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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서점
저자 : 김민채 ㅣ 출판사 : 북노마드

2019.10.20 ㅣ 288p ㅣ ISBN-13 : 979118656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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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B6(188mm X 127mm, 사륙판)
제품구성 단행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문학 > 수필 > 국내수필
“그래, 창업을 하자. 내 공간을 열고, 글을 쓰고, 계속해서 책을 만들자.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고, 온전히 나로, 나답게 살자.”


서울에서 부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한 편집자의 서점 창업 분투기. 부산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서점을 열기로 했다. 재개발, 권리금…… 어른들의 ‘이상한’ 경제에 힘이 빠졌다.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이렇게 힘들다니. 창업 중간, ‘아기’가 생겼다. 어떡하지? 포기할까? 그럼에도 하고 싶었다.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며 살기로 했으니까.
마음은 넘치지만 돈은 늘 모자라는 법. 사업계획서, 예산 수립, 셀프 인테리어, 사업자 등록, 계좌 개설, 도서 입고, 로고, 명함, 봉투, 사은품, 지도, SNS…… 모든 것을 ‘혼자’ 해냈다. 무언가를 ‘해본’ 사람이 되었다. 0에서 1로 나아가는 시간, 작은 책방 ‘취미는 독서’의 시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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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프롤로그/ 취업 말고 창업 -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며 살기

1. 창업 공간 구하기 - 도보, 공인중개사사무소, 모바일 플랫폼
2. 창업 전에 읽는 폐업 이야기 - 책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3. 우린 어디로 가야 할까, 재개발 - 갈 곳을 잃은 작은 가게 Ⅰ
4. 이상하고 나쁜 관행, 권리금 - 갈 곳을 잃은 작은 가게 Ⅱ
5. 서점은 근린생활시설: 건축물대장 - 건축물대장 열람으로 건물 용도 확인
6. 진짜 집주인은 누구: 등기부등본 - 등기부등본 확인 후 가계약 진행
7. 상가 임대차 계약을 진행하다 - 상가 건물 임대차 표준계약서
8. 나의 작은 가게, 나의 작은 거리 - 책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9. 우연히 문을 열고 들어간 취·창업지원센터 - ‘부산창업카페’의 교육들, ‘소상공인 지식배움터’의 E-러닝
10. 1인 사업장이지만 사업계획서를 쓰자 - 사업계획서, 쓸까 말까 한다면 꼭 써보는 것으로!
11. 넘치는 마음, 모자라는 돈 - 예산 수립: 비용 구체화하기, 상한선 두기
12. 예산이 부족하니, 셀프 인테리어 Ⅰ - 1단계: 기존 흔적 없애기
13. 아기가 생겼다: 창업은 어떡하지? - 창업 그만둬야 할까, 계속할 수 있을까
14. 예산이 부족하니, 셀프 인테리어 Ⅱ - 2단계: 새로 그리기
15. 예산이 부족하니, 셀프 인테리어 Ⅲ - 3단계: 채우기
16. 내 공간을 사랑하게 하는 놀라운 물음 - 책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17. 이름 짓기: ‘취미는 독서’의 탄생 - 책과 노래 등 좋아하는 것들 나열하기
18. 사업자 등록증에 적힌 내 이름 - 사업자 등록하기: 세무서, 국세청 홈택스
19. 돈을 주고받는 방법은 다양하게 - 사업자 계좌 개설, 카드 가맹점/모바일 간편 결제/소득공제 등록
20. 당신은 누구입니까? 해본 사람 안 해본 사람 - 책 『한숨의 기술』
21. 도매? 직거래?: 도서 입고하는 법 - 도매 업체, 출판사 직거래 계약
22. 책방의 얼굴: 로고가 필요해 - 로고, 명함, 봉투, 사은품 등 제작
23. 책방 소식을 전하자: 지도와 SNS - 카카오맵, 네이버 지도, 구글맵 등록 &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만들기
24. 해리단길: 젠트리피케이션이 두려워 - 핫플레이스와 임대료, 그리고 소상공인들25. 여기, 독립 출판물이나 굿즈는 없나요? - 독립 출판물, 굿즈 입고에 대한 고민
26. 0에서 1로 나아가기 - 책 『지적 자본론』
27. 첫 손님, 그리고 책방 정식 오픈 - 잔돈 준비, 주변 가게에 떡 돌리기

