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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저자 : 김형영 ㅣ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2021.02.15 ㅣ 336p ㅣ ISBN-13 : 978893203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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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시 > 한국시
소박한 시어들로 곡진한 서정과 깊은 영성의 파동을 담아낸
시인 김형영 스테파노 평생의 결실


올해로 시력 55년을 맞은 시인 김형영의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문학과지성사, 2021)가 출간되었다. 출간일인 2월 15일은 시인이 숙환으로 영면에 든 날이기도 하다. 투병 당시 시인이 자신의 시집 10권에서 직접 선한 시 213편과 함께, 오래 교유한 지기 김병익 문학평론가의 해설과 평생의 이력이 담긴 연보가 한데 담겼다. 시인 김형영은 자신의 인생을 네 가지 시기로 구분하여 ‘관능적이고 온몸으로 저항하던 초기’(1966~79), ‘투병 중에 가톨릭에 입교하여 교회의 가르침에 열심인 시기’(1980~92), ‘종교의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시기’(1993~2004), ‘자연과 교감하며 나를 찾아 나선 시기’(2005~19)로 제시한다. 이러한 변곡점에 따른 시 세계 변모를 잘 알 수 있는 대표작들을 추려내면서, 특히 2005년 이후의 시들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이 시기에 더 무게를 두었다. 2019년 출간한 『화살시편』에 담지 않았던 두 편의 미발표 시 「화살시편 30」 「화살시편 32」 또한 함께 묶었다.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태들을 가능한 한 가장 적은 언어와 속살거리는 음악으로 형상화한 시인 김형영의 시 평생이 여기 있다.

김형영이 바라는 “가장 신성한 시”는 세이레쯤의 아기 옹알이 같은 것이어야 하며 그 옹알이 같은 시는 나무와 같은 온존함, 한없이 퍼 담는 어린아이의 순진한 고집으로 이루어질 ‘음악’이리라. 시든, 종교든 혹은 사랑이든 속살거림이든, 이보다 더 아름다운 사태를 우리는 일상으로 겪어내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정황을 김형영은 가능한 한 가장 적은 언어로 형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끝내 시인이었다._김병익(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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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시인의 말

1966~1979
서시/귀면鬼面/잠시 혼자서/네 개의 부르짖음/나의 악마주의/벌레/뱀/달아, 높이높이 돋아서/야경/만월/선풍기/형성기/개구리/올빼미, 밤을 기다리다/지렁이/모기/풍뎅이/이 몸 바람 되어/내 가슴에 가슴을 댄/갈매기/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나는 네 곁에 있고 싶구나/능구렁이/그대는 문전에/부처/기다림 이후/인동忍冬/달밤/동행/저승길을 갈 때는/지는 달

1980~1992
가을 물소리/우리들의 하늘/떠도는 말들/오늘 밤은 굿을 해야지/나이 40에/나그네 1/나그네 2/나그네 4/겨울 풍경/가을은/꽃구경/배추꽃의 부활/꽃밭에서/엉겅퀴/목련 1/목련 2/별 하나/귓속말/내일은/통회시편 1/통회시편 2/통회시편 5/통회시편 6/상리 1/일기/차 한잔/내가 드는 마지막 잔을/나이 마흔이 넘어서도/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모래밭에서/너는 누구/아무리 화가 나시더라도/흐르는 물에서는/천년 자란 나무/아멘/나그네 8/만약에/변산 난초

1993~2004
부안扶安/무엇을 보려고/소래사/덕담/압록강/새벽달처럼/하늘과 땅 사이에/독백/인생/이제 한 번 더/화창하신 웃음/3막 5장/나를 깨워다오 닭아/들을 귀가 있으면 들으시라/비틀거리는 삶/눈물/그날/이름/누구신가 당신은/행복/알긴 뭘 알아/사랑의 꽃, 부활이여/네가 켜는 촛불은/엠마오로 가는 길에/저녁 연기/가라지/평화/네가 죄로 죽으니/바람/전야前夜/평화의 텃밭/떠나는 것은/자화상/수호천사/홀로 울게 하소서/호화 무덤/내 인생의 절반은/노루귀꽃/가을 하늘/수평선 1/올해의 목련꽃/촛불 하나/봄, 일어서다/고해성사/밤눈/거울 앞에서 1/거울 앞서 2/수평선 2/수평선 3/나/너!/어머니 마리아/지금도 세상은/거짓말/주님 안아보리라/쓸모없는 나무/변산 바람꽃/행복합니다

