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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모던클래식34)
저자 : 가즈오이시구로 출판사 : 민음사(주) 역자 : 송은경
2010.09.17 | 309p | ISBN-13 : 9788937490347
판매가 : 13,000 원 → 11,700 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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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황혼 녘에 비로소 깨달은 삶의 가치 그리고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허망함과 애잔함을 내밀하게 그려 낸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의 명작 『남아 있는 나날』(송은경 번역)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일본계 영국 작가로 현대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고 있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은 부커 상을 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으로, 영어판만으로 이미 100만 부 넘게 팔렸고 2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영국 귀족의 장원을 자신의 세상 전부로 여기고 살아온 한 남자 스티븐스의 인생과, 그의 시선을 통해 근대와 현대가 교차되면서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작가 특유의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스티븐스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 그리고 30년 넘게 모셔 온 달링턴 경에 관한 이야기를 축으로,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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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영국의 한 장원을 배경으로 그려 낸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

『남아 있는 나날』은 “한 인간의 삶을 눈앞에 보듯 설득력 있게 풀어낸 이 초상은 독창성, 유머와 부조리가 뒤섞여 있으며, 궁극적으로 깊은 감동을 준다.”(《선데이 타임스》), “인간성과 계급과 문화를 가슴 저미게 파고드는 수법이 마술에 가깝다.”(《뉴욕 타임스 북 리뷰》) 등의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에게 본격적인 문학적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이다.

소설은 영국의 한 저명한 저택의 집사로 평생을 보낸 스티븐스가 생애 첫 여행을 떠나는 현재와, 그곳에서의 지난 시절에 대한 회상이 짜임새 있게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스티븐스는 여행하는 내내 ‘위대한 집사’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한다. 위대한 집사란 주인에 대한 절대적 믿음, 복종, 이를 넘어선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현재까지 헌신해 온 영국 최고의 저택인 달링턴 홀과 그의 주인 달링턴 나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스티븐스가 개인적인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맹목적인 믿음으로 모셨던 주인은 “선량하고 명예를 중시할 뿐 아니라 현실을 보는 눈도 어두웠기 때문에” 나치에게 이용당했음이 밝혀진 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에 허망함과 상실감을 느낀 스티븐스는 그럼에도 집사라는 직분에 최선을 다한 자신의 직업관을 끊임없이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의 지난 시절을 정당화하려 든다.

집사의 품위에 앞서 존중되어야 했던 인간으로서의 품위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던 스티븐스는 결국 ‘성실하게 일상을 반복함으로써 악을 돕고 악에 이용당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스티븐스와 달링턴 경의 관계는, 영국의 지나간 역사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자신만의 절대적 가치에 매달리는 우리를 고민하게 하는 지점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달링턴 홀이라는 극히 한정된 공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그 공간을 찾아오는 숱한 정치가들의 시선을 통해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 사이에 있던 격동기의 영국과 세계정세를 드라마틱하게 보여 준다. 또한 대영제국의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미국의 현실주의적인 기반으로 넘어가는 상황, 그 변화의 시대에서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에 얽매이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스티븐스가 고집스레 지키고자 했던 장인정신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꽉 막힌 ‘시대의 잔여’로 상징되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젠 나이가 들어 황혼을 여유롭게 맞이할 수도 있는 스티븐스가 작품 말미에서 새 주인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부분이다.

젊은 날 놓쳐 버린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나, 자신이 살아온 인생 전체를 부정하고 새로운 길을 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기에, 그는 변화를 택하기보다는 다시 부조리하고 모순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티븐스의 인생은 어쩌면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매우 유쾌하면서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슬픈 책.”(도리스 레싱), “아름다움과 신랄함을 함께 그려 낸 수작.”(살만 루시디), “스토리, 문체, 작품성, 모든 점에서 놀라운 작품.”(맥신 홍 킹스턴) 등 여러 작가들도 이 작품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황혼기에 깨달은 사랑, 그리고 엇갈림

1989년에 부커 상을 수상한 『남아 있는 나날』은 1993년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영국 배우 앤소니 홉킨스와 엠마 톰슨이 스티븐스와 켄턴 양으로 호흡을 맞춰, 황혼 녘에 깨닫는 사랑 이야기로 또다시 화제가 된 바 있다.

