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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인생
저자 : 데이나스피오타 ㅣ 출판사 : 은행나무출판사 ㅣ 역자 : 황가한

2017.12.27 ㅣ 351p ㅣ ISBN-13 : 97911888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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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A5(210mm X 148mm, 국판)
제품구성 단행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국내도서 > 문학 > 외국소설 > 북미소설
《서류를 먹어라》(근간)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천재 작가 데이나 스피오타의 신작 장편소설 《순수한 인생》이 출간됐다. 영화라는 예술 장르, 특히 다큐멘터리 장르를 통해 허구와 진실, 거짓과 순수, 구원과 속죄의 문제를 다루며, 예술이란 무엇인가, 여성 예술가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 자신이 바라보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는 얼마나 큰 간극이 있는가, 인간은 어떻게 남을 구원하거나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가 등의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조앤 디디언, 돈 들릴로, 니컬슨 베이커, 브렛 이스턴 엘리스에 비견되는 데이나 스피오타는 “외부적인 것, 즉 경제, 기술, 예술, 공간, 역사 등이 우리 자신을 형성하는 방식”을 고려한 “사상이라는 커다란 세계와 관계있는, 야심적이고 정치적인” 작품들을 써왔다. 광대한 동시에 지엽적이며 특수한 동시에 보편적인 주제들, “가장 미국적인 위대한 주제들”을 탐구하며 형식 실험을 거듭해온 결과, “미묘하면서 동시에 문화적으로 권위 있고 파괴적으로 친밀한 미니어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30년간의 미국적 삶의 환기”라는 평가를 받은 《서류를 먹어라》를 위시해, 세 편의 전작 모두 비평적 찬사를 받았다. 조지 손더스에 따르면 “스피오타의 시선은 매우 영리하고 재치 있다. 동시대 문화에 대해 쓴 글에서 때때로 볼 수 있는 비난조의 공허한 아이러니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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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부 … 009
2부 … 053
3부 … 255
4부 … 327

감사의 말 … 344
옮긴이의 말 … 346
[본 문]

방금 터득한 방법으로 나에 관한 이야기를 지어냈다. 창조적인 거짓말, 나 자신에 관한 거짓말은 거짓말이라고 부르면 안 된다. 다른 단어가 필요하다. 가공, 일종의 희망 사항, 사실에 가까운 무엇, 아직까진 아무것도 없는 가능성의 안개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훔친 요소들과 지어낸 요소들로, 그러니까, 지어낸 것. 그것을 말하는 동안에는 거짓말보단 꿈에 가깝게 느껴져야 한다. 29쪽

일반적 의미의 아름다움이란 모두가 수긍하는 것인 동시에 어떤 의미로는 따분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실망은 인간적이고 불가피한 무언가, 실제가 상상의 윤곽선과 일치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할 터였다. 195쪽

인간이 자기 위안을 위한 망상을 만들어내는 기계라는 사실에 매료되었다. 우리의 언어, 우리의 말, 끊임없이 변하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자신마저 속아 넘어갈 법한 거짓말이라는 구조물을 만드는 데 동원되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이 이토록 비열한 곳일 수밖에.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의 끔찍한 잔인성은 외면한 채 서로를 비난만 하는 곳. 235쪽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고 몸에 얽매여 있는가. 우리 몸이 우리에게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만큼인가? 그리고 왜 여성과 남성에게 적용되는 잣대는 그렇게 다른가? 왜 퉁퉁하고 시들한 니콜은 늙고 지친 잭보다 훨씬 덜 매력적인가? 그것은 단순히 성공이나 돈의 문제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문제다. 245쪽

예술가가 된다는 건 어떤 면에서는 사기야. 또 어떤 면에서는 마술이지. 하지만 뭔가를 만들려면 수집가도 되어야 해. 수집가가 뭐냐고? 음, 도둑을 좋게 표현한 거지. 아무도 원치 않는 것을 가져간다는 점만 제외하면. 특이한 생각이나 물건만 가져가는 게 아니야. 익숙한 것을 유심히 관찰해서 남들이 간과하거나 무시하거나 버리는 것을 찾아내야 해. 276쪽

“우리가 하는 일에는 역겨운 면이 있어. 너무 많은 에고를 담아놓고 겉으로는 그 이상의 뭔가인 척하지. 단순한 자기선전이 아닌 체하는 엉성한 위장. 하지만 실제로는 나의 지성과 재능을 광고하는 행위일 뿐이야.” 287쪽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하찮고 자기만족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수치심이다. 그래서 적선을 하기 싫다. 감상적이고 이기적일 뿐 아니라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좋은 사람인 것처럼 느끼기 위해 타인의 가난을 이용한다는 것, 심지어 자신이 가진 행운과 특권을 상기하기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는 것, 이것이 수치스럽다. 315쪽

