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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컨설팅
저자 : 은승완 ㅣ 출판사 : 폭스코너

2019.07.22 ㅣ 292p ㅣ ISBN-13 : 9791187514244

정가13,500
판매가12,150(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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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A5(210mm X 148mm, 국판)
제품구성 단행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문학 > 국내소설 > 한국소설
《낭만컨설팅》은 시스템으로서의 자본주의와 ‘인간성의 이상’으로서의 낭만 사이에서 빚어지는 충돌과 갈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둘을 이어보려는 불가능한 임무에 매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지금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유머러스하면서도 페이소스 짙은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 인간성이 매몰되어 가고 모든 것이 경제적 가치로 재단되는 시대에 낭만주의로 회귀하기를 꿈꾸는 이들의 분투기가 치열하고 웃기고 눈물겹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열정이 탐욕으로, 낭만이 포르노그래피로 어떻게 변질되어가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 《낭만컨설팅》은 은승완 작가 특유의 능숙한 서사 전개와 경쾌한 문장으로 한달음에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통찰과 여운을 독자에게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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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낭만컨설팅
작가의 말

[본 문]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에선 박람회가 개최되고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우리 회사는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명확한 서비스를 파는 회사도 아닙니다.”
“그럼 뭘 파시는데요?”
이판사판이라는 심정으로 내가 물었다.
“좋은 질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낭만을 팔아보려 합니다.”
“아, 네…….”
그러니까 낭만인지 뭔지를 파는 것도 아니고 팔아보려고 한다고? 그럼 그렇지. 나 같은 놈과 면접을 보려는 회사인데 어디 온전할 리 있겠어.
(/ pp.13~14)

나는 덜컥 겁이 났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결정이 나도 되는 것인가. 무슨 배드민턴 동호회 야유회를 가는 것도 아니고 엑스포가 아닌가. 물론 엑스포라고 해서 대전 엑스포나 여수 엑스포 같은 국제적인 엑스포만 있는 건 아니었다. 언젠가부터 기업들은 주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별의별 희한한 엑스포들을 다 개최하곤 했다. 그러나 소규모 엑스포라고 해도 답이 나오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기업들 협찬부터 전시회 구성과 인원조달, 그리고 전시관 대여에 이르기까지 우리 회사 규모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대체 어쩌자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 p.29)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선 그의 어깨 위로 숭고한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렸던가.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돌아선 그의 어깨에서 엿보이는 건 멸종 위기에 몰린 생물종에게서 느껴지는 쓸쓸함이었다. 나는 사장이 존경스러웠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랬다. 그처럼 온 마음과 몸을 던져서 무엇인가를 이루어내고 싶은 게 있다니. 어떤 목표를 위해 내 삶을 불쏘시개로 완전 연소시키고 싶은 순간적인 욕망에 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 그럼에도 열정은 금세 두려움에 묻혀버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사장과 같은 불굴의 정신력을 소유한 사람이 못 되니까, 그처럼 낭만에 미쳐 있는 게 아니니까. 그럼에도 사장과 함께 끝까지 가보는 것 말고 다른 도리가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김 과장도 오 대리도 나와 똑같은 심정 같았다.
(/ p.63)

“이사님 눈엔 뭐로 보이는데요?”
“잘 물었어. 내 눈엔 다 돈으로 보여. 고객이 아니라 돈. 고객이 다 돈이 되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그가 매부리코를 내 쪽으로 가까이 내밀었다.
“돈이 아니면 또 뭐로 보여?”
“아무것으로도 안 보이는데요.”
나는 반발심을 억누르며 부루퉁히 대답했다. 그는 내 대답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그가 하려는 말은 정해져 있을 것이다.
“강도, 도둑, 좀비. 내 눈엔 한마디로 다 적들로 보여. 무수한 적들.”
(/ p.176)

나는 돌아누운 미진의 등을 껴안았다. 세월에 헐벗고 상처 받은 등짝. 이제 그녀는 조용히 울고 있었다.
“사실은 나, 너한테 말하고 싶었나 봐.”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현식이 안치실에 있는 사진, 우리 첫째 아이 돌 사진이야.”
“그럼 그 아이가…….”
“아이 아빠가 현식이야.”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역시 그런 것이었군.
(/ p.215)