스티븐스가 여행을 떠난 계기는 새 주인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목적도 있다. 오래전, 달링턴 홀이 명성을 떨치던 시절 총무로 같이 일했던 켄턴 양을 만나는 것이다. 여전히 그에게는 ‘미스’ 켄턴인 그녀의 갑작스러운 편지를 받고, 그는 그녀가 다시 달링턴 홀로 돌아오고 싶어 하고 그가 그녀에게 그러한 제안을 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믿게 된다.

6일간의 여행 내내 스티븐스는 자신에게 각별했던 그녀에게서 받은 편지를 한 줄 한 줄 읊으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켄턴 양은 적극적으로 스티븐스에게 다가섰고 스티븐스 또한 그녀에게 사사로운 감정이 있었으나, 그는 집사라는 직업에 충실하기 위해 애써 자신의 마음을 외면해 왔다. 결국 그녀는 그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하고 이 때문에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같이 일할 것을 제안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간다는 것은 결국 또다시 자신의 감정은 감춘 채 공적인 업무를 전면에 내세우는, 그의 살아온 방식일 뿐이다. 그런데 황혼을 맞이한 지금에야, 달링턴 홀의 전성기에 함께 일한 짧은 시간 동안 실은 그녀를 진실로 사랑했음을 그는 절절하게 깨닫는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 재회했을 때조차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가슴에 묻어 둔 채, 그녀를 또 한 번 떠나보낸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사랑마저 외면하며 견고하게 자신만의 성을 쌓고, 황혼기에 이를 깨달아 가슴 아파하지만 흘러간 시간만큼이나 변해 버린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스티븐스를 통해 독자는 지나간 사랑의 미열을 앓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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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1960년 영국으로 이주해 켄트 대학과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에서 수학한 후 런던에서 작품을 쓰고 있다.
1982년에 발표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A Pale View of Hills)』으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았다. 1986년 작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An Artist of Floating World)』로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받았으며, 이 작품은 부커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세 번째 소설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s)』는 1989년에 부커 상을 받았으며,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 외에 1995년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The Unconsoled)』, 2000년 『우리가 고아였을 때(When we were orphans)』(부커 상 후보)에 이어 문제작 『절대 날 떠나지 마(Never Let Me Go)』 그리고 최신작 『녹턴(Nocturnes)』까지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녹여 낸 작품들로, 가즈오 이시구로는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주목받는 현대 영미권 작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을 받은 바 있다.
옮긴이 송은경
1963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교직 생활을 거쳐 전문 번역가로 활동했다. 이 책의 출간을 준비하는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옮긴 책으로 조안 해리스의 『블랙베리 와인』,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과 『인간과 그 밖의 것들』,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노암 촘스키의 『중동의 평화에 중동은 없다』, 카렌 레빈의 『한나의 가방』, 피터 메일의 『프로방스에서의 1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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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13*** 별 별 별 2010/11/28