2005~2019
마음이 흔들릴 때/산책/꽃을 찾아서/생명의 노래/나무 안에서/시골 사람들은/늘 푸른 소나무/우리는 떠돌아도/누가 뿌렸나/양파/수면水面 2/무명씨無名氏/이것이 나였구나/내 그림자에게/당신이나 나는/날마다 생일날/너와 나 사이/엘 그레코의 「베드로의 눈물」/바보 웃음의 향기 하늘에도 퍼져라/나팔꽃/옆길/교감/쉬었다 가자/무에 대하여/땅을 여는 꽃들/I love you/조금 취해서/오늘은 당신 없이/봄·봄·봄/나무를 통해서/지금 여기에/밤/우리 동네/이웃/꿈/높바람/눈이 오시는 날/짝사랑/너 어디 있었나/바위와 꽃나무/양파와 쪽파/꿈을 찾아서/헛것을 따라다니다/사랑의 신비/제4과/건들대봐/큰일이다, 아/그 시간/시를 쓴다는 것/시/호號 이야기/오후 3시에/지금 피는 꽃은/우리의 꿈/제멋에 취해/수평선 9/그래도 봄을 믿어 봐꽃아/고래의 노래로 사랑의 등불을 켜다오/돌아가자/낙조대의 석양이여/채석강/내가 죽거든/뜸부기/화살시편 1/화살시편 2/화살시편 3/화살시편 4/화살시편 5/화살시편 6/화살시편 7/화살시편 8/화살시편 9/화살시편 10/화살시편 11/화살시편 12/화살시편 17/화살시편 18/화살시편 21/화살시편 24/화살시편 25/화살시편 27/화살시편 29/화살시편 30/화살시편 32

해설・“평생이 이 순간임을,”_김병익
연보
원문 출처



[본 문]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당신은 말을 잃고 내게 오는가.
사랑이라는 말
죽음이라는 말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당신은 내가 부를 이름도 없이 내게 오는가.

보이지 않는 당신
보이지 않는 육체
그럼에도 당신은 살아 있다.
어둠 속 깊이깊이
내 마음속 깊이깊이
내가 당신을 꿈꾸는 것처럼
당신은 나를 꿈꾸고

우리는 우리만의 세계를 가지리.
사랑의 힘으로
죽음의 힘으로
다시는 깨어날 수 없는
시간의 힘으로

천국이 있다면
우리가 그 천국을 이루리.
-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전문


기다리는 님이 오지 않았기에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오지 않았기에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기다리는 님은 오지 않았기에
나는 님이 누군지 알 것만 같다.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전문


남 칭찬하고
술 한잔 마시고,
많이는 아니고
조금, 마시고
취해서
비틀거리니
행복하구나.
갈 길 몰라도
행복하구나.
-「조금 취해서」 전문


머지않아 닥칠지 몰라.
봄이 왔는데도 꽃은 피지 않고
새들은 목이 아프다며
지구 밖으로 날아갈지 몰라.
강에는 썩은 물이 흐르고
물고기들은 누워서 떠다닐지 몰라.
나무는 선 채로 말라 죽어
지구에는 죽은 것들이 판을 치고,
이러다간
이러다간
봄은 영영 입을 다물지 몰라.
생명은 죽어서 태어나고
지구는 죽은 것들로 가득할지 몰라.

그래도 봄을 믿어봐.
-「그래도 봄을 믿어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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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저항하고 번민하던 젊은 시인
별안간의 병으로 죽음을 쓰다

모기들은 끝없이 소리를 친다
모기들은 살기 위해 소리를 친다
어둠을 헤매며
더러는 맞아 죽고
더러는 피하면서

모기들은 죽으면서도 소리를 친다
죽음은 곧 사는 길인 듯이
- 「모기」 부분

김형영의 이십대는 시의 언어로 세계와 불화하며 자신의 삶을 규정하고자 분투한 시기였다. 하찮은 모기의 작지만 강한 저항을 의미화했던 김형영의 「모기」는 “자신이 변화를 만들기에 너무 작다고 느껴질 때는 모기와 한 방에서 자보라”라고 말했던 달라이 라마의 격언을 떠올리게도 한다. 이 약한 소리에 담아낸 절박한 의지 때문에 유신 시절 군사 정권은 그의 시집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문학과지성사, 1979)를 판금시키기도 하였지만, 김병익은 이 시기 시인의 삶을 반추하며 그럴수록 “지옥을 기웃거리는/한 마리 개똥벌레가 되”어 “죽음만이 우리를 미치게 하는”(「나의 악마주의」) 전율을 관통했다고도 평했다.

