 참된 벗이고, 그들의 사귐이 바로 진정한 사귐이다. 이때 벗은 나를 발견하는 거울이고, 내 고독을 감싸주는 울타리이며, 내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는 보루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를 주요 배경으로, 이익과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의 사유와 삶을 존중했던 옛사람들의 아름다운 사귐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이념, 나이, 계층, 성, 지역 등 여러 삶의 조건들이 달랐지만,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신뢰했다. 저자는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기록에 남은 감동적인 일화들, 주고받은 편지와 시, 그림 등을 재료로 정몽주와 정도전, 이황과 이이, 이항복과 이덕형 등 스물네 사람의 사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진정한 사귐의 요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외적인 조건의 차이를 인정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교감하며 소통하는 관계여야 한다. 세상 모든 존재는 다르며, 조건이 같아서 친하게 지내는 것은 대수로울 게 없기 때문이다. 둘째, 영속적인 연대감이나 결속보다는 순간의 신뢰와 합일이 더 중요하다. 셋째, 서로 사유와 삶을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주려는 정신이 필요하다. 즉, 진정한 사귐이란 성숙한 인격을 지닌 자유로운 영혼들의 대화 또는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을 한 줄로 꿰는 주제이다.

옛사람의 아름다운 사귐을 이야기하다
한때 ‘친구 찾기’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 함께 뛰놀던 친구를 찾아 아련한 옛 추억을 되살리고 소원했던 인간관계를 회복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저자는, 참된 벗은 단순히 비슷한 또래의 동년배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학벌이나 권력, 이해관계 따위로 얽힌 사이는 더더욱 아니다.

가난한 날에 사귄 벗
백동수는 조선 후기의 무인으로, 1790년 『무예도보통지』의 편찬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서얼이라 세상에 크게 쓰이지 못하고 결국 강원도 인제 산골로 낙향하게 되었다. 같은 서얼로 의기가 맞았던 박제가가 그를 전송하는 글을 지어주었는데, 글은 가난한 날의 우정이 소중함을 말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벗의 유형을,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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