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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세계문학전집406)
저자 : 이사벨아옌데 ㅣ 출판사 : 민음사 ㅣ 역자 : 조영실

2022.05.31 ㅣ 452p ㅣ ISBN-13 : 978893746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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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사진의 언어이고 세상의 영혼이란다.
그림자 없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지.”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이사벨 아옌데
『영혼의 집』, 『운명의 딸』과 삼부작을 이루는 아옌데 문학의 정수
불의에 맞서 투쟁하고 주체적 삶을 살았던 여성들의 연대기


▶ 『세피아빛 초상』속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 시공을 뛰어넘는 호소력을 지닌 매혹적인 역사 이야기. - ≪시카고 트리뷴≫

▶ 웅장하고 스펙터클한 상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흡인하는 아옌데의 놀라운 힘. - ≪북 매거진≫

라틴 아메리카 여성 해방의 역사를 제시하며 가르시아 마르케스 이후 가장 뛰어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이사벨 아옌데의 『세피아빛 초상』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이사벨 아옌데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다니며 성장했고, 삼촌인 살바도르 아옌데 칠레 대통령이 피노체트의 쿠데타에 의해 실각하며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베네수엘라로 망명했다. 그 시기에 첫 소설 『영혼의 집』(1982)을 펴냈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사벨 아옌데는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를 계승하면서 여성, 유색 인종 등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의 삶을 조명하여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세피아빛 초상』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했던 아우로라의 삶을 보여 주며 『영혼의 집』의 클라라, 『운명의 딸』의 엘리사와 함께 4대에 걸친, 여자들의 역사를 연결하며 삼부작을 완결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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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 1862~1880 9
2부 1880~1896 133
3부 1896~1910 291
에필로그 430

작품 해설 432
작가 연보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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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혼혈이자 사생아로 태어나 어린 시절에 받은 충격으로 다섯 살 이전의 기억은 모두 잃어버린 아우로라 델 바예. 부와 권력을 주무르는 여왕 같은 할머니 파울리나의 손에 자라난 아우로라는 반복되는 악몽을 치유하고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사진을 배우게 된다. 사랑을 찾아 칠레에서 캘리포니아로 무작정 떠나 중국인 타오 치엔과 금지된 사랑을 한 외할머니 엘리사 소머스, 여성 참정권을 위해 끊임없는 투쟁을 지속하는 니베아 등 역사의 굴곡 속에서 저마다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 여성들의 연대기를 한 가족의 역사 안에서 포착한다. 아우로라의 손으로 빚어진 그들의 초상은 곧 피와 고통으로 얼룩진 파란만장한 칠레 근현대사의 얼굴이다.

■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찾아가는 주체적인 여자들의 항해

『세피아빛 초상』의 배경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칠레의 발파라이소다. 189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 황금 열풍에 몰려들어 칠레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과 다시 칠레로 역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기선을 타고 오가던 두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근대화 시기를 그리고 있다. 당시 칠레는 근대화의 바람을 타고 보수 정권의 몰락, 개혁의 물결, 페루, 볼리비아와 벌인 전쟁 등으로 격동의 시기를 맞았다. 『세피아빛 초상』은 델 바예 일가를 중심으로 각자의 삶의 이유를 찾고자 했던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린다. 힘든 삶의 무게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가련한 여인이 아니라, 현실에 문제의식을 던지고 욕망하는 대상을 성취하며 강인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을 보여 준다. 아옌데는 작품 속에서 미국에서 유색 인종과 메스티소에 대한 백인의 멸시, 차이나타운에서 성행한 성매매 사업, 혼혈 가족 등 소수자를 조명하며 문학적 지평을 확장한다. “내가 쓰는 모든 작품은 자전적 요소를 갖고 있다. 왜 나는 어떤 것을 쓰려고 작정했는가. 왜냐하면 그것이 나에게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어떤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아옌데의 정치적 굴곡 속에서 자유를 갈망해온 삶의 궤적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 빛바랜 ‘세피아빛 초상’에서 다시 발견하는 미래

기억은 허구다. 우리는 부끄러운 부분은 잊어버리고 가장 밝은 부분과 가장 어두운 부분만 선택하여 인생이라는 널찍한 융단에 수를 놓는다. 나는 사진과 글을 통해 내 존재의 덧없는 상황을 이겨 내고 사라져 가는 순간들을 붙들어 과거의 혼돈을 벗겨 내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매 순간은 순식간에 사라져 금방 과거가 되어 버린다. 현실은 하루살이같이 덧없고 변하는 것이며 순수한 그리움일 따름이다. (430쪽)

아우로라는 유년의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흐릿해진 자신의 과거를 더듬어 재구성하려고 한다. 반복되는 악몽의 원인을 포착하기 위해 시작한 사진 찍기는 이 작품 속에서 중요한 모티프가 된다. 네거티브 필름을 현상하고 사진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아우로라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과 상황에 관한 혜안을 기른다. 사진이 포착한 진실은 때론 남편의 비밀을 드러내 괴로움을 주기도 하고, 파울리나와 엘리사로 대표되는 칠레 여성들의 삶을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상실과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나 주변의 여성들과 공감하고 연대하며 주체적인 삶으로 묵묵히 나아가는 아우로라의 여정에는 늘 카메라가 함께 한다. 아우로라가 그려낸 ‘세피아빛 초상’은 19세기 후반『운명의 딸』의 엘리사, 20세기 후반『영혼의 집』의 클라라가 보여 준 여정의 중간 시점에서 과거를 받아들이고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는 칠레의 여성상을 대변하며 삼부작의 대서사시를 완성한다.

아우로라의 ‘이야기하기’는 동시에 ‘글쓰기’이고, 이는 글쓰기를 통해 자아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문학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 주인공을 통해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소설에서 아우로라의 이야기하기와 사진 찍기는 오랜 악몽을 떨쳐 내는 것, 그리고 사랑과 믿음의 상실을 치유하는 것, 그리하여 온전한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 「작품 해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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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조영실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과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강사로 있다. 지은 책으로 『차이를 넘어 공존으로』(공저) 등이, 옮긴 책으로 『세상에서 나가는 문』, 『노새』, 『끝없는 사랑의 섬』, 『부에노스아이레스, 일상생활과 소외』(공역), 『세피아빛 초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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