에필로그/ 책 속에 숨은 자유 - 이 ‘작은 책방’은 당신에게 무엇이 될까


[본 문]

이 모든 방식을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완전히 마음에 드는 장소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공간이 괜찮으면 예산을 초과했고, 예산에 맞추려니 환경이 너무 열악하거나 위치가 희망 지역을 벗어났다. 몸과 마음이 지칠수록 ‘그냥 적당히 괜찮은 데로 계약해버릴까?’라는 유혹이 자라났다. 그러나 짧은 자취 경력이나마 몇 번 집을 구하며 갖게 된 지론이 있었다. 정말 괜찮은 공간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단박에 ‘마음에 든다’는 느낌이 들며, 그런 곳이 며칠 둘러보며 나오지 않더라도 어느 때인가 나타나는 ‘타이밍’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언젠가 나타날 그곳을 기다렸다. 새로운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과 안면을 트는 일도 지겨워질 때쯤의 어느 날. 게으른 몸뚱어리를 겨우 일으켜 도보 탐방을 나섰고, 해운대에서 드디어 책방 자리를 만났다.
('창업 공간 구하기 - 도보, 공인중개사사무소, 모바일 플랫폼’ 중에서)

그런 의문을 품은 건, 책방을 열겠다고 마음먹으며 내가 걱정했던 부분들을 이 책을 통해 하나하나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책방 운영은 경제적인 면으로 따져보면 남는 게 거의 없다(듣던 바 그러했는데 직접 사업계획서를 쓰며 예상 순수익을 계산해보니 정말 그러했다. 책방을 통해 큰돈을 벌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업은 사업이니까). 또 작업실 겸으로 공간을 쓰기에는 책방 운영이 생각보다 손과 마음이 많이 드는 일이며, 손님맞이로 집중이 어려울 때가 많다(나는 외주 편집과 글쓰기를 그 간에서 해내고 싶다). 그 외에 조용한 성격의 내게 난생 처음 보는 손님들이 찾아와 말을 거는 일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낯선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까닭에 힘들어한 그의 일화가 있다)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모두 읽고 내가 내린 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경험을 해보기로 했다. 내 이야기를 만들기로 했다. 그것은 결국 다른 사람의 경험, 다른 사람의 이야기니까. 나는 나의 책방을 열고 나의 경험, 나의 이야기를 그려갈 것이다.
('창업 전에 읽는 폐업 이야기 - 책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중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뜻밖에 지점에서 나는 상처 받았고, 좌절했고, 화가 났다. “요즘 애들은 도전 정신이 없어”라는 말로 비아냥거리던 어른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우리는 정말 도전 정신이 없어서 야망이 없어서 열정이 없어서 대기업 취직을 노래하고 철밥통 갖기를 꿈꾸며 살고 있는 걸까. 앞서간 어른들이 부동산 놀이로 선점해놓은 부富는, 오로지 그들의 도전 정신과 야망, 그리고 열정의 결과물이었나. 우리 세대를 함부로 평가하는 어른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우린 어디로 가야 할까, 재개발 - 갈 곳을 잃은 작은 가게 Ⅰ’ 중에서)

거리와 사람들과 계속해서 영향력을 주고받고 변화해갈 서점. 나의 책방이 어떤 모습으로 시작되고 바뀌어갈지 한 치 앞도 알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내가 하려는 일이 단순히 책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리의 다른 가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일이며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사람들은 나의 책방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게 될까. 그들이 보고 느끼고 경험할 것들을 다섯 평짜리 작은 책방에 담아두기 위해 나는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할까.
('나의 작은 가게, 나의 작은 거리 - 책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중에서)