어떤 사람을 제대로 찍으면 이것, 잠깐 엿본 이 궁극의 아름다움에 필적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뭔가를 이미지가 전달하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 의식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이미지란 과연 뭘까. 얼핏 본 것? 더 조용하고 단순한 것이 필요했다. 예를 들면 꾸밈없는 얼굴을 하고 홀로 앉아 있는 사람—어떤 사람이든, 어떤 얼굴이든—같은. 이미지는 어디까지 평범해질 수 있었을까, 소박해질 수 있었을까? 그녀가 논박이나 저항을 포기하게 만들 뭔가여야 했다. 그녀는 이 영화를 만드는 것을 상상했지만 한편으로는 제작 과정에서 모든 것이 달라지리란 걸 알았고 또 그러길 바랐다. 또다시 자신의 비전이, 자기 자신이 달라지길 바랐다. 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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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 영화와 페이지터너 소설의 융합” 〈인디펜던트〉
“영화를 통해 바라본 정체성의 본질과 욕망의 파괴적 힘” 〈퍼블리셔스위클리〉
현대 미국 문단의 4대 소설가 돈 들릴로를 잇는 천재 작가
데이나 스피오타 신작 국내 첫 출간


《서류를 먹어라》(근간)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천재 작가 데이나 스피오타의 신작 장편소설 《순수한 인생》이 출간됐다. 영화라는 예술 장르, 특히 다큐멘터리 장르를 통해 허구와 진실, 거짓과 순수, 구원과 속죄의 문제를 다루며, 예술이란 무엇인가, 여성 예술가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 자신이 바라보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는 얼마나 큰 간극이 있는가, 인간은 어떻게 남을 구원하거나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가 등의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조앤 디디언, 돈 들릴로, 니컬슨 베이커, 브렛 이스턴 엘리스에 비견되는 데이나 스피오타는 “외부적인 것, 즉 경제, 기술, 예술, 공간, 역사 등이 우리 자신을 형성하는 방식”을 고려한 “사상이라는 커다란 세계와 관계있는, 야심적이고 정치적인” 작품들을 써왔다. 광대한 동시에 지엽적이며 특수한 동시에 보편적인 주제들, “가장 미국적인 위대한 주제들”을 탐구하며 형식 실험을 거듭해온 결과, “미묘하면서 동시에 문화적으로 권위 있고 파괴적으로 친밀한 미니어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30년간의 미국적 삶의 환기”라는 평가를 받은 《서류를 먹어라》를 위시해, 세 편의 전작 모두 비평적 찬사를 받았다. 조지 손더스에 따르면 “스피오타의 시선은 매우 영리하고 재치 있다. 동시대 문화에 대해 쓴 글에서 때때로 볼 수 있는 비난조의 공허한 아이러니가 전혀 없다.”

여성 예술가 서사
―허구와 진실 사이


그녀의 영화는 의도적으로 양식화하고 구성한 작품, 현실의 여러 버전 중 하나였다.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대상이 아니었다. (…) 실제 삶이 조각들로 구성된 허구였다. 혼합물, 결합체였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줄기는 하나였지만 그것은 기억과 시간과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허언에 가렸다. 211쪽

《순수한 인생》은 인터넷 사이트 ‘여성과 영화’에 실린, 유명 여성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메도 모리의 에세이로 시작한다. 10대 시절 오슨 웰스와의 비밀스러웠던 짧은 사랑 이후 영화감독의 길로 들어섰다는, 센세이셔널한 글이다. 이후 소설은 실제 또는 가상 영화에 대한 꼼꼼한 묘사와 함께 메도의 영화 작업을 따라가며 그녀가 어떻게 유명 감독으로 성장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녀는 다큐멘터리—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따라가면서 발견하는—라는 복잡한 탐구 행위가 허구의 줄거리를 연기하는 배우 혹은 기차를 찍는 것보다 더 흥분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83쪽

스피오타가 문예지 〈쿼털리〉에서 일하던 시절, 그녀를 돈 들릴로에게 소개했던 편집장 고든 리시는 다음과 같은 말을 스피오타에게 해주었다. “숨기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쓸 필요가 있는 겁니다. 숨기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당신을 흥미로운 작가로 만들어줄 거예요.”
메도는 실패자들, 소외된 자들, 범법자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사건들의 이면을 포착하여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한 숨겨진 면모를 드러내는 영화를 연출하며 다큐멘터리 영화계의 스타가 된다.

