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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작전-서구 중세의 역사를 바꾼 특수작전 이야기
저자 : 유발하라리 출판사 : 프시케의숲 역자 : 김승욱

2017.12.18 | 440p | ISBN-13 : 979119615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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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고의 작전이 시작된다!"
유발 하라리가 들려주는 중세시대 전쟁 이야기


유발 하라리가 자신의 전공, 중세 전쟁사로 한국에 돌아왔다. 이 책은 특히 오늘날 영화와 게임 등에서 대중의 상상력을 지배하고 있는 ‘특수작전’에 대해 다룬다. 요인 구출과 시설 장악, 암살 등을 목표로 하는 특수작전의 연원은 중세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하라리는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특수작전의 조건과 영향, 한계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하라리가 이를 풍부한 이야기 형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해설 격의 제1장 이후, 각기 독립적인 특수작전 이야기 여섯 편이 수백 년이 넘는 시간대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하라리는 특유의 입담과 독보적인 통찰로 방대한 자료를 가로지르며, 오늘날까지도 베일에 싸인 주요 특수작전의 전말을 탁월하게 되살려낸다. 각각의 단편들은 영국과 프랑스, 합스부르크, 셀주크튀르크, 오스만튀르크 등 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교양지식을 담고 있다. 또한 한반도가 마주하고 있는 국제정치적 상황에서 특수작전의 현실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의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등장하는 인물만 250명이 넘는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그들 간의 관계를 통해, 독자들은 난관을 극복하는 용기와 삶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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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장 기사도 시대의 특수작전
특수작전이란 무엇인가
현대의 특수작전
기사도 시대 특수작전의 표적들
특수부대 없는 특수작전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2장 중동으로 통하는 길: 안티오키아, 1098년
"시리아 전체의 머리"
난공불락의 요새
야기시얀의 불안
배신자의 심장을 통과하는 길
남은 것은 파멸뿐인가
십자군의 유일한 희망
"담대하게 사다리를 올라라!"
전쟁의 소음으로 뒤덮이다

3장 보두앵 왕 구하기: 하르푸트, 1123년
위기에 처한 프랑크족
진격하는 발라크
"신이시여, 저희를 구원하소서!"
의외의 허점
함께 산전수전 겪은 사이
목숨을 건 달빛 속의 탈출
공허해진 희망
판세를 바꾼 그날의 태양

4장 콘라트 왕의 암살: 티레, 1192년
치명적인 비밀조직
비로소 왕좌 앞에 서다
누가 콘라트 암살의 배후인가
내세를 향한 잘못된 갈망
공포의 니자리파 암살자들
사건의 재구성

5장 자루에 가득한 에퀴 금화를 위하여: 칼레, 1350년
"칼레를 차지하라!"
기사 샤르니의 음험한 결심
탐욕스러운 롬바르디아인을 매수하다
"아! 에드워드, 세인트 조지!"
뜻밖의 반격
속이려는 자가 속는다
벗어날 수 없는 운명

6장 십자선 안의 군주들: 발루아 부르고뉴의 흥망, 1407-1483년
부르고뉴 공작가의 형성
상속을 통한 영토의 확장
상속권자 샤를의 불안한 입지
뤼방프레의 사생아 사건
결정적인 승리
루이 11세와의 전쟁
무모한 습격
더러운 전쟁
기울어가는 부르고뉴
샤를 공작의 몰락
승리의 지독한 그림자

7장 오리올의 방앗간: 오리올, 1536년
몰려오는 황제의 군대
프랑스군의 지구전 태세
불가능한 작전
야심적 모험 혹은 위험한 도박
방앗간 쪽으로
어둠 속의 습격
운명에 맡긴 귀환 길
승리와 그 이후의 삶
[본 문]

납치된 소수의 민간인이나 감금된 군인을 구출하는 일은 물질적인 세력균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지만, 사기를 올리는 데에는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국민과 병사를 최후의 한 사람까지 모두 구해내는 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한다는 상징적인 의지와 군사적 능력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과 군인에 대한 국가의 헌신적인 의지는 현대국가에서 커다란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 특히 서구 민주국가들의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적들의 입장에서는 특수작전으로 소수의 민간인을 납치하는 것이 가치 있는 목표가 되었다.
(/ pp.21~22)

특수작전이 지닌 문화적 매력 덕분에 특수작전이 국민들의 사기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력도 늘어났다. 국가의 이미지, 특히 국가의 남성적 이미지가 특수작전에 크게 녹아 있기 때문에, 작전이 성공하면 국민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실패하면 정규작전이 실패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크게 사기가 떨어진다. 특수작전의 성공이 언제나 화려해 보이는 만큼, 실패는 굴욕적이다. 임무에 참가한 특수부대원들은 국가의 남성성을 상징하는 존재여야 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영화관과 게임 화면에서 본 특수작전과 실제 특수작전을 동일시하는 데 익숙하다.
(/ p.25)