사업계획서 작성은 머릿속에 담겨 있던 아이디어들을 구체화하고 시각화하는 역할을 한다. 사업 주체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문서로 담아내는 것이다. 이 문서는 사업 당사자인 나뿐만 아니라 타인이 보아도 타당성이 있어야 하며, 누구든 이해하기 쉽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주석을 달고, 글로 풀어쓰기 어려운 항목들은 표와 이미지 자료를 이용해도 좋다. 1인 사업장이고 순수하게 내 자본만으로 창업을 하는 나는 어차피 혼자만 볼 것이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계획서를 완성했다. 단순히 혼자 볼 문서로 끼적거리는 게 아니라 완성된 형태의 문서로 만든 것이다. 총 15쪽짜리 사업계획서가 완성됐다. 그 문서를 깨끗한 종이에 출력해서 책방용 클리어 파일 제일 앞에 끼워두었다.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도록.
('1인 사업장이지만 사업계획서를 쓰자 - 사업계획서, 쓸까 말까 한다면 꼭 써보는 것으로!’ 중에서)

책방을 시작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작은 몸짓, 내가 그러하듯 아주 멀리에서부터 나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이 작디작은 녀석에게 당당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책을 파는 일도 한단다. 바로 그것이 아기와 만나면 속삭여줄 나만의 이야기였다. 나는 하려던 일을 ‘그만두지 않음’으로써 이 아이의 자부심이 되고 싶었다. 두 달 가까운 휴지기가 생긴 뒤, 다행히 입덧이 끝나고 컨디션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나는 다시 사업계획서와 책방 노트를 펼쳐 들었다. 책방의 내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아기가 생겼다: 창업은 어떡하지? - 창업 그만둬야 할까, 계속할 수 있을까’ 중에서)

어느 순간부터 변질되어버린 ‘취미는 독서’라는 말이 제 뜻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이름으로 결정했다고 거창하게 의미를 붙일 수도 있겠다. 책방을 통해서 독서라는 취미생활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하고, 또 그런 이들이 당당하게 “내 취미는 독서야”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 누군가의 독서 취미가 이 책방을 통해 꾸준히 이어져갔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 말이다. 책방 이름이 탁월한 감각으로 잘 지어졌는지, 너무 길지 않아 잘 기억될 수 있는지, 너무 낯선 용어가 아니고 너무 어렵지 않은 이름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스스로의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이라고, 꿈꾸던 공간에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취미는 독서’는 내게 너무 사랑스러운 이름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이름 짓기: ‘취미는 독서’의 탄생 - 책과 노래 등 좋아하는 것들 나열하기’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팔릴 것 같은 책과 내가 팔고 싶은 책 사이에서의 고민은 계속된다. 한번은 우리 책방에서 잘 팔릴 것 같은 어떤 에세이를 덜컥 입고했다가 ‘저 책은 매대에 올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내 취향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한다는 일말의 조건조차 살피지 않고 ‘책 팔아서 돈을 번다’는 생각만 하다보니 그 지경이 된 거다. 우리 책방 매대에 올리고 싶은 책. 이런 책이 세상에 있다고 널리널리 이야기하고 싶은 책. 그런 책을 찾아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중이다. 이 작은 책방을 나답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오늘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곱씹으면서.
('도매? 직거래?: 도서 입고하는 법 - 도매 업체, 출판사 직거래 계약’ 중에서)

2018년 6월 30일. 깨끗한 린넨 원피스를 꺼내어 입었다. 떡집에 들러 미리 주문해둔 떡을 찾아 와 책방에 왔다. 작은 용기에 시루떡과 꿀떡을 조금씩 나누어 담고 뚜껑에 책방 명함을 붙였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이었다. 남편이 받쳐주는 우산을 쓰고, 근처 가게를 돌아다니며 떡을 돌렸다. 계단이 밖에 나 있는 2층 가게에 오르내릴 때는 뱃속 아가를 생각하며 천천히 조심조심 걸었다. 거리를 일구는 작은 가게들이 서로의 존재에서 힘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넨 떡이었다. 이 골목의 가게들은 서로 조금씩 영향을 미치며 각자의 길을 갈 테다. 해운대 구역사 뒤편의 작은 가게들이 그려내는 거리 풍경이 누군가의 추억 속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기억에 담길 내 작은 책방의 시간이 시작됐다.
('첫 손님, 그리고 책방 정식 오픈 - 잔돈 준비, 주변 가게에 떡 돌리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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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에서 1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이 책이 자그마한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 송은정 / 『빼기의 여행』 지은이