죽음은 나의 친구로서
우리는 한통속이고
내가 죽으려 하면
죽음은 오히려 나를 타이르고
그래 나는 그런 죽음이 좋아
날마다 죽음과 더불어
노닥거리고
낄낄거리고
죽음 위에 누워 잠들기도 하는데

떠도는 말들은 여전히
내가 시커먼 죽음 속을 헤맨다고
떠돌아다닌다.
- 「떠도는 말들」 부분

그러던 중 시인은 이유 없이 찾아온 ‘조혈모세포 성장 기능 저하증’을 앓게 되었다. 빈혈과 혈소판 감소증으로 생사를 가늠할 수 없던 시기 그의 시에는 죽음의 이미지가 짙게 드리웠다. 소리꾼 장사익이 노래로 불러 널리 알려진 그의 시 「꽃구경」 또한 이 시기에 씌어졌다. 하지만 김형영은 죽음에 짓눌리기보다는 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죽음아, 내 너한테 가마. [……] 맨발로 너한테 가마”(「나그네 2」)라며 당당히 외친다. 그러던 중 1979년 김형영은 가족과 성당을 찾아 세례를 받고 영성에 관한 시를 다수 창작하기 시작한다.


교리를 깨닫고 체감하자 끝내 이른 자유
자연과의 교감으로 ‘나’를 발견하다

어디로 떠난다 해도 거기 내가 머무나니
님은 나의 두려움 없는 자유라
- 「바람」 전문

종교에 의탁하는 시기에도 김형영은 의탁하고 기복하는 세속 신앙에서 벗어나 교리를 공부하고 신을 탐문하고자 했다. 그가 깨달은 것은 “보이는 것에 희망을 두는 시대가 끝나야 한다”는 것. 하여 문학평론가 한수종은 그의 시에 관하여 “보이지 않는 신을 보고 있고 그래서 헛된 소망을 품지 않는다.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며 한없이 낮추는 자세로 겸허히 사랑을 나누는 진실된 인간성”이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겸허함과 순박함이라는 자기 본질에 이르러 “두려움 없는 자유”를 찾은 시인이 노년에 접어들며 눈을 돌린 곳은 바로, 자연이었다.

정녕 나무는 내가 안은 게 아니라
나무가 나를 제 몸같이 안아주나니,
산에 오르다 숨이 차거든
나무에 기대어
나무와 함께
나무 안에서
나무와 하나 되어 쉬었다 가자.
- 「나무 안에서」 부분

시인에게 자연은 단지 관찰과 향유의 대상이 아닌 ‘나’와 삶을 비추는 거울이다. 변화하는 계절과 움트는 약한 생명에 주목하며, 김형영은 삶의 근원을 깨달아가는 경지로 나아간다. “신성과 일상의 깊이를 동시에 탐색하는 길에 이르러, 궁극적인 존재 전환의 꿈을 노래하는 실존적 과정”을 거쳐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깊은 근원적 사유와 형이상학적 전율의 세계를 길어 올린 오롯한 결실”(문학평론가 유성호)을 맺은 때가 바로 그의 노년이다.

30년간 월간 『샘터』에서 근무한 출판인이자, 서정주·박목월·김수영의 제자였고, ‘칠십년대’ 동인이며, 한국가톨릭문인회의 일원이었던, 시와 책으로 한평생을 살아낸 김형영의 76년은 시선집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비춰오듯, 새봄 그의 시는 독자들과 함께 다시 꽃을 피우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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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영
시인 김형영은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66년 『문학춘추』 신인 작품 모집, 1967년 문공부 신인예술상에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칠십년대’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침묵의 무늬』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 『다른 하늘이 열릴 때』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새벽달처럼』 『홀로 울게 하소서』 『낮은 수평선』 『나무 안에서』 『땅을 여는 꽃들』 『화살시편』, 시선집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 한영 대역 시집 『In the Tree』가 있다.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육사시문학상, 구상문학상, 박두진문학상, 신석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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