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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희망
저자 : 오생근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주)

2011.11.10 | 332p | ISBN-13 : 9788932022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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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문학 > 한국문학비평/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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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물량적인 풍요로움과는 달리, 문학의 위기는 계속 심화되어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문학은 있어도, 감동을 주는 문학은 잘 보이지 않는다. 문학이 어둠 속에서 길을 가르쳐주고, 구원의 빛처럼 인식되던 시절은 이제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일까?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 작가들이 문학을 멀리하는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말해서 문학의 대중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인데, 나는 문학의 대중화야말로 문학정신을 상실한 채, 문학의 죽음을 앞당기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유종호 선생의 말처럼, “대중문화의 기고만장한 위세를 누르기 위해서는, 본격문학이 보다 압도적인 위엄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문학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일까?
지난번 『문학의 숲에서 느리게 걷기』라는 제목의 비평집을 펴낸 후, 8년 만에 느리게 비평집을 묶게 되었다. 그러나 느린 걸음에서 얻은 소득이 있다면, 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란 문학이 죽음의 조건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위엄 있게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쉽게 살길을 찾기보다 냉정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체념이나 절망이라고 말할 수 없다. 몸은 쇠약했어도 정신은 더욱 투명해진 문학이 꼿꼿한 자세로 자기의 설 자리와 갈 길을 의식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우리에게는 큰 희망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비평집은 혼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작가들과 함께한 발걸음의 기록이다.
-'책머리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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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몸속에 투명해진 정신을 간직한 문학
오래된 희망을 간직해온 작가들과의 동행기


불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오생근이 서울대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하는 올해를 맞아 비평집 『위기와 희망』(문학과지성사, 2011)을 출간하였다. 40년 넘는 세월 동안 활발하게 비평 활동을 해온 그가 8년 만에 묶은 책이라 더욱 반갑다. 이번 책의 제목 “위기와 희망”을 보고 누구나 알아챌 수 있듯, 이번 비평집은 문학의 위기를 근심하고 오래된 희망을 지켜내려는 오생근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책의 서문에서 “문학의 위기를 위엄 있게 극복하는 방법이란 문학이 죽음의 조건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결연하게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하며 “문학이 꼿꼿한 자세로 자기의 설 자리와 갈 길을 의식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오래된 희망이자 새로운 희망”임을 보여주고 있다. 문학에 대한 오생근의 깊은 애정과 열정이 묻어나는 지면으로 인해 독자들은 손가락을 델지도 모른다.

비평집 『위기와 희망』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문학 전반에 대한 조망을 시도한다. 현재 문학이 위치한 지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자 하였다. 제2부는 시집에 대한 평론을 담았다. 정현종, 최동호, 박이문, 박라연 등의 시인들이 낸 근간 시집들에 대한 해설들로 시에 담긴 철학적․미학적 의미망을 파악한다. 제3부는 소설 비평이다. 이청준, 현길언 등 완숙한 경지에 이른 작가들의 소설 평론부터 조영아, 김도언 등 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작품론까지 다양하게 실렸다. 제4부는 정명환, 홍정선의 비평 동향과 의의에 대한 글 두 꼭지와 대학문학상 수상 작품론이 묶였다. 대학문학상은 서울대학교 학보인 『대학신문』에서 주관하는 상으로, 이 수상 작품론에서 오생근은 젊은 문학청년들의 패기 넘치는 문학적 모험을 격려하고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길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오생근은 이 비평집에서 특히 작가와 비평가 한 명 한 명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보인다. 이는 “온갖 난관과 혼돈 속에서도 그 오래된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작가들과 동행하려는 발걸음의 기록”이라고 이 책을 표현했다는 데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이 말하듯 1990년대로 접어들며 한국의 문학계도 큰 충격을 겪게 되었음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이 문학의 죽음을 예감했고, 여러 시도를 계속해왔다. 오생근은 문학이 생존을 모색하다가 “재미를 주는 문학은 있어도, 감동을 주는 문학은 잘 보이지 않”게 된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오랜 교직 생활의 끝을 맺으며, 문학평론가로 또 한 번의 계기를 맞게된 오생근. 교원으로서의 마지막 지점이 연구자로서의 새로운 시작이 되듯, 그가 사랑하는 문학 또한 그 끝점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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