영지들의 충성심은 특히 내전이나 계승전쟁의 경우 변덕을 부리기 일쑤였다. 용병들의 충성심은 이보다 훨씬 더 미약했고, 병사들과 장교들은 물론 분대 전체가 전쟁을 하다 말고 반란을 일으키거나 아예 다른 진영으로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당시에도 이런 짓은 밉살스럽게 여겨졌지만, 병사나 장교나 분대가 한 계절에는 이쪽 군주를 위해 싸우다가 다음 계절에는 반대편 군주를 위해 싸우는 일은 그들의 세계에서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16세기에는 여러 군대들이 거대한 규모의 ‘의자 뺏기 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 p.57)

특히 귀족들은 보통 자율적으로 영지를 다스리는 통치자였으므로, 다른 사람에게서 명령을 받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그들끼리도 서로 적대적인 경우가 많았고, 다른 귀족이 명예를 얻으면 언제나 커다란 질시가 뒤따랐다. 사령관이 이렇게 다양한 부대들을 모아 하나의 군대로 지휘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가문의 힘이나 사교적인 힘으로 이 귀족들에게서 복종을 얻어냈을 때뿐이었다. 군사적 경험이나 전술적 능력이 전혀 없는 왕손들이 경험 많고 숙련된 군인보다 더 자주 사령관으로 임명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p.59)

특수작전으로 적 지도자를 죽이거나 납치한다면 중요 방어거점을 점령하는 것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군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병사들과 지휘관들의 충성심을 묶어주는 인물이 사라짐으로써, 적의 군대 전체가 붕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속권이나 계승권 분쟁의 경우에는 상대편 군주를 죽이거나 납치하는 것이 곧 전쟁의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행위였다. 계승권 전쟁이 아닌 경우에도, 지도자에 대한 공격으로 상대편 왕국이 순간적으로 기능을 잃거나 완전히 해체된 사례들이 많다.
(/ p.64)

[암살로 유명한] 니자리파의 전성기에 중동과 유럽 전역의 왕들과 통치자들은 그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쩌면 보호비도 지불했을지 모른다. 템플 기사단과 병원 기사단만이 니자리파로부터 자유로웠다. 오히려 니자리파가 두 기사단에 공물을 바쳐야 했다. 십자군 회고록을 집필한 장 드 조앵빌은 이 이상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니자리파의 지도자가 "만약 템플 기사단장이나 병원 기사단장을 죽인다면, 그들에 못지않게 유능한 사람이 다시 그 자리에 앉을 터이니 그들을 죽여서 얻을 이득이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는 아무런 이득이 없는 일에 자신의 아사신들을 희생시킬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두 기사단은 가문의 사업이라기보다 관료적인 조직이었고 가문과 영지보다는 위계적인 규율로 유지되는 단체였으므로, 지도자를 제거해도 그들의 기능이 심각한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뜻이다
(/ p.65)

암살과 납치의 가장 큰 약점은 불명예스러운 싸움방법이라는 점이었다. 암살과 납치는 당시를 지배하던 정치문화의 약점을 온전히 이용하는 한편, 바로 그 문화 전체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고전적인 ‘죄수의 딜레마’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암살과 납치를 가장 먼저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엄청난 보상을 얻을 가능성이 높지만, 곧 모든 사람이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되면 정치질서도 변할 것이고, 이것이 모든 통치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군사적 수단으로 다른 곳보다 훨씬 더 암살에 의존했던 중세의 중동과 르네상스 이탈리아에서 안정적인 왕조와 영지를 찾아보기가 서유럽에 비해 훨씬 더 힘들다는 점이 좋은 예다.
(/ pp.74~75)

루이의 주군인 프랑스 왕 장 2세는 푸아티에 전투에서 잉글랜드의 포로가 됐을 때 아주 다른 행동을 보였다. 탈출하지 않겠다고 명예를 건 맹세를 한 그는 자신을 구출하려는 프랑스 측의 시도를 막았다. 나중에 그는 몇 가지 조건을 걸고 석방되었는데, 그중에는 이 조건들의 이행을 보장할 인질로 프랑스 왕족 몇 명이 칼레에 붙잡혀 있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보내진 인질 중 한 명(장의 둘째 아들인 앙주의 루이)이 맹세를 깨고 칼레에서 도망치자 국왕 장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스스로 잉글랜드의 손에 자신을 넘겨 다시 포로가 되었다.
(/ p.79)