스물아홉, 서울에서 부산으로 삶터를 옮겼습니다. 5년의 시간 동안 두 곳의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던 저는 결혼을 하고 먼 곳으로 왔습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겨온 삶은 한참을 서성거렸습니다. 클럽 공연, 거리의 버스킹, 밥집과 카페에서의 대화, 한강 산책, 골목의 책방…… 저는 서울의 풍경을 좋아했습니다. 그 모든 면을 합친 것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가 생겨서 미련 없이 서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도시에서 취업을 해야 할지, 프리랜서 편집자로 생활할지, 창업을 해야 할지 결심이 서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공책을 펼쳐 저의 고민을 적었습니다. 모든 고민은 ‘내가 가장 원하는 것, 꿈꾸는 것은 무엇인가?’로 가닿았습니다. 내 이름을 걸고 글을 쓰는 것, 나로 인해 비롯된 시공간을 만드는 것, ‘나’라는 한 인간이 온전한 브랜드가 되는 것. 공책에 적으니 수많은 질문들이 구름 걷히듯 사라졌습니다.

‘그래, 창업을 하자.
내 공간을 열고, 글을 쓰고, 계속해서 책을 만들자.
모든 것에 내 이름을 걸고 책임지고, 온전히 나로, 나답게 살자.
내가 사랑했던 풍경들을 여기에 만들자.’

저는 오롯이 내 손길로 구성하는 시공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책방을 열기로 했습니다.

“내 공간을 열자,
온전히 나로, 나답게 살자.
내가 사랑했던 풍경을 여기에 만들자!”


저는 도시와 건물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길 즐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책방 자리를 찾으며 꽤나 상처를 받았고 좌절했으며 화가 났습니다. 공간이 괜찮으면 예산을 초과했고, 예산에 맞추려니 환경이 열악하거나 위치가 희망 지역을 벗어났습니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권리금을 받아들이지 않다보니 자리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웠습니다.

권리금이 없는 1층이지만 보증금과 월세가 합리적인 곳, 그런 곳은 정말 세상에 없는 걸까요. 많이 흔들렸습니다. “요즘 애들은 도전 정신이 없어”라는 말로 비아냥거리던 어른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정말 도전 정신이 없어서 야망이 없어서 열정이 없어서 대기업 취직을 노래하고 철밥통 갖기를 꿈꾸며 살고 있는 걸까요. 우리 세대를 함부로 평가하는 어른들을 한 명 한 명 찾아가 묻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사실 책방 운영은 경제적 면에서 남는 게 거의 없습니다. 생각보다 손과 마음이 많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하기로 했습니다. 내 이야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책방은 단순히 책이라는 물건을 파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거리의 다른 가게들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일이며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나의 책방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게 될까요. 그들이 보고 느끼고 경험할 것들을 다섯 평짜리 작은 책방에 담아두기 위해 나는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할까요. 그건 분명 행복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이 생겼습니다. 우리 부부에 아기가 생긴 것입니다. 책방 창업을 접을까 고민했습니다. 임신 기간이 어떠할지, 육아는 어떠할지, 어느 것도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포기’라는 단어를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책방을 시작하리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것만이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작은 몸짓, 나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이 작디작은 녀석에게 당당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엄마는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책을 파는 일도 한단다.’ 바로 그것이 아기와 만나면 속삭여줄 나만의 이야기였습니다. 나는 하려던 일을 ‘그만두지 않음’으로써 이 아이의 자부심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는 다시 사업계획서와 책방 노트를 펼쳐 들었습니다. 책방 ‘취미는 독서’가 생겼습니다.