또 가즈오 이시구로다. 그런데 이번 책은 좀 달랐다. 녹턴보다는 더 재미있었다. 여전히 주인공은 유명하거나 삶을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라기보다는 그렇게 살아오다 또 노년을 맞이하고 있는 그런 사람이였다.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가즈오 이시구로 책을 처음 보고 나서 느꼈던 왠지 모를 불편함은 소설인데도 지극히 현실적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달링턴 홀의 집사로 평생을 보낸 스티븐스가 생애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지난 날을 회상한다. 그리고 그 종착점은 이 여행을 결심하게 했던 한 사람이다. 출발할 때도 스티븐스는 켄턴양을 좋아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위대한 집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그의 아버지, 좋아했던 여자 모두를 놓치고 만다. 그래서 여행을 하는 내내 그는 회상을 통해 자신은 위대한 집사였음을 강조한다. 품위있는 위대한 집사. 규정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어느정도 선에서 규정하지만 그는 달링턴 홀에 오는 VIP급의 손님들의 질문에는 늘 잘 모르겠습니다로 답한다. 그것이 위대한 집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일, 개인적인 감정은 배제한채 오로지 주인에 대한 봉사심으로 일을 해 나간다. 과연 그것이 중요했을까 싶다. 종종 그의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눈이 맞아 도망간다. 그런 모습들을 분노했었던 적도 있지만 위대한 집사로서 자리한 그는 빨리 그 자리를 메꾸는 방법을 택한다. 그 역시 가장 중요했을까 싶다. 그는 집사로서의 의무로 인해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한다. 감정에 대한 자제력도 엄청나다. 내가 가장 슬프고 안타까웠던 부분이였다. 사랑마저 자제해야 했던 그는 위대한 집사란 이름으로 덮으려 하지만 집사 이전의 스티븐스의 삶에서 그것은 절대 덮어질 수 없는 부분이 되어버린 것이다. 연료가 다한 차를 두고 찾아간 마을에서 그는 자신과 달링턴나리를 동일시 하기도 한다. 일종의 동경일까? 하지만 이내 그의 집사였던 사실이 밝혀지고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을 느낀다. 그는 역시 자신의 삶을 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켄턴양에게 가기위한 여정을 계속한다. 그의 여행은 켄턴양에게 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기 위한 여정이다. 엄밀히 그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는 켄턴양의 편지를 통해 일종의 설렘같은 걸 얻진 않았을까 싶다. 켄턴양은 스티븐스를 좋아했다. 하지만 일종의 반발감과 한결같고 다소 무심한 듯한 그에게 실망해 결혼을 택하게 된다. 유대인 하녀 두명을 ?아냈을 때, 그 불합리함에 반발했고 그녀는 문을 박차고 나갔어야 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남게 된다. 왠지 스티븐스보다는 켄턴양에게 매력이란게 느껴지는건 그녀는 다소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만난 스티븐스과 옛날을 추억하며 웃을 수 있다. 스티븐스처럼 후회하며 회상하는 것이 아니다. 엄밀히 스티븐스가 후회란 단어로 정의되는 회상을 하진 않았지만 그의 회상은 후회때문일 것이란 내 생각이다. 켄턴양은 그를 좋아했노라고 얘기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삶이 바뀌진 않을 테니.. 하지만 스티븐스는 그럴 수 없다. 위대했지만 슬픈 스티븐스의 삶이였다. 하지만 그도 저녁의 매력을 느끼고 무언가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스티븐스만 알것이다. 네로 일관했던 주인과의 대화에서 주인이 바뀌고 유머가 포함된 대화를 하는 것부터가 그에겐 큰 변화다. 아버지도 위대한 집사로 살았고 노년에 그는 아들과 가까워지지 못했다. 어쩌면 스티븐스 역시 그 길을 걸었을지 모른다. 끝없이 일하고 죽는 순간까지도 아버지 보다는 집사로 남는길을. 하지만 이젠 아닐것이다. 작지만 큰 변화를 겪은 스티븐스에게는 위대한 집사로 살아가며 자신만의 삶도 살아갈 충분한 의미가 생겼기 때문이다. 가즈오 이시구로를 접한 녹턴이란 책과 같이 희망으로 결론짓는다. 주인공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직업과 삶을 살아가고 있고 희망을 잃어갈 때즘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보게 된다. 큰 변화도 아니고 인지하지 못할 수 도 있지만 그들은 그 희망을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게 이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작은 선물인 것 같다.
marie*** 별 별 별 별 2010/11/13