14세기 초에 유럽에 화약을 소개하고 최초의 화약무기를 개발한 수상쩍은 인물들은 닐스 보어 같은 과학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작업이 군사적 세력균형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도 어느 모로 보나 미미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역시 이탈리아의 군주들이나 군 지휘관에 비해 군사적, 정치적 가치가 훨씬 낮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가 꿈꿨던 잠수함, 헬리콥터, 탱크가 현대 독자들에게는 감탄의 대상인지 몰라도, 르네상스 통치자가 그런 물건들을 실제로 만들려고 시도했다면 그저 귀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결과로 끝났을 것이다.
(/ p.80)

야기시얀은 내부의 수비대와 외부의 포위군이 서로 종교와 인종을 둘러싼 증오를 품도록 선동해서 탈영과 배신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십자군 병사들이 훤히 볼 수 있는 곳에서 여러 포로들을 죽을 때까지 고문했다. 십자군이 가끔 자기네 포로에게 야기시얀 못지않은 잔혹한 짓을 한 것이 이때 야기시얀에게 뜻하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십자군은 죽은 튀르크인들의 머리를 잘라 성안으로 쏘아 보내는 짓도 여러 번 저질렀다.
(/ p.114)

보에몽은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피루즈를 믿기로 마음을 굳혔다. 1098년에 이미 40대 후반이던 보에몽은 너무나 많은 좌절을 겪은 사람이었다. 만약 그가 조상들의 본을 따라 후손들에게 정복자로서 이름을 남겨줄 생각이라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았다. 그는 이 기회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피루즈를 믿어도 된다고 자신을 설득한 보에몽은 다른 십자군 지휘관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 p.126)

보에몽은 아래에 남아 있었다. 어쩌면 함정을 경계했을지도 모른다. 길게만 느껴지는 몇 분이 고통스럽게 흐른 뒤 겨우 60명가량의 병사들만 사다리를 올라가 두 자매 망루와 인접한 다른 망루 두 개를 장악했다. 피루즈는 이때쯤 머릿속에서 뭔가가 끊어졌다. 도대체 무슨 작전이 이런가? 보에몽은 모두를 죽일 셈인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그들의 존재는 곧 발각될 수밖에 없었다. 어떤 병사의 검이 운 나쁘게 방패와 챙강 부딪히거나,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헛발을 디디기만 해도 인근 망루들에 비상이 걸리기에 충분했다. 또한 경비대장도 곧 되돌아올 터였다. 안티오키아를 손에 넣을 작정이라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피루즈는 분통을 터뜨리며 이미 망루로 들어와 몸을 숨긴 병사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프랑크족이 너무 없잖아! 영웅 보에몽은 어디 있어? 그 무적의 영웅은 어디 있냐고?"
(/ p.134)

그러나 아르메니아인들의 작전 계획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이제 분명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애당초 아무런 계획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해도 될 정도의 문제였다. 베스니의 아르메니아인들은 하르푸트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어려운 문제로 보았던 것 같다. 만약 하느님의 가호로 요새에 돌입해서 포로들을 구하는 데 성공한다면, 돌아 나오는 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에데사로 돌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뚜렷한 계획이 없었다. 따라서 구출하러 온 사람도 구출된 사람도 모두 적의 영토 깊숙한 곳에 있는 요새 안에 갇힌 꼴이 되었다.
(/ p.157)

니자리파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비밀조직의 기억을 후세에 남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암살assassination’이라는 단어를 유럽의 언어에 선사해주었다. 이 단어는 핵심적인 인물에 대한 계획적인 살인을 군사적 도구나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assassin’은 아랍어 ‘하시신hashīshīn’(‘마약 해시시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상대를 경멸하는 호칭)에서 유래했는데, 적대적인 무슬림 문헌들에서는 때로 이 단어가 곧 니자리파를 의미했다.
(/ p.177)

니자리파는 11세기 말에 페르시아 북부에서 생겨난, 과격한 천년왕국 신봉자들이었다. 그들이 갈라져 나온 이스마일파 역시 시아파에서 갈라져 나온 과격파 집단이었다. 니자리파의 교리와 행동은 주류 수니파와는 정반대였으며, 심지어 대다수 시아파와 이스마일파도 그들을 몹시 싫어했다. 니자리파는 1135년과 1138년에 각각 수니파 칼리프를 암살한 것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1164년에는 심지어 ‘qiyāma’, 즉 시간과 율법의 종말을 선언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무슬림 율법의 모든 금지사항들을 공식적으로 폐지해버리고, 신자들에게 포도주를 마시거나, 돼지고기를 먹거나, 라마단 때 잔치를 벌이거나, 메카를 등지고 기도하는 등 율법을 어기는 행동을 권장했다. 그들의 교리와 행동은 수니파, 시아파, 온건한 이스마일파, 고위 성직자, 세속 권력자 모두의 두려움과 적의를 샀다.
(/ pp.177~178)

