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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향기
저자 : 에쿠니가오리 출판사 : 소담출판사. 역자 : 김난주
2012.07.16 | 191p | ISBN-10 : 8973812793 | ISBN-13 : 978897381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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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B6(188mm X 127mm, 사륙판) 제품구성 양장본 이용약관 청약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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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외국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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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의 작품은, 언제나 에쿠니의 비밀로 가득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에쿠니의 비밀’을 읽고 난 후에 독자들은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질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녀와 비밀을 친밀하게 주고받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은 어쩌면 그토록 긴밀하고 예쁘고 애처로울 수 있을까.
-가와카미 히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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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수박 향기
후키코 씨
물의 고리
바닷가 마을
남동생
호랑나비
소각로
재미빵
장미 아치
하루카
그림자
에쿠니 가오리의 비밀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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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여름을 기억하나요?

매미가 울었고
우산을 쓰고 걸으며 달팽이를 밟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기묘한 여름날의 기억

『차가운 밤에』,『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등 봄바람처럼 따스하고 몽환적인 단편집으로 사랑받았던 에쿠니 가오리가 한여름 열대야를 서늘하게 식혀줄 미스터리 단편집 『수박 향기』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수박 향기』는 소녀들이 품은 사소하지만 유독 선명하게 떠오르는 어느 기묘한 여름날의 기억을 열한 개 단편으로 담아낸 신선한 작품이다. 예쁘지만 애절하고 순수하지만 잔혹함이 느껴지는 에쿠니 가오리의 마법 같은 문장력이 돋보이는 이번 작품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과거 어느 일순간의 광경 속으로 독자들을 불러들인다.

“비밀을 공유하기 위해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읽는다.”
“에쿠니 씨의 가장 훌륭한 점은 ‘어떤 언어를 여기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탁월한 심미안이다.”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수박 향기』는 퍼즐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꼭 맞물려 완성되어 있는 것처럼 단어 하나하나가 조화를 이루어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낸다. 아무리 하찮고 사소한 기억일지라도 흩어져 있던 파편들을 모아 되살아난 기억은 한동안 머릿속을 유람한다. 그리고 그 일을 스스로 잊기로 하고 혼자서 비밀로 만들어 숨겨왔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던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해보아도 그곳에선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잔혹하고 위험했던 어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악의와 대면하고 있었던 내 모습은
아련하지만 무척이나 선명하다


여름의 향기. 축축한 흙냄새와 짙은 만록의 향이다. 그 여름의 향기는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한여름의 냄새를 맡았던 기억은 손에 잡힐 듯 말 듯 아련하지만 피하고 싶을 만큼 선명하다. 그것을 글로써 표현해낼 수 있는 에쿠니 가오리의 진면목을 확인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번 작품을 절대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실패할 확률이 낮은 명품브랜드 같은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을 읽고 몽환적이고 애달픈 감정을 경험한 독자라면 당장 책을 열어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지 않을까 한다.

“그래, 도망치는 거야.
어질어질한 햇살 속으로, 혼자서.”


소녀들은 어른한테는 말하지 못한 신비하고 기묘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한때 소녀였다. 누구나가 겪었고 품고 있는 당연한 비밀. 비 오는 날 아무 거리낌도 없이 달팽이를 밟아 죽이면서도 “불쌍하다” 하지만 “나는 재밌다”라고 생각하며 살육에 열중하는 자신의 모습은 어리고 순수하지만 잔혹하다. 도망치면 그만이고, 잊으면 그뿐이다. 그리고 그랬다는 사실은 나만의 비밀이 된다. 어린 아이들은 죽음 앞에 담담하고 거짓말에 능숙하다. 여름이 끝날 즈음에 알고 지내던 누군가가 사라진다. 마치 살수를 하듯 서늘한 여운을 남기고. 그렇게 죽음을 목격하지 않아도 죽음의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는 것을 안다. 죽음은 가까이에 있었다. 친근하고 노련하고 긴밀했던 우리 사이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그곳에 남은 것은 서늘한 여운이었다. 어렴풋하지만 여름 햇살 속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 강열하고 부유하듯이 애절함을 품고 있다. 순수하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리고 그 소녀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들여다보기
수박을 먹을 때면 떠오르는 기묘한 이야기 「수박 향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하숙집 후키코 씨와의 일화를 그린 「후키코 씨」, 비 오는 날 재미 삼아 달팽이를 밟아 죽이고 나서 죄책감을 느끼는 「물의 고리」, 죽은 남동생의 장례를 한여름에 치르는 「남동생」은 모두 죽음과 긴밀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잠시 살았던 바닷가 마을에서 만난 아줌마와의 이야기 「바닷가 마을」, 신칸센 안에서 만난 낯선 여자와 도망을 치려는 소녀 「호랑나비」, 얌전하게 지내는 주인공이 자주 가는 소각로에서 만난 아이와의 일화 「소각로」, 이혼한 엄마와 친한 옆집 삼촌과의 미묘한 관계에 관한 에피소드 「재미빵」, 가족여행으로 간 바닷가에서 만난 또래 아이에게 거짓말만 늘어놓는 소녀 「장미 아치」, 주인공이 다니던 병원 근처에 살던 친구 하루카와의 이야기 「하루카」, 학창시절부터 알고 지냈지만 어른이 된 후에도 알 수 없는 친구 「그림자」. 모든 단편은 어린 소녀가 겪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비밀과도 같은 이야기를 사소하게 지나가는 일상의 이야기처럼 엮어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하고 지극히 차가운 멘탈을 가진 것이 어린 소녀일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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