그럼 나한테 다 말해봐. 네가 평소엔 얘기하지 않는 부분. 스스로에게도 속삭이지 않는 부분. 욕조 속 독백에서도, 술에 취해 내 앞에서 발표 연습 할 때도 말하지 않는 부분. 170쪽

영화는 세상에 대한 한 가지 생각이다. (…) 영화적 진실은 그런 점에서 기만적이다. 그것이 말하는 것과 보여주는 것은 서로 굉장히 다를 수 있다. (…) 문제를 다루는 올바른 방법은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어차피 불가능하므로—영화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다. 218쪽

본명은 에이미, 별명은 젤리, 할리우드에선 니콜. 수수께끼의 그녀는 할리우드 유명 인사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남모르는 고독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내면으로 접근하는 놀라운 목소리로 그들을 사랑에 빠지게 한다.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성적인 접근도 아닌, 순전히 진심 어린 대화를 통해 남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그녀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지어내는 것은 괜찮았다. 중요한 것은 감정, 진짜 감정과 진짜 욕망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떻게 생겨났는가, 환상인가 아닌가는 그녀에게 중요치 않았다. 129쪽

메도는 니콜의 삶에 관심을 보이며 영화로 제작하고자 니콜을 설득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빚어내는 사람’으로서 니콜은 일종의 예술가다.

“왜냐하면 정말 굉장한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당신은 남성의 욕망을 해체한 천재적 방식, 천재적 사기, 엄청난 속임수를 성공시킨 데 대한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어요.”
“저는 그 일을 그런 식으로는, 속임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
“우리는 비슷해요. 당신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죠. 당신은 발명가이고, 이야기를 빚어내는 사람이에요.” 229쪽~230쪽

메도가 니콜의 삶을 찍은 영화는 〈내부의 교환원〉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어 나오고 현대인들의 고독과 타인과의 연결에 대한 갈망을 그린 수작으로 호평을 받지만 니콜은 메도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지적인 실험을 해서 돈과 명예를 얻은 대가로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비난한다.

여성 코미디 영화 감독 캐리. 인터넷 사이트 ‘여성과 영화’에 실린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영화 인생과 메도와의 인연을 회고한다. 캐리는 유일한 공통점인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예술 고등학교 동창 메도와 단짝이 된다. 재능도 외모도 부유함도 다 가진 메도를 동경하면서도 캐리는 메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영화를 연출한다. 캐리가 영화의 길로 들어선 것은 메도 때문이었지만, 두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나는 도전이 아니라 유혹을 원했다. 혹은 형식 전체를 뒤집어엎는 대신, 도전을 조금씩 몰래 들여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메도와 나는 서로 많이 달랐지만 내가 영화를 만들 수 있음—만들어야 함—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 바로 메도였다. 그녀가 했기 때문에 나도 했다. 서로 의견도 달랐고 만들 가치가 있는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도 달랐지만 그런 토론을 통해 우리 둘 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275~276쪽

그러나 메도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유일한 친구인 캐리는 메도의 삶과 예술에 대해 진실한 이야기를 전한다. (“결혼이 반드시 성취감을 줘야 하고 빌어먹을 공동의 기적이어야 하는 것과 달리 우정은 삐뚤어지고 일방적이고 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그 뒤에 아주 오랜 세월이 존재한다면, 버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우정이었다.”)

메도는 자기가 우화적 소설이라 부르는 것, (반은 꿈이고 반은 사실인) 자신에 관한 소망이 담긴 이야기를 창조했던 것이다. (…) 메도는 장난기가 많고 자신의 진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그것이 어떻게 들어맞는지 알기 위해서는 그녀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 그녀의 상상력에 굴복해야 한다. 275쪽