1170년대 중반에 살라딘이 니자리파의 근거지를 공격했을 때, 시난은 반드시 살라딘에게 직접 은밀히 자신의 말을 전해야 한다는 지시와 함께 전령을 파견했다. 당연히 암살을 두려워한 살라딘은 전령의 몸을 철저히 수색했다. 그 결과 전령의 몸에는 무기가 전혀 없음이 드러났는데도, 살라딘은 호위병을 내보내려 하지 않았다. 전령은 살라딘과 단 둘이 있는 자리에서만 시난의 말을 전할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살라딘은 시종들과 호위병을 물러나게 하는 데 동의했지만, 가장 충실한 맘루크 호위병 두 명은 남겨두었다. 전령이 그들도 내보내야 한다고 고집하자 살라딘은 "나는 이 아이들을 내 아들로 생각한다. 이 아이들과 나는 하나다"라고 말하며 전령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전령은 두 맘루크를 향해 돌아서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가 내 주인의 이름으로 이 술탄을 죽이라고 명한다면 그리하겠느냐?" 맘루크들은 칼을 빼들고 명령만 내리시라고 말했다. 전령은 맘루크들을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기가 질린 살라딘은 서둘러 시난과 화해했다.
(/ p.195)

피다이는 벌건 대낮에 길거리나 모스크 같은 공공장소에서 표적을 칼로 찔러 죽일 때가 많았다. 그것도 표적이 호위병과 시종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피다이는 표적 휘하에서 일하는 신분을 획득했을 때에도 보통 일부러 공공장소에서 그를 칼로 찔렀다. 은밀한 방법을 깔보면서 가장 직접적이고 눈에 띄는 방법으로 표적을 살해함으로써 니자리파는 자신이 적의 보안 조치를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보여주었다. 아무리 보안 조치를 취해도 자신을 도저히 방해할 수 없음을 드러내서, 잠재적인 표적과 일반 대중에게 모두 자신의 능력과 성공 사례를 널리 광고한 것이다.
(/ p.201)

한편 샤르니는 부대와 함께 불로뉴 문 앞에서 기다리며 불안감을 감추고 시간도 보낼 겸 롬바르디아인들에 대한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았다. "저 롬바르디아인은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 우릴 여기서 얼려 죽일 작정인가." 샤르니가 말했다. 그러자 페팽 드 비에르가 대답했다. "장군님, 하느님께 맹세코 롬바르디아인들은 교활합니다. 놈도 지금쯤 금화를 일일이 살펴보고 있을 겁니다. 혹시 가짜가 섞여 있나 하고요. 금액이 맞는지도 확인할 겸 해서요." 그때 마침내 불로뉴 문이 열렸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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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단숨에 반전시킨 극적인 역사의 장면들
"재미있으면서도 교양 지식이 빼곡하다."
- [BBC 히스토리 매거진]


유발 하라리는 현재 지식인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다. 그의 인간과 역사에 통찰이 몰고 온 충격은 깊고 넓었다. 제레드 다이몬드, 대니얼 카너먼 등의 세계적인 지식인들을 비롯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의 경제경영인들 역시 하라리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한국 출판계와 언론, 그리고 유시민, 김대식 등 국내 최고의 작가들도 하라리의 책을 필독서 1순위로 올려놓았다. 세계 지식인의 반열에 단숨에 오른 ‘젊은 석학’ 유발 하라리. 이 책은 그가 가장 자신 있게 알고 있는 중세 전쟁사의 한 대목을 다룬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는 2002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이 책에서는 오늘날 대중문화의 단골 소재인 ‘특수작전’에 초점을 맞추었다. 해설 격의 챕터인 제1장에서 하라리가 밝히듯이, [반지의 제왕] [터미네이터]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수많은 액션영화들은 모두 특수작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도드라진다. 과연 특수작전의 어떤 점이 오늘날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것일까? 특수작전이란 무엇이고, 그것이 성립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까? 그는 현대와 중세를 넘나들며 이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중세시대에 실제로 수행된 특수작전들에 대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잔뜩 펼쳐놓는다.