달링턴이라는 영국의 유명한 저택에서 위대한 집사가 되기위한 한가지 목적을 가지고 평생 집사일을 충직하게 해온 스티븐스 씨의 이야기다. 훌륭한 집사의 아들로 태어난 스티븐스는 여러명의 주인나리들을 거쳐 이곳 달링턴 홀에 들어와 아버지 같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고분분투한다. 한 주인 달링턴 경을 35년동안 모셔오면서 그분이 세상을 떠날때까지 충직하게 곁을 지킨다. 그 후 이 달링턴 홀은 미국인인 패러데이라는 사람에게 넘어가고, 스티븐스도 그 일괄 품목으로 넘겨진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달링턴 홀의 역할도 바뀌어 많은 하인들은 내보내지고, 집사외 3명만이 큰 저택에 남겨지고, 이에 알맞은 운영을 위해 스티븐스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 하지만 역부족임을 느낀다. 완벽한 집사일을 수행해온 그에게는 지금의 형편이 전혀 맘에 들지 않지만 새로운 나리에게는 섣불리 말할 수 없는 처지이다. 그러던 중 그에게 주인 나리의 휴가 제안이 전해지고, 이 집을 떠난 적이 없었던 그는 뜻밖의 제안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어려웠다. 그 일이 있은 며칠 후 예전에 이 집에서 오랫동안 총무일을 해온 켄턴 양으로부터 그전과는 다른 내용의 편지가 한통 전달된다. 그것은 이 집에 대한 향수와 돌아오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내용이었다. 인력부족을 겪고 있던 차에 켄턴 양이라면 지금까지 조금씩 틀어진 일들을 완벽하게 제자리로 돌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주인 나리의 휴가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이 집을 떠나는 최초의 여행이라는 설레임도 있지만 직원채용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출발한다는 것이 그에게 더욱 큰 의미를 주게 된다. 이렇게 해서 스티븐스의 영국 서부로의 6일동안의 여행이 시작된다. 첫날 출발하면서도 이 집을 떠난다는 불안감에 1시간이나 늦은 출발이 진행 되고, 익숙한 풍경에서는 안정감을 낯선 풍경에서는 불안감과 호기심을 느끼게 되는데, 그 낯선 풍경에서 그는 자신의 지나온 세월들을 떠올리고, 이야기는 그의 과거 회상으로 이어진다. 달링턴 홀에 온 경위와, 달링턴 경을 모신 내용들, 중요한 모임에서의 위대한 집사의 역할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사람들과의 관계 등... 점점 소소한 것에서 중요한 것으로의 회상내용들이 이어진다. 항상 완벽한 집사의 품위를 지키고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소중한 켄턴 양을 떠나보내는 허무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또한 잘못된 길을 걸어가는 주인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이면서도 결론적으로는 전혀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생각한다. 여행의 날들을 하루, 이틀 흘러 드디어 켄턴 양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반가운 만남속에서 솔직한 스티븐스와 켄턴 양의 대화가 오간다. 결국 새로운 직원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사라졌지만, 그간 기억속에서 그를 의문스럽게 했던 켄턴 양의 행동과 그의 감정이 서서히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그들은 기약없는 인사를 하며 헤어진다. 여행의 마지막날 그는 자신이 얼마나 과거에 집착하며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아왔는가에 대해 깨닫게 되고, 설사 지금의 생활방식을 완벽하게 바꿀 수 없는 인생이지만 지금의 주인 나리를 위해 변화된 시대에 맞게끔 충성을 다짐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그에게 요구되어 본 적이 없는 농담의 기술. 스티븐스의 각오는 역시 위대한 집사의 기질이 그대로 나온다. 주인 나리가 돌아오실 때까지 열심히 연습해서 흐뭇하게 감탄하실 수 있는 경지에 이르는것. 너무나 위대한 집사 역할에 집착했던 그 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장소에서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려는 그의 각오에 박수를 보낸다. 흘러간 지난 나날... 이 아닌 남아 있는 나날... 이라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제목에서 그의 성공을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일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이다. 그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지금까지의 내가 읽은 일본 소설과는 많이 다르다. 어린시절 영국으로 건너와 일본과는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인 것 때문이겠지만, 내가 접한 몇몇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작가들의 글을 읽을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간단한 줄거리지만, 그 내면에서 들어나는 인간의 심리를 자연스럽고 담담하게 풀어낸 솜씨에 이 책을 알게 된 뿌듯함이 남는다고 할까.. 이상하게도 좋은 책일수록 책에 대한 나의 감정들은 줄어들게 된다. 그져 작가가 나에게 들여준 이야기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싶은 욕심만이 있을 뿐이다. 이제 그의 나를 보내지 마를 들어봐야 겠다. 저녁은 하루의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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