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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생태사상(돌베개 한국학총서 3)
저자 : 박희병 출판사 : 돌베개(주)

1999.06.15 | 383p | ISBN-13 : 978897199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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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동양철학 > 동양철학일반/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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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가 우리에게 만물이 근원적으로 하나라는 "만물일류"의 가르침을 준다면 서경덕은 삶과 죽음에 대한 자연 철학적 성찰을 보여주며, 신흠은 학문이 단순한 지식추구가 되어서는 안되며 생과 세계에 대한 정신적 깨달음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파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홍대용은 광대한 우주적 차원에서 인간과 물이 대등하다는 이른바 "인물균"의 사상을 제기하고 있으며, 박지원은 도를 깨닫는 마음이라 할 "명심"에 대한 강조와 글쓰기에 대한 혁신을 통해 인간, 사회, 자연을 통합하고자 하였다.


<서평 : 한국일보>

「한국의 생태사상」(돌베개 발행)은 한국 전통사상에 내장되어 있는 생태주의적 사유를 탐색하기 위해 쓰여졌다.

지은이 박희병(43·서울대 국문과 교수)씨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와 조선시대 학자 서경덕·신흠·홍대용·박지원의 사상을 시학과 문예론을 중심으로 생태주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이규보의 「만물일류」(萬物一流·생명있는 모든 존재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서경덕의 철리시(哲理詩·철학적 이치를 읊은 시), 신흠의 자연시학(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런 시로써 도(道)에 이른다는 사상), 홍대용의 「인물균」(人物均·하늘의 입장에서 볼 때 사람과 사물은 균등하다), 박지원의 생태주의 산문시학 등을 분석하고 있다. 우리 전통의 지적 자산을 생태주의 관점에서 새롭게 읽어낸 최초의 저작이다.

한국 한문학을 연구하는 고전학자로서 그가 생태주의에 관심을 둔 것은 80년대 후반 환경·생태문제의 심각성을 절감 하면서부터다.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화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게 허황된 것임을, 특히 생태문제는 그런 낙관적 전망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면을 응시하고 삶과 사유의 새 틀을 짜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지요』

이 책은 그러한 반성의 과정이자 결실이다. 그는 『우리의 지적 전통에서 찾아낸 생태주의적 실마리가 새로운 세계관 형성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이 책은 동시에 글쓰기를 통해 생태주의를 실천하려는 지은이의 자기다짐이기도 하다.

『박지원은 글쓰기를 「집을 찾아가는 행위」 곧 자신의 본분으로 되돌아감, 「수분」(守分·분수를 지킴) 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글쓰기는 욕망을 자극하고 남을 유린하는 반생태주의적인 것이 범람하고 있지요. 인간 본연의 자세를 추구하는 참된 글쓰기는 반성적 작업이며 따라서 생태주의 실천의 작은 길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생태주의적 전망에 있어 고전의 지혜를 어떻게 오늘에 되살릴 것인가. 그는 『과거의 지혜는 자본주의 비판을 매개할 때에만 현실성과 역사적 방향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자본주의는 생태주의의최대 장애물입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와 엉겨붙어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지 않는 한 모든 게 헛 것입니다』

11월 안동에서 열린 국학대회에서 그는 이러한 생각을 「비판적 생태문예학」으로 제시했다. 『생태문예학은 문학비평·연구·교육을 총괄하는 새로운 분야이며 본령은 비판에 있습니다. 자본주의 비판 위에서 출발하지 않는 한 그것은 자기위안에 그칠 것입니다』

우리의 고전에서 생태주의를 탐색하는 그의 작업은 조선시대 문인 김시습, 실학자 최한기 연구로 계속될 예정이다.

/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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