삶과 인간, 사회가 보이는 여섯 개의 단편들
"하라리의 글은 위트 있고, 명료하며, 우아하다."
- [타임스]


이 책의 구성 방식은 독특하다. 제1장에서 중세시대 특수작전을 개괄적으로 분석/해설하고, 제2장부터 제7장까지는 각 챕터마다 ‘독립적인’ 역사적 사건을 다룬다.
- 중동으로 통하는 길: 안티오키아, 1098년
- 보두앵 왕 구하기: 하르푸트, 1123년
- 콘라트 왕의 암살: 티레, 1192년
- 자루에 가득한 에퀴 금화를 위하여: 칼레, 1350년
- 십자선 안의 군주들: 발루아 부르고뉴의 흥망, 1407-1483년
- 오리올의 방앗간: 오리올, 1536년

각 사건의 배경이 되는 시공간이 저마다 다르며, 이에 따라 역사 속에 명멸한 수많은 인간 군상의 모습이 다양하게 제시된다. 시대의 경우 1098년 십자군 전쟁부터 1536년 프랑스-합스부르크 전쟁까지 긴 시간대상에 위치해 있고, 사건의 무대가 되는 공간도 세 편은 중동의 시리아 레반트 지역(제2~4장), 나머지 세 편은 프랑스 전역(제5~7장)에 넓게 펼쳐져 있다. 등장하는 인물만 해도 250명이 넘는다. 장대한 시공간을 다루는 하라리의 진가가 유감없이 드러나는 책인 것이다. 특히 제2장부터는 서술의 방식이 완전히 바뀐다. 즉, 분석적인 서술을 멈추고 스토리텔링을 대폭 강화한다. 각 챕터에서 소개되는 특수작전 사건을 중심으로 박진감 넘치는 서사가 완성도 있게 제시된다. 한편 한편이 마치 서스펜스와 반전이 가득한 영화 혹은 단편소설을 보는 듯하다. 하라리는 방대한 자료를 가로지르며 팩트와 상상력이 어우러진 균형 잡힌 서술을 한다.

유럽이 보인다, 중동이 보인다
그리고 오늘날의 우리가...


하라리는 에피소드 식의 구성을 통해 특수작전을 둘러싼 여러 쟁점들을 최대한 포괄적으로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유럽과 중동의 역사가 화려하게 서술된다. 아울러 각 챕터 사이의 빈 공간들로 독자들의 관심과 상상력이 뻗어나가도록 유도한다. 십자군 운동과 암살조직 니자리파, 셀주크튀르크, 오스만튀르크, 그리고 백년전쟁과 합스부르크 제국까지. 이 책을 통해 유럽과 중동의 역사에 대해 깊고 풍부한 교양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하라리는 ‘들어가는 글’에서 이 책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 한복판에서" 집필했다고 말한다. "이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조직들은 이스라엘의 인구 밀집지역과 국가적인 상징을 콕 집어서 공격했고, 이스라엘 특수부대는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사령관, 정치인을 납치하거나 암살했다." 그가 처해 있는 엄혹한 현실이 이 책을 집필하는 데 중요한 동기가 된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도 ‘특수작전’이 심심찮게 거론되곤 한다. 그것이 현실적인 타개책이 될 수 있을까? 하라리의 특수작전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 답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왜 오늘날 대중문화에서 특수작전이라는 소재가 그렇게 선호되는 것일까. 하라리는 이에 대해 단지 넌지시 대답할 뿐이다. 포위된 성채, 파멸의 임박, 구원의 외침, 목숨을 건 탈출, 속고 속이는 계략, 승리의 지독한 그림자, 도박적인 모험... 이 책을 수놓는 극적인 인간 드라마들은 이른바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어쩌면 모두들 제각기 ‘특수작전 하듯’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마다의 잃어버린 성궤와 상실된 어떤 것을 찾아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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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년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나, 2002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중세 전쟁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예루살렘의 히브리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매체인 [가디언] [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중세사와 군사 역사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향력 있는 저서를 집필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는 수십 개국에 출간되어 이른바 ‘사피 엔스 신드롬’을 일으켰으며, [호모 데우스]는 그 탁월한 사상적 가치와 영향력을 인정받아 2017년 ‘독일 경제학 저술상’을 수상했다. [대담한 작전]은 하라리가 학자로서 발돋움하는 데에 중요한 토대가 된 책으로, 이를 발판으로 삼아 2009년과 2012년에 폴론스키 상을, 2011년에 몬카도 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김승욱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토너] [사형집행인의 딸(시리즈)] [푸줏간 소년] [그들] [기묘한 진실] [행복의 지도] [분노의 포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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