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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사랑의 미래(민음의 시 283)
저자 : 김연덕 ㅣ 출판사 : 민음사(주)

2021.03.31 ㅣ 236p ㅣ ISBN-13 : 9788937409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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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시 > 한국시
깨지기 쉬운 시의 언어로 조각한
겁 없고 단순한 사랑의 얼굴


2018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연덕 시인의 첫 시집 『재와 사랑의 미래』가 민음의 시 283번으로 출간되었다. 김연덕 시인은 데뷔 이후 줄곧 사랑을 향한 시를 쓰는 일에 몰두해 왔다. “쓰는 자리와 사랑하는 자리가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랑은 언제나 시보다 환하거나 어둡다.”라고 쓴 데뷔 소감에서 사랑이 그의 시의 동력임이 잘 드러난다. 그러나 사랑의 얼굴을 정확히 포착하는 시를 쓰고자 하는 욕망과는 달리 사랑의 실체는 언어로부터 자꾸만 달아난다. 김연덕의 시는 욕망과 현실의 간극으로부터 출발한다.
시인은 숱한 실패에도 사랑의 시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유리 공예를 하는 사람처럼 신중한 태도로 사랑을 쓴다. 이 느리고 세밀한 시도들은 날카롭게 벼린 언어로 나타나기도 하고, 시인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삽입되기도 하며, 순간의 빛을 포착한 흑백 사진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이번 시집은 사랑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기 위한 모든 시도들의 총합이다. 실패할 것임을 이미 알고 시작한 시도들은 그 자체로 감동과 위안이 된다. 시집을 덮은 뒤 우리는 저마다 다른 형태일 사랑의 모호한 얼굴들을 가만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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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 너의 등 뒤로 미끄러지듯이 닫히는 문
긴 초들 15
긴 초 17
재와 사랑의 미래 19
roundwood 32
빙하의 빛 또는 가끔가끔 진짜일 수 있던 빙하 34
포프리 40
재와 사랑의 미래 43
나의 건설학교 54

2부
삼각산 59
여름장미 68
아이스버그 70
rose wood oil 74
사랑의 미래 76
재와 사랑의 미래 77
잠든 사람의 친구들 89
유리 장미 92
장미 유리 94
재의 미래 96
재와 사랑의 미래 98

3부
수만 가지 자세의 수만 가지 껴안음 111
악마는 왜 항상 일인분의 다정으로 오는가 117
라틴크로스 122
소외보다 나은 124
아는 사실 126
유리빛 128
그릭크로스 130
사랑의 미래 139

4부
예외적인 빛 147
사랑이 아니라고 외치는 사람의 사랑이 언젠가 잃어버린 슬리퍼를 찾을 때 158
사냥 전에 160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164
내가 사람의 말 안다 해도 166
웅크리기 껴안기 171
사월 비 176
유리함 178
재와 사랑의 미래 180
white bush 190

5부
서점은 구름과 고급 종이를 동등하게 파괴시킨다 195
 196
crop circle 198
현실은 시작되어야만 할 것이다 205

6부
재와 사랑의 미래 211
재와 사랑의 중추식 미래 219
발문┃성동혁(시인)
불분명한 미래만이 전부였을 때 221



[본 문]

우리는 나란히 누워 천장에 길게 난 유리를, 그 위로 일렁이는 나무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을 잡고 눈을 감고 반쯤 잠들어, 그간의 어떤 오후보다 사이가 좋게.
스스로 망가뜨린 기억도 잊을 수 있게.

나는 고개를 돌려 네가 움켜쥔 이불을 보고. 늘어나는 구석을 그대로 둔다. 네가 싸우는 싸움을 다 알 수는 없다.
―「재와 사랑의 미래」에서

문밖에 너무 많은 삶이 있어
문을 닫았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나는
내 나라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
창은
완전하고 고전적인 비바람을 차단시키며
꽃집은 반쯤 죽은 채 세로로
깊은 구조를 가진다
―「포프리」에서

사람보다 식물이 많은 곳에서

사람으로 손 잡은 우리는 사람으로 낮을 느끼고 사람으로 느낀 낮을 나누지 않고
선다
이렇게 기다란 선인장은 처음 본다는 말과
이렇게 매끄러운 팔을 처음 본다는 말이 다르지 않다 믿으며
서로를 늘린다
원하는 속도로
무한하게
―「아이스버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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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깎고 벼리고 만드는 사람

거기 쭈그려 앉아 얼음산을 깎는 네가 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사이즈 각얼음 앞의 너는 아주 어리고 아주 느려 어떻게 보아도 너 같지 않고 어쩐지 지금보다 지친 얼굴 나이 든 얼굴을 하고 있는데
―「재와 사랑의 미래」에서

김연덕의 시에는 ‘만드는 사람’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유리나 얼음처럼 작고 투명한 재료들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유리를 가열하고 얼음을 깎는 작업은 조금만 삐끗해도 과정 전체가 망가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화자는 곤두선 시선으로 재료들이 깨지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며 정교한 작업을 이어 나간다. 조각에서 솜털을 발견할 때까지, 미약한 빛에서 빛의 입자를 찾아낼 때까지 대상을 끈질기게 관찰하고 어루만진다. “어쩐지 지금보다 지친 얼굴 나이 든 얼굴”로 작업을 해 나가던 화자는 마침내 “어둠 속에서 유리는 따뜻한 동물처럼 보이”(「재의 미래」)는 순간을 마주한다. 차갑고 날카로운 재료들이 온기를 지닌 생명체로 거듭나는, 성립되지 않는 인과관계를 치열하게 설명하는 일이 곧 김연덕의 시가 된다.

■ 얼굴을 모르는 사랑과 나란히 서 있기

수영모를 쓰고
복잡하게 고안된 컴퍼스를 쥔
미래로 가는 사람 곁에

모르는 사랑 곁에 서 있다.
―「재와 사랑의 미래」에서

“복잡하게 고안된 컴퍼스를” 쥐고 작업대 앞에 앉은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완료된 작품을 완성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까다로운 재료들을 더욱 예리하게 벼리는 과정과 그렇게 완성된 작품들의 작고 약한 형상이 어쩌면 사랑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일까. 사랑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확언할 자신은 여전히 없지만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국 “사랑 곁에 서 있”게 된다.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해 내는 데는 실패했을지라도 사랑 곁에 머무는 일에는 성공한 것이다. 그리하여 『재와 사랑의 미래』는 사랑에 가닿아 보려 했지만 실패로 끝이 난 모든 시도들을 기록한 백과사전이자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괴로움과 기쁨, 슬픔과 혼란이 모두 이미 사랑과 가까운 곳에서 벌어진 일일지 모른다고 말해 주는 위로의 책이 된다. 현실이 ‘재’와 같이 보잘것없다고 느껴질 때에도 결국 그 미래는 ‘사랑의 미래’와 같을 것임을, 어쩌면 이미 사랑과 함께 걷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재와 사랑의 미래』는 보여 주고 있다.



추천사

굳건히 서 있는 하얀 초가 흘러내리는 일은, 눈을 감아야 보이는 신은, 사랑은, 미래는, 그것들의 언어는 왜 모두 투명한 것일까요. 무엇을 믿는 건, 스스로의 자리를 줄이는 일이기도 하죠. 비워 내다 비워 내다 연소되기도 하는 것. 스스로를 포기하는 신앙을 연덕은 알고 있죠. 선명한 것들이 뜨거워지다 투명해지는 순간을요.
―성동혁(시인)┃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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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덕
199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으며 2018 〈대산대학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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