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압록강을 건너다
2. 드디어 북경에 들다
3. 천주당과 유리창에 가다
4. 천애의 지기를 이루다
5. 의무려산에 오르다
출판사 서평


18세기 고어의 미려함을 되살린 현대어역


이번에 출간된 돌베개의 책은 장서각에 소장된 한글본 연행록을 알기 쉬운 현대어로 옮긴 것으로, 한문본 『담헌연기』(湛軒燕記)와 한글본의 이본 및 영인본 등의 비교를 통해 18세기에 작성된 내용에 가장 근접한 현대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리되었다. 특히 18세기 고어의 느낌과 고유의 문체를 최대한 살려주면서도 일반인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도록 교열하여 재편집하였는데, 어려운 고어마다 해석을 달아주었으며 역사적인 지명이나 용어에 대해서는 주석을 통해 상세한 해석을 덧붙였다.

원래의 한글본 연행록은 홍대용이 1765년 11월 2일 고향을 출발할 때부터 1766년 4월 27일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날짜와 거쳐간 곳을 중심으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되었으나, 이 책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내용들은 일부 삭제하였고, 그 빠진 날의 기록들은 간략히 요약하여 [각주]에 제시하였다.

한편 부록으로 박지원의 [홍덕보 묘지명](洪德保墓誌銘)과 [회우록서](會友錄序), 이송(李淞)의 [담헌 홍덕보 묘표](湛軒洪德保墓表)를 실어 당시 홍대용과 교류했던 지식인들이 그의 중국 여행을 어떻게 평했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홍대용의 주요 연보 및 저서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함께 홍대용이 서울을 출발하여 북경에 도착하기까지의 여행 경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최근 북경에서 발견된 홍대용의 초상화와 그와 교류했던 청나라 선비 엄성의 초상화를 함께 실어 북경 여행 당시 홍대용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8세기 조선 지식인 중국을 가다


1765년 홍대용은 연행사의 서장관으로 뽑혀 중국에 가게 된 작은아버지의 개인 비서격인 자제군관 자격으로 중국 여행에 동참하게 되는데, 중국으로 보면 건륭황제의 시기였다.

이 책에는 홍대용의 자전적 고백과 개인적인 일상의 기록에서부터 중국의 문화와 서양 문물을 바라보는 주체적인 역사 의식, 그리고 지적 호기심 가득한 과학자로서의 진보적인 면모와 통찰력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홍대용이 북학파의 사상적 지도자였던 것과 아울러, 『의산문답』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학문적 넓이는 바로 이곳에 그대로 요약되어 있다고 할 만하다. 이 일기에서 보여준 그의 지적 호기심은 학문론에서부터 역사, 주자학, 양명학, 시론, 화론(畵論), 천문학, 수학, 음악, 병법, 과거론, 인격론 등등 백과전서적인 편폭을 지니고 있어 당시 홍대용의 사상이 조선시대 실학자들에게 주요한 학문적 원천이 되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18세기 조선과 중국의 문화와 풍습 및 두 나라 문화 교류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