사장이 고갯짓으로 아파트를 가리켰다.
“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나무가 햇빛을 받지 못해 자라질 못합니다. 그래서 나무는 해가 짧게 비치는 순간이나마 최대한 빛을 빨아들이기 위해 자신의 이파리를 이처럼 넓게 만든 겁니다. 참으로 눈물 나는 노력 아닙니까. 그 우아한 꽃도 다른 나무들보다 훨씬 늦고 작고 약하게 피었다가 금세 져버리고 맙니다. 나는 그 연약한 꽃잎을 볼 때마다 활짝 펴보지도 못하고 죽은 아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떠나기 전에 이 나무를 볕이 많이 드는 곳으로 옮겨주려는 것입니다.”
어떤 의문 하나가, 달빛이 사금파리를 비추듯 반짝 스쳐갔다. 나는 삽을 드는 대신 사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사장님, 여기 화단의 다른 나무들은요? 다른 나무들은 어떻게 합니까? 다 똑같이 햇빛을 못 보잖습니까?”
사장이 삽질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그의 하얀 치아가 희미하게 보였다.
“다른 나무들한테 미안하지요.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내가 온 세상을 다 구원할 순 없잖습니까? 난 이 목련나무 하나라도 구해야겠습니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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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낭만을 부르짖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세상에 낭만을 불어넣기 위해 야심 차게 기획한 ‘낭만엑스포’!
자본주의시대에 낭만주의로의 회귀를 꿈꾸는 이들의
치열하고 웃기고 눈물겨운 분투기!


《낭만컨설팅》은 《총잡이들》,《도서관 노마드》로 주목받은 은승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아르코 문예창작기금을 받은 작품이며, 문학동네 소설상(2016년)과 세계문학상(2016년) 최종심까지 올랐던 소설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경제적 가치로 재단되는 냉혹한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처럼 보이는 ‘낭만’의 부활을 도모하는 21세기형 돈키호테들의 고군분투가 유머러스하면서도 애잔하게 펼쳐진다.
시나리오 작가로 실패한 윤석민은 습관처럼 익숙해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랜 신념을 꺾고 취업을 결심한다. 그는 독특한 구인광고를 발견하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R컨설팅에 면접을 보러 가는데, 낭만을 팔아보려 한다는 사장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기도 전에 즉석에서 채용이 결정된다. 낭만을 판다는 원대한 목표와는 달리 회사의 생존을 위해 부득불 불륜 알리바이를 짜주는 일이나 하던 그는 회의 중에 별 야심 없이 낭만엑스포에 대한 의견을 내는데, 낭만당 주창자인 사장이 거기 꽂혀버린다. 설마 했던 일은 점점 꼴을 갖추어가기 시작하는데… 그즈음 회사에 낯선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일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과연 R컨설팅의 멤버들은 무사히 낭만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을까?

낭만엑스포 준비로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윤은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여자이자 동기의 아내였던 미진과 만나게 되면서 그 시절을 회상한다. 운동권의 시대가 저물고 취업이 지상목표가 되어가던 대학가에서, 축제 때 취업 대토론회를 열자는 과대표 해성과 전통적인 원어 연극을 올리자는 소피스트 박, 그리고 석민을 포함한 세 남자 모두에게 사랑받은 미진에 대한 추억이 거듭 환기된다. 자본주의가 대학가의 낭만마저 집어삼키던 그때부터 이미 낭만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서도 그와 R컨설팅의 멤버들은 분투하는데…… 과연 이들은 낭만을 부활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낭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낭만컨설팅》은 시스템으로서의 자본주의와 ‘인간성의 이상’으로서의 낭만 사이에서 빚어지는 충돌과 갈등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둘을 이어보려는 불가능한 임무에 매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지금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유머러스하면서도 페이소스 짙은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 인간성이 매몰되어 가고 모든 것이 경제적 가치로 재단되는 시대에 낭만주의로 회귀하기를 꿈꾸는 이들의 분투기가 치열하고 웃기고 눈물겹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열정이 탐욕으로, 낭만이 포르노그래피로 어떻게 변질되어가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 《낭만컨설팅》은 은승완 작가 특유의 능숙한 서사 전개와 경쾌한 문장으로 한달음에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통찰과 여운을 독자에게 안겨줄 것이다.

작가의 말
나는 이 소설로 ‘변화’가 아닌 ‘변질’이나 ‘변절’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시대에 열정이 탐욕으로, 낭만이 포르노그래피로 어떻게 변질되는지에 대해 경쾌하지만 가볍지는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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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승완
소설가. 200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단편집 도서관 노마드와 장편 소설 적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 등이 있다. 현재 안양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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