순수한 사람들과 그 밖의 사람들
―속죄와 구원의 가능성


메도는 새로운 작품의 소재로서 센세이셔널한 사건의 주인공 세라 밀스를 택한다. 새라는 약과 술에 취해 자신의 집을 방화하여 7개월 된 딸과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로 19세 때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메도는 사실은 그녀가 불을 낸 게 아니라 극빈층의 마약 중독자였기 때문에 사회와 법으로부터 역차별을 받아 자백을 강요받은 것이라고 추측하고, 그 이면의 진실을 영화를 통해 세상에 알리고 그녀가 감옥에서 나올 수 있도록 구원하겠다고 생각한다. 메도는 새라를 감옥에서 만나 니콜에게 그랬던 것처럼 새라의 마음을 열어 그날의 진실을 말하게 하지만 예상과 달리 새라는 딸이 질식사하도록 일부러 구하지 않은 살인자였다. 메도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자신들이 보고 싶었던 세계의 현실과 너무나 다른 모습에 감옥에서 도망치듯 나와버리고, 영화 계획은 무산된다.
이를 계기로 자신의 예술과 인생에 대해 총체적인 불확실함과 의문을 갖게 된 메도는 정신없이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다. 병원에 입원하여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진짜 삶을 돌아본다. 특권을 갖고 태어난 자신의 삶을 보상하기라도 하듯이 실패한 사람들, 태어나면서부터 많은 것들이 결핍된 사람들의 세계를 호기심으로 파헤치면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과 진실을 왜곡하고 파괴했는지 그러면서도 자신은 버림받고 실패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면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예술을 통해 구원할 수 있는 도덕적이며 예술적으로 우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위선을 평생 저질러왔는지 처음으로 깨닫는다. 실제로는 그들 삶의 고통과 절망에는 조금도 공감하지 않고 스스로의 성공과 명예를 위해 그들을 작품의 소재로만 이용해온 것이다. 마치 자신은 전혀 다치지 않으면서 남의 생명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제멋대로 난폭운전을 하는 것처럼 살았다는 깨달음을 얻은 메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속죄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그것이 여러 개의 순간들, 즉 복수의 중요한 사건들이 켜켜이 쌓여서 이뤄진 것임을 알았다. 그 하나하나가 그녀를 바꿔놓고 새로운 삶을 향해 그녀를 돌려놓았다. 그것은, 당시에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하향 나선이 아니라 내향 나선, 고둥 나선, 스피라 미라빌리스였다. 마치 그녀가 일련의 사건들을 자신에게 끌어당긴 것처럼, 그녀를 진정한 자신에게로 움직인 것처럼. 303쪽

더 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메도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옮겨서 간소하게 살며, 영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했고 몰두했던 진짜 영화들을 가르친다. 젊은 학생들에게 좋은 영화들의 정수를 알려주는 일에 몰두하면서 그녀는 이제 밤에 평화롭게 잘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새라는 종신형을 감형받지 못했고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다. 새라는 아무 종교가 없으면서도 자신이 살리지 않은 딸 크리스털린에게 매일 아침 의식을 치르듯이 기도한다. 새라가 그날 아기를 살리지 않은 이유가 그녀의 내적 독백을 통해 밝혀진다.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별로 없는 자신의 딸이 자라 새라와 그 남편처럼 고통스러운 삶을 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즉 딸이 자라서 자신처럼 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연기 속에 아이를 그냥 두었던 것. 새라는 매일 아침 딸에게 속죄하는 기도를 바치는 것으로 자신만의 구원을 얻는다.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그녀는 이제 용서 비슷한 것을 느꼈다. 그것은 신에 의한 것도, 크리스털린에 의한 것도, 이 세상 어느 누구에 의한 용서도 아니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의 무의미에 용서받았다고 느꼈다. 바깥으로부터, 감방 안에 무릎 꿇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 때 그녀는 영광스러우리만치 무의미했다. 너무나 무의미해서 공기와도 같았다. 그녀가 원한 것, 생각한 것, 아는 것은 중요치 않았다. 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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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나 스피오타
1966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났다. 사립 예술 중등학교인 크로스로즈 학교를 졸업한 뒤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에 진학하지만 아버지의 파산으로 자퇴했다. 생계를 위해 시애틀의 음반 가게에서 일하다 에버그린 주립 대학을 졸업했다. 문예지 〈쿼털리〉에 취직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돌아와 평생의 멘토가 될 돈 들릴로를 만났다.
첫 번째 소설 《번개 들판(Lightning Field)》(2001)은 〈뉴욕타임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됐고, 두 번째 소설 《서류를 먹어라(Eat the Document)》(2006)는 2006년 전미도서상 파이널리 스트에 올랐으며 미국예술문예아카데미 로젠설재단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의 성공으로 시러큐스 대학 문예창작과에 부임하면서 비로소 안정적인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톤 아라비아(Stone Arabia)》(2011)로 2011년 전미도서비평가상 파이널리스트에 올랐으며, 《순수한 인생》(2016)으로 천재 작가로서 다시 한번 이름을 알렸다.
2007년 구겐하임펠로, 2008년 뉴욕재단 아트펠로로 선정됐으며, 2008년 조지프브로드스키로마상을 수상했다. 현재 시러큐스 대학에서 문예창작 석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옮긴이 황가한
서울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과 언론정보학을 복수전공한 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잃어버린 지평선》, 《밀레니엄, 스티그와 나》, 《숨통》, 《아메리카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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