“해운대 책방 ‘취미는 독서’
저는 책방 주인이 되었습니다”


책방 이름은 어느 순간부터 변질되어버린 ‘취미는 독서’라는 말이 제 뜻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했습니다. 책방을 통해서 ‘독서’라는 취미생활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하고, 그런 이들이 당당하게 “내 취미는 독서야”라고 말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취미는 독서’는 저에게 너무 사랑스러운 이름입니다.

아무리 작은 책방이어도 창업이고 사업입니다. 저는 책방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라고 권합니다. 사업계획서는 머릿속에 담겨 있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각화해줍니다. 사업 당사자인 나뿐만 아니라 타인이 보아도 타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비록 1인 사업장이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업계획서를 완성했습니다. 그 문서를 깨끗한 종이에 출력해서 책방용 클리어 파일 제일 앞에 끼워두었습니다.

어떤 돈을 어떻게 가져와 쓸지 조달 계획도 짜두어야 합니다. 저는 창업하기 위해 따로 모아둔 돈 안에서 모두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취미는 독서’는 보증금이 낮은 오래된 맨션에 자리를 잡고, 인테리어를 셀프로 진행해 비용을 낮췄습니다. 매입 도서도 아쉽지만 처음 예산 내에서만 구입하고, 수익이 생기는 대로 차근차근 보유량을 늘려갔습니다. 자기자본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발품을 많이 팔고, 포기해야 할 부분에는 미련을 두지 않았습니다.

책방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선별해 판매할 것이냐에 있습니다. 잘 팔릴 것 같은 책과 내가 팔고 싶은 책 사이에서의 고민은 계속됩니다. 우리 책방 매대에 올리고 싶은 책. 이런 책이 세상에 있다고 널리널리 이야기하고 싶은 책. 그런 책을 찾아 오늘도 여기저기를 기웃거립니다. 이 작은 책방을 나답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오늘 내가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곱씹습니다.

해운대 옛 역사 뒤편에 자리한 작은 가게. 우연히 들어선 골목에서 작은 가게를 발견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섰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도시. ‘취미는 독서’가 여행자들 마음속에 부산 해운대가 품는 이미지를 새로이 그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해운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집 앞에 나와 작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책방 주인’이 되었습니다.

※ 『언젠가는, 서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했기에, 당신이 실제로 서점을 창업할 때 걸어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완전한 정답을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작을 앞둔 당신 곁에 나의 경험이 머무름으로써, 당신이 조금이라도 외롭지 않게 창업을 준비하길 바랍니다.

추천사

여행책방 ‘일단멈춤’을 운영할 때 책방 창업을 꿈꾸는 수많은 마음을 만나왔다. 자신의 꿈이 허황된 것은 아닌지 확인받기 위해, 혹은 결심은 세웠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나를 찾아온 듯했다. 그러니 이 책의 등장을 가장 반가워할 독자는 언젠가의 책방 운영자들일 것이다. 민채 씨의 살뜰한 기록 덕분에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소규모 창업의 단계별 준비사항을 배울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런데 이미 책방을 열고 닫은 경험이 있는 나 같은 독자라면 어떨까. 책의 끝 무렵, ‘취미는 독서’가 오픈하던 날의 장면에서 나는 그만 울고 말았다. 하려던 일을 ‘그만두지 않음’으로써 아이의 자부심이 되고자 했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임짐으로써 온전히 나로 살아가고자 했던 여성의 분투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거의 내 이야기이면서 지금,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책방 창업이 아니어도 좋다. 만약 당신이 허황된 꿈을 꾸고 있다면, ‘0에서 1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이 책이 자그마한 응원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정말로 그렇다.
- 송은정 / 『빼기의 여행』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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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채
책을 쓰고, 만들고, 팝니다. 쓰는 일을 가장 오래, 잘하고 싶습니다. 만드는 일은 적성에 맞아 늘 재미있게 합니다. 파는 일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책방을 열었습니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했고, 파주와 서울에서 출판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더 서울』 『어느 날 문득, 오키나와』를 썼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하며, 해운대에서 책방 ‘취미는 독서’를 운영합니다.
인스타그램 @librairie_aimer_l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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